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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국내 TV 코믹 멜로 드라마, 시트콤, 개그 프로를 왠만큼 봤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패턴이 쾌적 관람을 흐트러뜨린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외국 영화의 화장실 개그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정서에 맞는, 국내 여성 관객 입장에서 허용할 수 있는 휴지통 개그를 선보인다. 재밌는 부분도 있었지만 다소 재미없는 장면도 있었다. 그나마 영화가 좀더 탄력이 있는 이유는 독보적인 여시 연기의 달인 한예슬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런 스토리는 너무 익숙하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국내 로맨틱 멜로 TV 드라마의 상당수는 이 패턴이라고 생각된다. 사회적으로 잘난남을 사냥하다 (두세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막판에 여자 주인공은 자아 찾는 여행길에 오르고 새로운 연애를 암시하면서 크레딧 올라간다. 너무 익숙하다. 최근 한국 영화에선 'S다이어리'와 친척이고 '색즉시공'과 같은 종족이고 '싱글즈'에는 열등한 마라토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런 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때문이다. 어쩌면 나와는 상관없는 캐릭터들 천지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세계관으로 살고 싶지도 않고 이런 사고방식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나와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여서 재미없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SF 영화, 스파이 영화, 판타지 모험 영화, 액션 영화도 현실의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 그러나 대리만족이란게 담겨있다. 카타르시스가 있다. 현실의 공허함과 무료함을 달래준다. 단순히 생각하면 영화 보는 이유는 그건지도 모른다.

로맨틱, 멜로 영화에서는 좀 다른 요소의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동경이다. '나도 저런 연애를 해봤으면...' 요소가 가장 큰 것 같다. 때문에 멜로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의 사고방식, 직업, 인생관은 영화의 재미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게다가 이 영화는 여자 관객을 위한 로맨틱 멜로 코메디라고 생각된다. 내가 재미없게 본 이유는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여자 주인공이 독주하는 스토리라고 하더라도 그녀의 존재에 매력을 느끼면 설싸 여자 관객을 위한 영화라 하더라도 왠만한 남자 관객은 재밌게 관람한다. 그 남자들의 속내는 '만약 저런 여자를 사귄다면...'일지도 모른다. 내용과는 무관하게 말이다.

한예슬은 이 영화로 충무로에 여시 연기의 달인 출사표를 던졌다. 실제로 그가 어떤 류의 인간이지는 모른다. 그러나 여시 연기만큼은 외모, 표정, 목소리, 행동에 숙성된 달인의 경지다. 한국 영화계에서 코믹 여주인공을 잘 해낼 수 있는 젊은 여배우하면 당장 김정은이 떠오른다. 훌륭한 코믹 조연들도 많지만 여주연을 꼽자면 김정은은 트레이드 마크 수준이다.

그런 맥락으로 여시 연기하면 한예슬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여배우가 국민요정이 될 수는 없다. 갈대같은 관객들도 국민요정을 많이 필요해하지 않는다. 국민요정의 명찰은 주번 딱지처럼 일시적인 경우도 허다하다. 차라리 자신만의 독보적인 명찰로 생명선을 연장하는 것도 가치있는 직업관이자 인생일 것이다.

TV에서 본 적도 별로 없지만 개인적으로 한예슬같은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여시 류의 여자들과 만나 본 적도 없고, 내가 여시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타입도 아니다. 어쩌면 여시에 대한 피상적인 상상력의 판단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스토리적으로 영상미적으로 특별한 점은 없어보인다. 신선한 감흥도 재미도 없는 편이다. 그나마 한예슬의 여시 연기 낑낑 마라톤이 그럭저럭 영상 앞에 관객을 붙잡는다.

2008년 04월 15일 화요일 김곧글 Kim Godgul

ps: 이곳의 감상글은 개인적인 노트 필기 수준이다. 언젠가 내가 영화를 만들게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함정을 피하기위해 느낌, 생각들을 기록해놓는 수준이다. 어쩌면 뛰어난 감독, 작가, 배우의 심미안을 못 따라잡는 수준미달일 수도 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혀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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