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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요술(2010) 어떤 영화일까? '꽃보다 남자'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구혜선이 장편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찾아서 봤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장편 영화가 개봉을 대기하고 있고, 3D로 단편영화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가히 국내 여류 감독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를 직접 만드는, 또한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은 여배우 출신 여류 감독은 이전에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나이는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요즘 같이 초국가 초문화 초시간 무한경쟁시대에는 나이가 적은 사람이 주체가 되건 많은 사람이 주체가 되건 현대인은 그저 자신의 짧은 순간을 매료시키는 콘텐츠를 불나방처럼 쫓아다닐 뿐이니까 말이다. 아무튼 향후에도 배우, 감독, 그림, 음악을 계속 .. 2012. 5. 23. 22:00
샐러리맨 초한지 (TV드라마, 2012) 홍보문구만큼 진정으로 샐러리맨의 마음 속을 감흥시켜주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확실히 재밌었고 흥미로왔다. 주인공 유방(이범수 분)은 초반에 샐러리맨으로 시작했지만 핵심 내용은 기업 전쟁이었다. 중소기업 부대를 이끄는 다윗 유방 장수가 재벌기업 제국을 대표하는 골리앗 최항우 장수 그리고 최후에는 클레오파트라 모가비 여왕을 무찌르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장수들의 전쟁에 초점이 맞춰졌다. 만약 진정한 의미로 샐러리맨을 위로하는 이야기라면 병사들의 애환이나 희로애락 여정이 되었어야 할 것이다. 유방(이범수 분)의 코믹연기는 왠만한 개그맨을 능가할 정도로 능수능란했다. 국내 TV 드라마에서 할 수 있는 코믹연기의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다. 최항우(정겨운 분)의 젠틀한 악역도 인상적이었고, 새침때기면.. 2012. 5. 19. 13:59
하울링(2012) 사실적인 형사물의 측면도 있고, 남자들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열혈여성을 위로하는 측면도 있고, 인간에게 순수하게 순종적인 반려견을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채우는데 이용하는 것에 대한 경종의 메시지가 담겨있기도 하고, 사회고발적인 측면도 있고, 직장내에서 실적과 승진에 관한 남자들의 칙칙한 현실을 살펴보는 측면도 있다. 세부적으로 섬세하게 여러 가지를 다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하나로 응축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마치 사공이 너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간 것 같은 이야기다. 감독의 의도였겠지만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탁했는데 그것과 상반되는 재미적인 요소가 간간이 들어있지 않았다. 남녀 주인공 누군가에게 감정이입되었다고 해도 결말에 이르러 어떤 통괘한 맛을 느낄 수 없었다. 남녀 주인공이 그럭저럭 성장하고 성찰.. 2012. 5. 14. 20:59
건축학개론(2012) '당신의 첫사랑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영화가 끝날 때 30대 이후 관객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요즘 대중문화계에서는 거의 손 놓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서정성'이라는 재료를 신선한 것으로 모아서 진부하지 않게 잘 만든 것 같다. 재밌는 설정은 첫사랑이 초등학교 다닐 때도 아니고 대학 1학년 시절인데 대략 15~20년이 흘렀다고 완전히 딴 사람의 얼굴로 변했다. 소위 영화적인 설정이고 관객과의 일시적인 약속일 것이다. 영화는 관객에게 부탁한다. "이제부터 재밌는 이야기를 보여줄테니 두 주인공이 세월이 좀 흘러서 얼굴이 완전히 달라졌어도 같은 사람임을 알고 보시기 바랍니다." 한 배우가 분장으로 커버하지 않고 왜 서로 다른 두 배우를 써서 영화를 만들었을까? 아마도 그만큼 두 인물의.. 2012. 5. 10. 20:14
러브픽션(2012) 다소 혼잡스럽고 산만한듯한 에피소드들이 산으로 갈듯 하다가 그럭저럭 교통정리가 잘 되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두 연인들의 사실적인 내면, 사고방식에 백분 공감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남주 여주를 제외한 인물들은 지나치게 평면적이어서 쬐금 아쉬웠다. 예를 들어, 주월(하정우 분)의 백수 형과 락밴드 친구들은 아스팔트 위에 A4지처럼 지극히 평면적이었다. 조금 입체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 포인트를 찔끔 첨가했어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반드시 조연들까지도 입체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법적으로 봤을 때 소설 속 이야기를 복고풍 3류 스튜디오 촬영 스타일로 연출한 장면들도 있는데 유치하지 않고 재밌었다. 전반과 중반에 서로 다른 2개의 액자영화(영화 속의 영화, 여기서는 영화 속의 소설을 영화.. 2012. 5. 6. 17:48
댄싱퀸(2012) 누가 봐도 윤제균 감독 필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그가 직접 감독을 하지는 않고 제작을 했지만, 그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크레딧에서 그가 각색을 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스토리나 인물 배경은 감독이자 각본을 쓴 이석훈 감독이 만들었지만, 장면 세부적으로 느낄 수 있는 한국의 보통 관객을 위한 맛깔나는 요소들은 윤제균 감독의 각색의 영향이 컷다고 볼 수 있다. 윤제균 감독 영화의 특징은 매우 한국적인 유모를 장면 장면에 적절히 삽입한다는 점이다. 흥행성을 너무 의식했는지 아니면 그의 스타일이 원래 그런지 단정할 수 없지만, 어떤 때는 그것을 너무나 의식한 나머지 조금 신선하고 창조적인 작품을 관람하고 싶은 관객에게는 TV 드라마나 개그.. 2012. 5. 6. 12:05
시간 여행자의 아내(Time Traveler's Wife) 시간 여행자의 아내(Time Traveler's Wife, 2009) 특별한 긴장감이 없는데도 끝까지 보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캐릭터 설정에 속하는 주인공이 불특정한 방식으로 과거와 미래를 여행하는 유전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만 특이하고 다른 소재는 과할정도로 평이하다. 시간을 여행한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지만, 이 영화(원작 소설 포함)의 독특한 점은 시간 여행자가 겪을 수 있는 충격적이거나 흥미진진한 정치, 역사, 사회, 문화적인 사건을 다루지 않고 오직 오랫동안 사랑을 키워온 부인과의 러브스토리를 다뤘다는 점이다. 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장르에 속하지만 실제 내용은 ‘끝없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제로 하는 소녀 취향의 감성 로맨스일 것이다. 마치 비슷한 이야기로 일본 만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 2012. 4. 23. 20:27
이민자(A Better Life 2011) 이민자(A Better Life 2011) 솔직히 내 경우에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는 없다. 집에 누가 있을 때도 마찮가지다. 눈물이 너무 많이 나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 감상하며 내면에 자양분을 공급해줄 수 있는 영화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국내 영화 '크로싱(2008)'과 비교해볼 때 감정의 질과 깊이감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지만, 다행인 것은 주인공인 아버지 카를로스와 아들 루일스에게 큰 불행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덜 슬플 것도 같은데 수용소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면회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감정의 클라이막스라고 말할 수 있다. 부성애를 다룬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게 감상적으로, 신파적으로, 드라마틱하게 이야기를 풀지는 않았다. 그래서 .. 2012. 4. 19. 21:40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개인적인 취향의 영화가 아니어서그런지 감동은 없었지만, 현재 시점 국내 남성관객들에게 폭발적인 재미와 감동을 안겨줬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 충무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국조폭장르는 이제 죽었다고 할 정도로 제작기피 대상이라고해도 과언은 아닐텐데, 이 영화때문에 향후 1~2년 동안 수많은 시시한 조폭영화들이 쏟아져나올 것 같다. 몇년 전 '추격자' 때문에 범죄 스릴러 장르가 활개를 친 것처럼 말이다. 윤종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상업영화 잘 만드는 남자야.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았을 뿐이라구." 윤 감독이 자신의 실력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된 결정적인 작품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5)'였다. 필자도 이 영화.. 2012. 4. 13. 23:31
원더풀 라디오, 오싹한 연애, 네버엔딩 스토리 원더풀 라디오(2011) 전체적으로 좋은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국내 20대 후반 이상 여성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분위기의 영화의 전형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정서와 느낌은 국내 공중파 TV, 케이블 TV, 영화에서 웬만한 제작자들이나 업계 종사자들이 흔히들 무난하고 좋다고 생각할 딱 그것인 것 같다.그래서 그런지 너무 위험을 피하려고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라는 모난 돌을 너무 깍아서 매력이 바래버린 느낌, 이야기가 다소 평이하고 진부하게 느껴졌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따로 따로 때어놓고 봤을 때, 어떤 장면은 다소 오그라들 정도로 늘어지기는 했지만, 대체로 재밌고 흥미롭고 유쾌했다. 가장 큰 아쉬움은 그럭저럭 괜찮은 에피소드들이 이야기 전체적으로 최적의 장소에 배치되지 못 한 것 같다. 또한.. 2012. 3. 27. 18:49
만추(Late Autumn, 2011) 만추(Late Autumn, 2011) 이야기에 어울리는 칙칙한 화면 질감도 괜찮았고, 상업영화스럽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예술영화에 푹 빠져있지도 않는 그 어느 지점의 영상미도 괜찮았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좋은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한 것은 솔직한 느낌으로 탕웨이의 연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인상적인 첫 장면에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주인공 안나(탕웨이 분)의 내면이 어떤 상태인지 엿볼 수 있도록 제시해준다. 관객은 그것을 알게 된 반면, 그녀에게 작업을 거는 훈(현빈 분)은 그것을 모른다. 두 남녀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 궁금증은 관객을 무의식적으로 엔딩크레딧까지 이끈다. 어떻게 보면 멍 때리는 듯한 시선과 표정이고 .. 2012. 3. 25. 20:48
뽕(1985) - 정치 풍자극 이 영화를 모르는 한국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를 못 봤더라도 제목은 들어봤을 것이고 에로틱 해학 시대극이란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 숨겨져 있는 정치 풍자적인 알레고리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겉은 에로틱 해학 시대극이고 속은 정치 풍자극이란 뜻이다. 솔직히, 필자는 이 영화를 최근에 봤다. 우연찮게 인터넷으로 구할 수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 그런데 에로틱하고 해학적인 영상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보여서 재밌게만 보고 지나칠 영화가 아니란 것을 알았다. 그것은 정치적인 알레고리이며 그 시대를 비판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원작 소설이 써진 1925년 시대, 그리고 영화가 제작된 1985년 시대의 정치 상황을 비판하는 풍자극인 것이다. 아마도 이런 관점으로 이 영화를 리뷰.. 2012. 3. 24.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