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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위나 (Weena) - 타임머신 (The Time Machine, 1960) 중에서

by 김곧글 Kim Godgul 2015. 6. 17. 10:31

  

어렸을 때 'KBS 주말의 명화'에서 유명한 영화 평론가의 코멘트를 오프닝으로 듣고 이 영화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1960)'을 감상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마도 흑백 브라운관 TV로 봤었던 것 같다. 당연히 화면크기도 작았고 화질도 별로였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이 영화의 영상적인 단점을 감춰준 것 같다. 최근에 구해서 본 바로는 특수효과 중에 다소 엉성하거나 조잡한 부분도 적지 않다. 다만, 이것이 흑백 브라운관 TV 또는 컬러 TV 라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선명하지 않았을 테니까 구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옛날 TV에서는 미래 시대의 지하 동굴에 사는 '몰록' 종족이 무섭고 흉측했는데 지금 선명한 화질로 보면 거의 '모여라 꿈동산(미국으로 치면 '세서미 스트릿(Sesame Street)' 같은 어린이 프로)'  수준의 특수분장이다. 그러나 이런 것을 감안해주고 감상하면 고전적인 느낌의 감상할 만한 고전 영화일 것이다. 이야기는 나름대로 꼼꼼하고 짜임새 있다.  

  

이 영화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었는지 2000년 쯤에 1960년 타임머신을 감독했던 감독의 손자가 리메이크를 했었는데 흥행에는 재미를 못 봤다. 개인적으로는 그럭저럭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옛날에는 전혀 몰랐던 부분인데 최근에 다시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이 영화도 1960년대 SF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핵전쟁의 위협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영화 속에서는 1966년에 핵 인공위성에 의해서 인류의 문명이 멸망한다. 타임머신은 까마득한 미래로 향해서 무려 802701년에 도착한다. 

  

그 머나먼 미래에도 당연히 핵전쟁의 위협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익히 알다시피 지상에는 '엘로이(Eloi)'라는 인간 종족이, 지하에는 '몰록(Mollock)'이라는 인간 종족이 따로 살아가는데, 엘로이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도서관의 책이 먼지로 변하는 장면) 하루 하루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런데 이것은 일종의 소나 말이 방목되는 것과 같았다. 즉, 지하에 사는 몰록이 지상에 사는 엘로이를 육식하는 사회였다.


몰록이 엘로이를 잡아먹기 위해서 지하로 유인하는 방법이 특이하다. 이것이 핵전쟁의 위협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와 관련 되어 있다. 즉, 몰록이 사이렌을 울리면 (이 사이렌은 앞서 1966년 장면에서 핵 위성이 하늘에 나타나자 대피소로 대피하라는 사이렌 소리와 같다) 엘로이 종족은 마치 최면에 걸린 듯이 몰록이 거주하는 지하 통로로 걸어간다. 즉, 1966년에 사이렌이 울리면 시민들은 자동적으로 지하 대피소로 들어갔던 것처럼, 머나먼 미래에 지상의 엘로이 종족은 사이렌이 울리면 자동적으로 몰록이 사는 지하 거주지로 걸어들어가고 결국 인육으로 잡아먹힌다. 

  

아무튼 '타임머신(1960)'이라는 옛날 영화에 담겨있는 메시지가 핵전쟁의 위협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였다는 것을 최근에 다시 보면서 새롭게 알게되었다. 옛날 TV로 봤을 때는 매우 어렸으니까 이런 메시지까지는 당연히 알아볼 수 없었다.    


여담이지만, 주인공이 미래에 가서 만나게 되는 엘로이 종족의 젊은여자 '위나(Weena)'는 시대가 많이 흘렀어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실제 여배우는 지금 쯤 할머니가 되었겠지만 말이다. 그 추억의 '위나' 이미지를 마치 이곳의 베이비처럼 올려본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후반부의 무거운 내용과 달리 전반부는 아기자기한 내용이 두루 많은데, 여러 친구들과의 대화가 그렇고, 특히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작동시켜서 비교적 천천히 미래로 이동할 때 바로 집앞 양장점의 여자 마네킨의 드레스가 유행에 따라 다양한 드레스를 갈아입는 장면이 그렇다.


     

2015년 6월 17일 김곧글(Kim Godgul)  

  

영화 속 시대적 배경이자 타임머신이 출발하는 시대는 1899년이다.


과학적으로는 말도 안 되지만, 타임머신의 디자인 자체는 고풍스러우면서 아름답다고 생각된다.


영화는 1960년에 만들어졌는데 '세상이 이렇게 가다가는 1966년에 핵전쟁으로 인류 문명이 멸망할거야'라고 말하는 셈이다. 즉, 인류가 멸망하는 핵전쟁이 1966년에 발발한다.


사진의 왼쪽 상단의 물체가 '원자 폭탄 인공위성'이다.


사이렌이 울리고 시민들이 대피하는 장면, 특수효과 편집이 다소 엉성하다.


주인공이 핵전쟁을 가까스로 피해서 까마득히 먼 미래에 도착하게 되는데 무려 802701년이다.


팔찌 같은 금속 링(Ring)을 팽이처럼 회전시키면 녹음된 음성이 출력된다.


주인공이 미래에서 만나게 되는 젊은여자 위나(Weena)


   위나(We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