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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서 일할 때는 느끼지 못 한다. 땀을 닦으며 '방금 전 뭐했지?' 생각해 볼 때 떠오른다. 깊고 푸른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기억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일에 몰입했을 때 간혹 그렇다. 레포츠, 게임, 독서, 영화감상, 여행, 음악감상... 각자 좋아 미치는 일을 할때 그런 것 같다.

왜 하필 깊고 푸른 바다 이미지가 아련히 떠오를까? 어머니 배속에 있었을 때를 은유적으로 기억해보는 걸까? 어두컴컴하면서 짙게 푸르고 기분 좋은 곳은.... 밤하늘은 칠흙같고 대자연속에서 바다밖에 없는 듯 하다. 또는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먼 조상이 (진화론에 의하면) 물(H2O)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아일체, 몰입의 경지가 아니더라도 '깊고 푸른 바다'에 빠져든 느낌 들 때가 간혹 있다. 만취했을 때를 말하는 게 아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보자. 떠오르는 그것이다. 젊은 시절, 또는 나이 들어서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생의 상당수를 쏟아붙는 그것이다. 앞에 들었던 예보다 훨씬 깊고 푸른 바다인 경우도 있다.

연애다. 그 시간들이 '깊고 푸른 바다'에 빠져든 느낌으로 그려진다면 좋은 진행이라고 생각된다. 천차만별 개인차가 있더라도, 깊고 푸른 바다에 잠수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평상시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정신 상태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평소 자신의 감수성이 예민하냐 밋밋하냐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상상될 수도 있다. 또는 전혀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런 사람은 그런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 좀더 연애 관계가 이어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 소위 성격이 맞는다는 것도 이런 사소한 상상력 성향을 포함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일평생을 산다는 것의 의미는 뭘까?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오리무중이다. 당연히 정답은 없거나 깊고 푸른 바다 속에 사는 크고 작은 생명체(또는 그들의 조상, 자손)만큼이나 많다. 내 경우 최근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일생동안 딱 두 가지에만 몰입한다. 먼 훗날 내 심장이 멈출 때까지 몰입한다. 그것은 '단 한 명의 여자'와 '단 한가지로 귀결되는 한두 가지 일'이다. 세상 사는 의미를 단순히 생각하기로 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저런 일상을 겪으며 깊고 푸른 내 마음 심연에서 숙고된 결론이다. '단 두 개에서만 깊고 푸른 바다에 깊히 빠져들자. 그것이면 충분히 만족스런 인생이다.'

2008년 04월 27일 김곧글 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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