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자율신경이 많다. 의지와는 무관하게, 무의식과 관련해서, 신경세포가 지멋대로 활발해지는 신경이 적지 않다. 정확히는 모른다. 단지 인간의 눈(eye)도 그 부류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급이동했을 때 우리의 의지로 조리개를 조절하지는 않는다. 조리개를 닫으려고 노력해도 절대 안된다. 되는 인간이 있다면 혹시 UFO가 교통수단인 종족일지도 모르니 족보를 체크해보면 된다.
눈꺼풀을 껌뻑이는 것은 의지대로 되기도 하고 의지 없이 행해지기도 한다. 인간의 눈과 관련해서 어마어마한 신경세포가 연결되어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지구상의 다른 동물들 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능력을 지닌 신체 부위는 (뇌 능력은 너무 당연하니까 빼고) 아마도 눈(eye)과 손(hand)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본다는 행위'와 관련해서 천문학적이고 명확히 구분할 수 없이 무수하게 다양한 느낌, 감정, 정보들이 외부세계와 유통된다. 인간보다 시각능력이 좋은 동물들도 존재하지만 굳이 정렬하자면 인간은 시각 의존도 높은 포유류인 것은 확실하다.
봄이다. 벗꽃을 비롯 다양한 꽃들이 찬란하게 인간의 마음을 들썩인다. 우리는 봄이 왔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감지한다. 그 후에 가까히 다가가 꽃향기를 맡고 꽃잎을 만져본다. 이미 시각적으로 충분히 감수성을 획득한 후에 말이다.
인간은 상대방의 의중을 눈동자 보고 확인하는 경향도 강하다. 각종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에서 자주 써먹는 기법이기도 하다. 눈동자의 미세한 떨림, 반짝임, 촉촉함, 동공확대, 눈꺼풀이 내려온 정도... 등을 본능적으로 경험적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최종판단 내린다. 거의 무의식적이다. 인류가 언어, 문자를 사용하기 전부터 그랬을 것이다.
누군가의 얼굴을 알아볼 때 순간적으로 눈을 중심으로 전방위 감지한다. 연인끼리 (물론 연인 초반에도) 상대의 눈동자에서 그 어떤 무엇을 감지한다. 물론 반드시 적중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뭔가의 느낌을 무의식적으로 의식적으로 감지하고 상상한다.
운동 신경이 뛰어난 사람이 있고, 노래 실력이 출중한 사람이 있고, 손재주가 탁월한 사람이 있고, 암기력이 좋은 사람이 있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 있듯이, 눈동자 감정 능력도 사람마차 천차만별이다.
그렇더라도 누구나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능력은 타고난다. 인류가 존재한 이래 쌓이고 쌓이고 전승된 능력이기도 하고, 현대 문명 컨텐츠를 통해 향상시켜진 능력이기도 하다. 눈(eye)과 관련된 다양한 능력을 갈고 닦을수록 자신의 삶에 새로운 풍요로움을 생산할 가능성도 높이진다.
"주택가 실내등이 하나둘씩 꺼지는 새벽 눈(noon)에 초롱초롱 별빛 가득한 밤하늘에선 눈[snow]이 쏟아지고 두 연인은 가로등불에 달궈진 서로의 눈[eye]동자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2008년 4월 19일 김곧글 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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