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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3

[감상글] '철콘 근크리트(鉄コン筋クリート, Tekkon Kinkreet)' 만화책 텍스트 동영상으로 읽기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수개월 전에 책도 구입했었다가, 최근에 감상했다. 만화계에서는 워낙에 유명한 명작이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Matsumoto Taiyo)’의 초기작이다. 만화잡지 연재 후에 1994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으니까 나름 오래된 고전에 속한다. 그러나 (어린애들이 주인공인데) 다소 잔인한 폭력성의 묘사로 인하여 국내에서는 2007년에 이르러서야 정식 번역 출간될 수 있었다. (또는 명성과는 별개로 상업성이 없어 보여서 그렇게 됐는지도 모른다) 비록 그림체는 낙서풍이지만 당시에는 신선하고 파격적이고 미래적이었으며 세월이 많이 흐른 최근에 봐도 은근히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불가항력적으로 독자의 취향을 강하게 탈 수 있다는 단.. 2021. 3. 20. 18:50
[책] 파묻힌 거인 (The Buried Giant - Kazuo Ishiguro) 감상글 한두 해 전에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작가의 ‘나를 보내지 마 (Never Let Me Go)’ 소설책을 구입해서 읽다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와 비슷한 듯 다른 문체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좀더 깊이감 있는 내면적인 인물 묘사에 매료되어서, 국내에 출판된 다른 소설들도 싸그리 구입했었다. 그래서 미친 듯이 막 읽은 것은 아니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월하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다) 나름 집중력을 소모해가며 읽어나갔고, ‘나를 보내지 마’,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An Artist of the Floating World)’,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 이렇게 읽었고 최근에는 ‘파묻힌 거인’을 마쳤다. (참고로,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인이지만 어렸.. 2019. 2. 19. 00:51
좋은 책을 필사도 좋지만, 타이핑도 좋다. 잠시 그림을 그리는 일에 주춤한 필자가 요즘 시간을 들여가며 하고 있는 작업은, 좋은 책을 필사(transcription) 하려고 했던 것을 대신하여, 좋은 책을 타이핑(typing) 하는 일이다. 필사가 타이핑에 비하여 여러 모로 뇌세포와 손가락 신경에 유익할 것이다. 그에 비해서 타이핑이 필사보다 앞서는 것은 속도일 것이다. 나중에는 필사도 해보겠지만 지금은 타이핑이 좋다. 참고로 사진 속에 무식하게 크고 빈티지(vintage)한 키보드는 1985년에 IBM 에서 제작한 키보드(일명, IBM Model F keyboard)인데 키감(타이핑하는 손가락의 느낌)과 소리(다소 크지만 맑은 스프링 쇳소리, "철컹철컹", 키보드 중에서는 실제 타자기 소리와 많이 닮았는데 그렇다고 똑같지는 않다)를 좋아해서 타.. 2018. 5. 31. 17:48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1968) 영화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 원작소설 위의 책은 국내에서 1993년에 출판된 책 익히 알려졌다시피, 이 소설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의 원작소설이다. 그러나 영화와 소설은 상당 부분 차이가 있다. 인물의 이름과 직업과 이야기의 세부 설정에 비슷한 점이 다분하지만, 생략된 인물도 적지 않고, 같은 인물이라도 성격이 다른 경우도 있고, 직업이 다른 경우도 있고, 이야기는 비슷한 듯 다르고, 은은하게 전달되는 메시지도 차이가 있다. 영화의 주인공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는 고딕풍 고층 아파트에 청승맞게 독수공방하고 있는.. 2017. 10. 31. 14:33
[책] 칸딘스키와 클레 (추상미술의 선구자들) 감상글 미국의 대표적인 추상미술 화가 ‘폴락(Pollock)’이 ‘피카소(Picasso)’에 관하여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제기랄, 그가 다 했어!” 소위 현대미술(21세기 현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모던아트)의 알짜배기를 피카소가 다 성취하고 부와 명성을 동시에 거머쥔 생존 화가였기에 강한 부러움에 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질투 섞인 말의 진위는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 현대미술에서 가장 새롭게 태동된 (그 이전까지는 없었던) 이론적 기틀이라고 볼 수 있는 추상미술의 이론과 체계와 교육과 작품을 전 생애에 걸쳐 꾸준히 공적을 남긴 화가는 러시아 출신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이다. 그와 더불어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영향력으로 추상미술 작품을 일평생 그린 화가로서 독일 출.. 2016. 6. 19. 01:04
EBS 인문학 특강 권영민 교수의 ‘한국 현대문학을 말하다 1~6 강의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요즘 책이 잘 읽힌다. 그렇다고 접시물에 코를 박는 것처럼 책에 파묻혀 산다는 뜻은 아니다. 평소보다 하품을 덜하고 한 번에 책장을 좀더 여러 장 씩 읽어나간다는 정도이다. '책의 미래'를 논하는 해외 댜큐를 본 적이 있는데 미래에는 종이로 만들어진 책이 많이 사라지고 소위 전자책이 대세를 이룰 거라고 전망한다. 이미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소형 서점이 많이 폐점되었고 심지어 중고책 서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당장 종이책이 몇 년 후에 사라질거라는 뜻은 아니고 그만큼 종이책을 구입하거나 중고로 거래하는 일이 줄어들 거라는 의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컴퓨터 기기의 보급으로 책이라는 것 자체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고 그나마 독서.. 2016. 2. 24. 17:38
[책] 미움받을 용기 아마도 교양 철학, 평소 이런 카테고리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목만을 보고 불온한 내용의 책이겠거니 오해할 수도 있다. 반대 경우의 독자라면 이미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고 거기서 좀 더 플러스 알파되는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심리학의 대가 중에 '프로이드', '융' 말고 이 책의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준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라는 학자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들러는 다른 대가들처럼 저술에 혼신의 힘을 쏟아부은 것은 아니고, 주로 카페 같은 곳에서 (그가 오스트리아 출신이니까 당연히 오스트리아의 어떤 카페겠지)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심리학 넓게 보면 사상을 설파했다고 한다. 마치 먼 옛날 소크.. 2016. 1. 11. 20:04
[책] 7번 읽기 공부법 제목이 흥미를 끌어서 읽어봤다. 또한 어떤 온라인 서점에서 '2015년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는 점도 선택에 플러스 작용했다. 책을 고를 때 뭐 이런 종류의 순위를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은 여가를 즐길 시간이 워낙에 없다보니까 한가하게 차분한 마음으로 온라인 서점을 이리 저리 서핑하며 또는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목록 중에서 선별하여 구입하기보다는, 일단 수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선택한 책을 구입하고보는 충동구매를 즐기는 것 같다. '마션'이 그랬고 이 책 또한 그렇다. 자격증 시험이나 비슷한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책장을 펼친 것은 아니고, 어떻게 독서하면 동서고금의 명서 또는 끝내주게 재미있는 소설을 잘 흡수하고 소화해서 나만의 창작의 자양분의 정원을 잘 꾸밀 수 있을까, 라는 방법론에 도움.. 2016. 1. 5. 20:30
[책] 마션(The Martian) 한국어판 책표지 영화 포스터 아직 영화를 안 본 상태에서 소설을 먼저 읽고 싶었다. 우연히 어떤 대형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서 '2015년 올해의 책'에 선정된 것을 보게 됐다. '왠일? 한낯 SF소설 따위가 어떻게 한국에서 올해의 책에 뽑혔을까? 미친듯이 괜찮지 않고서야 완전 드문 일인데' 호기심에 구입해서 읽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SF장르를 매우 좋아한다. '한낯' 이라고 말한 것은 그만큼 친근감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어판의 북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맷 데이먼'이 화성땅에서 셀카를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을 북커버로 사용한 듯한 디자인이다. 산뜻한 오렌지색 배경에 만화 같은 일러스트레이션과 화사한 노란색 속지. 게다가 원제에는 없었던 한국어판의 부제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 2015. 12. 30. 20:29
[책] 어스시 4 - 테하누 (The Earthsea Cycle 4 - Tehanu) 몇년 전에 3권까지는 잘 읽었었는데 4권째는 최근에야 비로소 읽었다. 어떤 의미에서 시리즈 이전 작품보다 지루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달리 보면 그만큼 사실적인 느낌의 판타지 소설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판타지 소설이라면 의례 등장할 법한 소재들이 거의 등장하는데 그들이 그렇게 휘황찬란한 활약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흔한 판타지 작품과 차별적이다. 이전 책에서 주인공이었던 '게드(또는 새매)'가 마치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더 이상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늙고 병든 '모세'를 형상화한 것 같다. 새로운 질서에 맞는 새로운 대현자의 출현을 위해서 세상의 신들이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는 새로운 대현자를 위.. 2015. 12. 7. 19:44
[책]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요즘은 책을 펼칠 틈도 없이 일에 쫓기며 바쁘게 산다. 가끔 온라인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하지만, 마치 꾹 참았다가 오랜만에 만들어 먹는 떡볶이처럼, 두 눈에 불이 켜질 만큼 몰입해서 폭풍흡입하는 독서에 빨려드는 경우는 드물다. 그저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어느덧 끝장이라는 목표지점에 도달한다. 반드시는 아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 작가의 작품은 거의 다 읽었고 그의 유작까지 읽을 작정이다. 물론 그는 아직 살아있고 언제 유작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전까지 많은 작품이 출판되기를 기원해본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 매료되어 있다. 그의 수많은 작품 속 인물들이 나의 삶과 가치관과 생활상과 100% 일치하거나 직결되어 있지는 않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2015. 11. 24. 18:30
물의 가족 (소설 감상글) 한 달 전에 온라인으로 구입해서 읽었는데 작정하고 구입했던 책은 아니다. 본래 읽으려고 구입한 책을 구입하면서 다른 책들도 '기왕이면' 라고 생각하면서 구입했는데 그때 이 책도 포함되어 있었다. 온라인으로 책을 구입할 때 쇼핑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기분이 좋으면 10권 이상 한꺼번에 주문을 하는데 (배송 받을 때 왠지 뿌듯하다) 구입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을 목록에 저장해두었다가 한꺼번에 주문하는데 껄끄러운 점은 택배 아저씨가 마치 감귤 한 박스를 어깨에서 내리듯이 숨을 헐떡이며 전달해주면서 좋은 표정을 짓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 소설은 빨리 읽고 싶은 중요도로 따지면 하위에 속하지만 문뜩 읽고나니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이 소설의 작가 '마루야마 겐지'에 대해서는 이전까지 전혀.. 2014. 1. 30.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