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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토요일 밤의 열기 (Saturday Night Fever, 1977) (A4: 12 pages) 으리으리한 마천루의 뉴욕,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지어진 다리를 건너면 허름하고 서민적인 브루클린 동네가 나온다. 이곳에 사는 청춘, 19살 ‘토니 마네로’(존 트라볼타 분)은 페인트 가게 점원이다. 그의 활기차고 친절한 성격은 손님들도 인정한다. 사장 입장에서 쓸 만한 직원이다. 그렇다고 그가 이 업계에서 장래에 크게 성공할지도 모를 전도유망한 떡잎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아직 경제관념조차 무심한 편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거나 장래에 어떤 분야를 주로 파고들겠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 도대체 그게 뭐가 중요해? 그의 방에는 알 파치노, 이소령, 실베스터 스탤론 같은 당대 유명한 액션 스타의 사진들이 즐비하게 붙어있다. 매주 토요일 밤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에 출몰하.. 2016. 8. 8. 21:50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 감상글 (A4: 9 pages) 우연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최대 흥행성에 목표를 둔 상업영화겠거니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마치 보석이 그냥 봐도 아름답지만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듯이 오드리 헵번의 매력적인 명연기는 두 말하면 잔소리고 시나리오와 연출이 매우 정교하고 꼼꼼하게 잘 만들어졌기에 왜 로맨틱 장르 고전 명작인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숲속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보석 같다. 오프닝 또는 인트로가 짧고 간결하지만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이라 뉴욕의 거리는 매우 한산하다. 어떤 건물 앞에 택시가 정차하고 고귀하게 차려입은 여주인공 ‘홀리 고라이.. 2016. 7. 26. 22:08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2016) | OST, Lyrics 라디오와 카세트테이프로 팝송을 듣던 옛날이 아련하게 생각난다. 그렇다고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살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도 아니다. 다시 십대후반으로 되돌아가 리플레이할 수 있다면 선택하고 싶은 세 가지 삶이 있는데, 첫 번째는 그림 또는 만화를 열심히 그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열심히 학습해서 20대 중후반에 세상을 주름잡는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 팔아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는 것이고, 세 번째는 이 영화의 주인공과 비슷하게 살아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남다른 감명을 받았다. 사운드트랙도 필자의 취향에 잘 맞는다. 존 카니 감독의 이전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가 기교나 세련미나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필자 같은 평범한 관객의 마음을 어.. 2016. 7. 17. 00:40
더 랍스터 (The Lobster, 2015) 얼핏 어렵지 않을 것 같았는데 쉽게 이해되고 즐길 수 있지는 않았다. 살점을 잘 뜯어내려고 해도 가시가 딸려서 씹히는 생선 같다. 그렇다고 고차원적이거나 철학적이어서 소화하기 불편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인간이 사랑하는 반려자를 만나 살아가는 결혼생활과 사회에 관하여 각자가 생각해볼 미끼를 던져주는 정도? 흔한 로맨틱 장르처럼 익숙하고 달콤한 메시지를 먹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양가 있는 뭔가가 관객의 영혼 속에 흡수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어쩌면 통속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이 깨진 사람들에게 냉정하고 현실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고 자신만의 사랑과 결혼에 관한 가치관을 수정, 보완, 재정립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영상미는 담백하고 깔끔.. 2016. 7. 13. 11:28
곡성 (The Wailing, 2016) 끝날 때까지 숨 조리며 흥미진진하게 간간히 소름 돋으며 감상했던 영화는 오래만인 것 같다. 끝이 모호했다는 점이 작품의 완성도에 플러스 알파였을지 마이너스 알파였을지 명확히 선을 그을 수 없다. 평범한 소시민 주인공 종구(곽도운 분)의 가족들의 혈흔이 온 집안에 난사된 것에 대한 이유나 상징이나 메시지를 친절하게 제시하지 않은 점도 같은 알파 거리일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킬링 타임으로 봐야지, 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관객의 넋을 빼놓았으므로 영화의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나홍진 감독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작품성의 기준을 높게 잡고 만들었던 이전 작 ‘황해’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미지근한 흥행을 해서 나름 고심을 했었는지 이번 영화에서는 확실하게 동서양에서 널리 인기 있는.. 2016. 7. 8. 22:33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Star Wars The Force Awakens, 2015) 혹시나 익숙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이지나 않을까 우려했지만 역시나 감독의 명성에 어울리게 흥미진진했다. 웬만한 헐리우드 스타 못지않게 대중적으로 유명한 감독 ‘J. J. 에이브럼스(Abrams)’의 재능과 실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시종일관 흥미로웠지만 어딘지 모르게 인간미적인 깊은 맛은 잘 느껴지지 않는 특징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이제 식상하고 저물어간다고 볼 수 있는 스타워즈 영화 시리즈에 생기발랄한 활력소를 충전한 공로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스타워즈가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는 이유는 아마도 SF 장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극악무도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과 전투 신들이 현실감 있지도 치열하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같은 SF 장르지만 에일.. 2016. 7. 7. 22:51
데몰리션 (Demolition, 2015) 오랜만에 보는 영상미가 신선한 작품이다. 주인공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 분)’의 의식의 흐름과 현실을 간헐적으로 교차시킨 영상 기교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영화이다. 그것이 괜찮았다. 이야기만을 따져보면, 현대 대중들의 입맛에 미지근할 수 있는 이야기와 다소 평이하고 진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단점일 수 있지만, 개인이 사회를 위하여 제시받는 메시지의 압박감이 적은 것이 장점일 수도 있겠다. 개인과 사회를 놓고 봤을 때 사회보다는 개인의 관점에서 위로 받는 영화이다. 주인공 데이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아내를 잃는다. 교통사고가 난 차에 동승했지만 그는 버젓이 살아있고 아내와는 임종조차 지켜보지 못하고 이별했다. 영화는 아내를 잃은 데이비스의 변해가는 삶을 무의식적인 것과 의식적인 것과 현실 사이를 .. 2016. 7. 4. 06:13
새도우 헌터스 : 뼈의 도시 (The Mortal Instruments: City of Bones, 2013) 감상글) 현대 뉴욕에 어두운 마법의 세계가 일반인들의 삶 속에 은밀하게 혼재하는 세계관은 수많은 장르 소설과 영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세계관일 것이다. 일본에서는 도쿄를 배경으로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으로 등장했었다. 생각해보니까 외계인이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맨 인 블랙‘ 영화가 이런 세계관 패턴을 차용한 것일 것이다. 이 영화가 좀 더 잘 만들어졌다면 영화 ’언더월드(Underworld)’처럼 시리즈로 진작에 이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나름 공신력이 있는 세계관과 스케일에 비하여 이야기를 엮어가는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너무 협소하다. 초반에 여주인공이 악인으로 오해하면서 만나게 된 남자와 사랑으로 발전할 뻔 했는데 사실은 남매였고, 무찌르려고 했던 악의 진.. 2016. 6. 15. 13:44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1927) 메트로폴리스 1927 포스터 오래 전에 한 번 봐야겠다고 작심하고 시도했었는데 여지없이 무너졌던 기억이 있다. 불과 30분을 채 넘기지도 못 하고 졸음에 굴복하고 말았지 아마. 최근에 다시 봤을 때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중도에 완전히 포기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졸릴 때는 자리를 떠나서 한숨 돌리는 방법으로 따분함을 극복하면서 어느덧 끝까지 감상했다. 영화 역사를 다루는 매체에서 필히 회자될 만큼의 명성을 갖춘 면모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어떤 특별한 감명을 받을 수 없었던 이야기와 캐릭터는 단순히 90년 전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시원스런 변명으로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SF 영화만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그 시대 사람들이 상상하는 미래의 세상을 보여주는 .. 2016. 5. 28. 18:14
조이(Joy, 2015) 이 작품의 미덕은 익숙한 아메리칸 드림의 재확인이 아니라 그런 내용을 어떻게 표현했느냐라는 방법론에 있다. 어떤 미국의 소시민 가정의 억척스럽게 일복을 타고난 실질적인 가장이라고 볼 수 있는 젊은 여자 '조이(제니퍼 로렌스, Jennifer Lawrence 분)'이 어떻게 대단한 사업가로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만으로 보자면 조금 흥미로운 정도지만, 그런 내용을 영화적으로 어떻게 새롭고 신선하고 재밌고 감동적이고 짜릿하게 표현할 수 있느냐라는 방법론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면 매우 작품성을 인정해줄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런 면에서 다소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고급스럽고 세련미는 있고 다시 볼 가치도 충분히 갖췄다. 특히 영화에서 서사를 어떻게 다룰지에 관해서 관심 있는 관객에게 최신의 좋은 자료.. 2016. 4. 11. 13:26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2015) 시종일관 생전 처음 보는 영화적 영상미, 인간의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본능을 다룬 이야기, 설원으로 뒤덮힌 광활한 삼림의 황망하면서 아름다운 풍광,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 한 편의 농도 짙은 서사시를 안은 서정시를 보는 듯 하다. 인상적으로 사용된 롱테이크지만 지금까지의 여느 롱테이크와 차별화된 영화적 영상미로 화면 전체를 몰입감 있게 담아내면서도 결코 등장 인물을 배경에 파뭍히게 하지 않고 오히려 돋보이고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게 만든 뛰어난 영상미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이전 작품 '버드맨 (2014)'의 연장선이며 그의 장기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는 매우 역사적인 시대적 배경 속으로 관객을 데려다 놓았지만 흔히 등장할 법한 서구문화의 종교사상이나 통치이념이나 계몽사상 같은 것은 매우.. 2016. 4. 4. 12:34
런어웨이 걸 (Hick, 2011) 이야기의 뼈대는 서양의 어두운 동화에서 가져왔다. 어떤 문제가 있는 가정의 아이가 보다 나은 세상을 찾아나서겠다고 숲속으로 달아났건만, 달콤하거나 순수한 동화 같은 세상일 거라고 기대했던 것과 생판 달랐다. 아이의 입장에서 매우 혹독한 시련을 겪게되고 실질적인 세상과 인생에 대한 교훈을 터득한다. 여주인공 13살 룰리(Luli, 클로이 모레츠, Chloe Moretz 분)는 마치 판타지 동화에 빠져있는 동화책 속의 주인공처럼 헐리우드 액션 영화광인데 무능력하고 이기적인 부모의 무관심에 가출을 결심하고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룰리가 취미로 그리는 화사한 파스텔 그림처럼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라스베가스에 도착할 줄 기대했지만 다소 이상한 인격의 남자를 만나고 또 어떤 여자를 만나고 그들이 얽히고설키고 매우 혹.. 2016. 2. 26.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