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라스트 콘서트(The Last Concert, 1976)

by 김곧글 Kim Godgul 2015. 4. 9. 10:46


  

어느날 문뜩 어디선가 흘러들려와 필자의 귀를 점거한 낯익은 피아노 선율, 먼 옛날 TV에서 '주말의 명화' 또는 '토요명화'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그 영화 다시 보고 싶네.' 라고 생각했었지만 소용 없었던 최근의 어떤 날이 있었는데, 그 날은 못 보고 어제야 비로소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감상했다.


처음에는 너무 뻔하고 친숙한 남녀 주인공 캐릭터들이어서 실실 웃게 만들기도 하고 실소가 나오기도 했는데, 전매특허 같은 아름답고 이국적이고 화사하고 몽환적인 영상미에 빨려들어가서 마침내 고전적인 신파 로맨스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그 옛날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밤 늦게까지 브라운관 TV 앞에 머물렀었고(감상했었고),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사한 햇살 아래 해변을 거니는 연인들, 둘 중 한 명은 불치병, 매혹적이고 중독성 강한 아름다운 멜로디' 이런 정도였었다. 어제 다시 보면서 어떤 주인공들이고 어떤 이야기였는지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면서 옛스러운 감상에 빠져들었었다. 너무나 많이 봤던 연인 관계 설정, 중년남자와 젊은여인의 우연한 만남과 순박하게 밀고 당기는 사랑 그리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결말의 신파 로맨스, 그러나 그 패턴을 뻔히 알고 봐도 마음 속으로는 거부감이 들지 않아서 감상을 멈출 수 없었다. 명작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관객을 사로잡는 그 어떤 매력을 충분히 갖춘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보다 몇 년 전에 나와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러브 스토리(Love Story, 1970)와도 일맥상통하는 감수성이 있는 것 같다. 

  

테마곡과 영화가 이만큼 영화 속에 잘 녹아있는 영화도 드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쩌면 장편 영화 분량 뮤직비디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테마곡과 영화가 잘 녹아있고 어우러져 있다. 

  

한편, 여주인공 '스텔라'는 확연히는 아니지만 어렴풋이, 잘 성장하고 있는 미국의 젊은 여배우 '클로이 모레츠(Chloe Moretz)' 느낌이 났다. 똑같지는 않지만 얼굴의 윤곽에서 그랬고, 말하거나 행동할 때 비슷한 느낌이 났다. 물론 필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는데, 어제 영화를 감상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가끔 옛날 영화를 감상하는데, 한참 옛날 영화는 확실히 영화를 공부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80, 90년대 국내외 영화(또는 그 당시에 TV에서 봤던 옛날 영화)는 추억이라는 감성이 더해져서 감상하게 되기 때문에 남다르다. 추억이 더해진 영화는 영화 자체의 작품성이나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좋은 감정이 솟아나는 그 무엇이 있다. 추가로 한국 영화의 경우에는 영화 속 배경에 담겨진 그 시대 거리 풍경, 생활상, 의상, 소품, 어투, 사고방식, 이런 것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2015년 4월 9일 김곧글(Kim Godgul)  

  

  



여주인공이 어렴풋이 클로이 모레츠(Chloe Moretz)와 닮았다.



'영화감상글(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장 (Revivre, 2015)  (0) 2015.05.0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Fifty Shades of Grey, 2015)  (0) 2015.04.10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0) 2015.04.05
버드맨 (Birdman, 2014)  (0) 2015.02.28
명량 2014  (0) 201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