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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바람이 분다 (風立ちぬ, The Wind Rises, 2013) 1차 세계 대전이 참호에서 기관총의 전쟁이라고 한다면, 2차 세계 대전은 탱크와 전투기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전투기의 전략적 활용은 전세의 향방을 정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사용한 일본에서 제작된 주력 전투기 일명 '제로기(총 1만 964대 생산됨)'을 설계한 공학자가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 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제작된 2차 세계 대전에 관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총 6부작 중에 4부를 보면 지로가 설계한 제로기에 관하여 짧게 언급되는데, 속도, 기동성, 사거리 면에서 연합군의 전투기를 능가했다고 소개한다. 즉 지로는 세계사에서도 인정받는 천재 전투기 설계자인 셈이다. 물론 영화에서도 표현되었듯이 당시 이 분야 최고.. 2014. 6. 29. 17:38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 지루하겠지만 같은 것을 될 때까지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반복실행하다보면 언젠가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매우 익숙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볼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원작소설이 일본 작가에 의해 출판되었었고 일본 사회에서 매우 기본적으로 강조되는 사회생활 기본 가치관일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어느날 호전적인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했고 인류에 속하는 주인공은 대개 이런 영화의 영웅이 그렇듯이 비록 처음부터 본인의 의사는 아니었지만 인류를 지켜내는 대업을 이루는데 그 배경과 과정이 독특하고 복잡하다면 복잡하고 심지어 철학적이거나 신비주의적이거나 판타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과학에 속하는 양자역학을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신비주의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비주얼은 매.. 2014. 6. 22. 12:21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전통적인 의미의 영화감독이라기 보다는 흥행사라는 직함이 더 어울릴 것 같은 'J. J. 에이브럼스(이하 에이브럼스)'는 매우 미국적이고 흔히 헐리우드적인 느낌의 영화를 여러 편 만드는데 다양한 스텝(감독, 제작, 원안...)으로 참여했다. 게다가 홍보에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신바람, 호기심 마케팅을 하는 데도 유별난 재주가 있는 듯 하다. 여러 편의 영화들이 반드시는 아니라도 대개 흥행성적도 좋았다. 어쩌면 요즘 시대 젊은이들에게 통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의 작품성 보다는 흥행성, 재미, 오락성을 더 많이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를 만들기로 정평이 나 있는 에이브럼스 감독에게 미국의 국민 SF TV 시리즈 '스타트렉(Star Trek)'의 영화판을 맡긴다는 소식이 .. 2014. 6. 19. 15:21
몬스터(2014) 내용적인 측면에서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그것이 일반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범위를 벗어난 듯하다. 삶의 부조리를 젊은 감각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잔혹하게 때로는 아이러니하게 때로는 냉혹하게 얽혀서 비벼놓는 시도는 괜찮았지만 관객들의 보편적인 가치관을 너무 비틀어 놓아서 메시지와 감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게다가 감정이입시키는 인물들을 너무 많이 사용한 것일 수도 있다. 내용이 심플하지 않으니까 집중할 인물만이라도 심플하게 1명으로 줄였더라면 훨씬 좋았을 수도 있다. 지금처럼 약간의 소박한 유머가 곳곳에 들어가는 분위기라면 복순(김고은 분)을 단일한 주인공으로 이끌어가는 편이 낫고, 좀더 하드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바꾼다면 태수(이민기 분)를 단일한 주인공으로 이끌어가는 편.. 2014. 6. 16. 12:05
만신(2013) 무당을 높여서 '만신'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 알았다. 다큐와 드라마가 얼기설기 섞여있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음을 미연에 방지했다고 보여진다. 이런 방식은 다소 무겁고 지루한 내용을 관객 앞으로 좀더 다가가서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주인공 김금화 만신(이하 김금화)도 무당이라는 천대받고 멸시받고 대중에게 편안하지 않은 분야를 80년대 이후부터 꾸준히 방송에 출연하여 수많은 대중에게 익숙해도록 노력해서 무당의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도록 하는데 보탬이 된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서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무당이 현대시대에는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의 물결을 타고 수많은 대중들의 일상에 파고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에 따라 기업화 되고 조직화 되고 다양.. 2014. 6. 14. 20:15
인간중독(Obsessed, 2014) 머리로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장르라는 관점에서는, 비록 현대적인 세련미보다는 지난 시대의 감수성의 영상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강렬함와 신선함은 부족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가 좋았기에 만족할 수 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의 장점은 무난하고 담백한 내용, 안정적인 연출과 영상미, 배우들의 열연, 신선한 신인 여배우의 매력,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다. 결과만을 따지고 보면 이런 이야기는 정말 익숙하다. 그래서 잘못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사회적으로 안정적이고 명성도 있는 중산층 이상의 가장이 어느날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부적절한 사랑 속으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서 마치 그의 인생에서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매우 강렬하고 진한 사랑을 경험하고 환희에 차지만 그것은 일장춘몽, .. 2014. 6. 13. 12:04
역린(逆鱗, The Fatal Encounter, 2014) 기존의 한국적인 사극과 사뭇 다른 느낌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도 있고 단점으로 작용한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정교하고 걸죽한 시각적 완성도로 요즘의 젊은 관객층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확실히 비주얼도 좋고 내용도 촘촘하고 인물들도 다양하고 배우들 연기도 훌륭하고 전체적으로 몰입되어서 감상할 수 있었는데 뭔가 하나 석연치않은 점이 느껴지는 것을 간과할 수 없었다. 마치 좋은 원단으로 잘 만든 의상이고 내 사이즈에 딱 맞는데 막상 구입해서 입고 활동했더니 그 사이에 어떤 부위에 살이 붙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이 드는 그런 것이다. 분명히 한국의 역사에 기반한 사극인데 어딘지 모르게 서구적인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그것이 딱 내 입맛에 즉각적으로 달라.. 2014. 6. 12. 18:27
일대일(One on One, 2014) 내용상으로 집중하고 있는 인물은 그림자 조직의 리더(마동석 분)이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오현(김영민 분)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에서 내용상으로 집중하고 있는 인물은 커츠 대령(마론 블란도 분)이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윌라드 대위(마틴 쉰 분)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주제와 내용은 매우 선동적이고 자극적이고 무겁지만 그것을 다소나마 덜어주는 영화적인 테크닉, 조직의 대원들 각자의 회상씬(또는 과거 설명씬)에서 각자의 입장에서 악인을 동일하게 김영민 배우가 연기한 기교가 나름 인상적이고 좋았다. 자본과 규모에 의존하지 않고 영화적 표현력을 창의적으로 살린 점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내용적으로 확실히 요즘 시대 사람들이 좋아할 .. 2014. 6. 11. 19:58
핑퐁(Ping Pong) TV 애니메이션 - 올해의 애니메이션 만화는 아직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잡지 못하는 일본만의 독보적인 분야라고 생각된다. 물론 미국, 프랑스도 넓은 시장이 있고 좋은 작품도 많고, 한국 또한 수많은 웹툰이 책을 기피하고 평균 학업 또는 노동 시간이 독보적으로 많은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나날이 그 파이가 거대해지고 있다. 한국 영화의 작품 수준이 헐리우드와 비교해도 제작비에 기인하는 일부 요소들만 제외하고 연출, 내용, 기술, 작품성으로 봤을 때 거의 만만하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데, 한때 CG 수준은 헐리우드를 뺨칠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무튼 헐리우드 영화들이 터보엔진을 점화해서 나홀로 독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헐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과거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반드시는 아니지만 어떤 분야의 .. 2014. 6. 1. 17:38
2014년 깐느, 전도연, 소피아 코폴라, 송혜교 cannes 올해 깐느 영화제는 웬지 국내 매스컴이 전달하는 내용에 생기가 돋는 것 같다. 비록 경쟁작 목록에 국내영화는 없지만 (영화의 가치는 성적순이 아니다) 비경쟁작에 포함된 국내영화를 비롯하여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전도연 배우의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또한 비록 국내영화는 아니지만 국내에도 팬들이 많은 중국의 대표적인 오우삼 감독의 신작 '태평륜'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송혜교가 참석해서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다. 그 외에도 배두나, 김성령, 김새론 여배우가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켰다. 개인적으로 먼 옛날 전도연을 직접 본 적이 있다. 말 그대로 그냥 본 것 뿐이다. 필자가 한창 파릇한 청춘이었을 때 압구정역 근처 유명한 제과점에서 잠깐 알바를 했었을 때 전도연과 언니가 같이 와서 빵을 구입했다. 직.. 2014. 5. 25. 09:29
2010년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변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1990년대와 2000년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칼로 무 자르듯이 구분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세상이라는 점일 것이다. 그럼 2000년대와 2010년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아직 2010년대는 절반이나 남아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유튜브가 널리 퍼진 것도 큰 영향력을 끼쳤지만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고) 바로, 중국 소비 시장의 팽창이다. 중국이 발전하고 있고 해외에 개방되어 있고 한국사람도 많이 가서 사업을 하다가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하는 얘기는 최근이 아니라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있어온 일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끼친 영향력의 관점에서이.. 2014. 5. 14. 18:35
설국열차(Snowpiercer, 2013) 지구 대부분의 지표면이 꽁꽁 얼어붙은 이유가 핵전쟁이나 핵발전소가 아니라 기상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던 인간의 과욕에 대한 자연의 보복이었다. 이 재앙은 마치 성서의 바벨탑 붕괴나 노아의 방주에서 대홍수처럼 인간 스스로 자신의 경계선을 뛰어넘어 신의 영역에 도달하려는 것에 대한 신의 거부권 입장표명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 설정은 매우 보편적이고 수많은 전 세계 신화에 종종 등장한다. 가장 먼저 주연배우 '크리스 에반스'에 관하여 말하자면, 이전까지 '어벤져스' 이외에 본 적이 없는 배우였는데 그래서 좀 괜찮은 정도의 액션 배우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에서 커티스를 연기하는 것을 보고 정말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만약에 크리스 에반스가 주연을.. 2014. 4. 29.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