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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오직 그대만 전체적인 느낌과 감성이 좋았다. 영화의 이야기, 감수성, 분위기, 캐릭터, 배경 등이 내가 좋아하는 방향이다. 다소 과하게 감상적인 이런 러브스토리를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으면 좋았지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 전문가, 평단, 매니아들이 이 영화를 그리 높은 평점을 주지 않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대개 그분들은 영화적인 완성도, 예술성, 작품성 등등의 관점에서 별 3개+반쪽 정도 줄 것 같다. 그러나 위와 같은 납득할만한 아카데믹한 영화적 미약함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오히려 영화의 핵심 매력으로 들어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두 주인공 캐릭터다. 쉽게 말해서, 영화의 이야기, 영상미, 예술성, 작품성... 이런 것을 분석적으로 살펴보지 않는 대다수의 보통 관객 입장에서, 여자 관객은 남자주인공.. 2012. 1. 6. 23:17
도가니, 파수꾼 도가니(국내, 2011) 표면적으로는 '음흉한 쌍둥이 교장'이 악당이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진정한 악당은 교장을 구원하는 '다크 시스템'이다. '다크 머신(dark machine)'이라고도 한다. 인간 세상에 진정한 의미의 자유나 해방이 없듯이 다크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와 장소는 없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다만, 어떻게 그 어두운 힘을 줄여나가느냐가 인류의 영원한 숙제이자 운명일 것이다.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내용도 충격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폭풍스럽게 표현하고 있는데 예상외로 영화는 흥행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막연한 얘기지만, 영화 자체가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이야기 형식이 보통 관객에게 익숙한 형식이고 관객으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주인공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2011. 12. 26. 21:58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 외화 중 순간 몰입도는 최고 2001년에 팀버튼 감독이 만든 '혹성탈출'이 기대이하였던 기억이 맴돌아서인지 이번 프리퀄 작품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괜찮았다는 얘기를 듣고 어제 밤에 감상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본 외화 중에서 순간 몰입도는 최고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에 빠져들어 상영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군더더기 없는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고 현존 최고 기술의 CG는 눈을 즐겁게 했다. 그건 그렇고, 주제적으로 다소 하드한 이 영화가 국내에서 260만 관객이나 들었다는 것은 꽤 이래적으로 보여진다. 유교 문화권의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웅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먼 옛날 국내 텔레비젼 '주말의 극장'에서도 여러 번 방영되었던 명작 '혹성탈출(1968)'의 향수가 30대 이상 관객을 끌어들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영화의 마.. 2011. 12. 22. 20:12
풍산개(2011) - 이야기 원안 상이 있다면 딱이다 올해 국내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블로그에 글을 적은 것만 본 것은 아니다) 원안 자체만으로 보면, 즉, 이야기 자체만으로 보면 가장 좋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를 보통 영화들의 잣대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때문에 각본상이 당첨되기에는 뭔가 애매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만으로 다른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올해 가장 빛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확 끌어당기는 인상적인 장면은 없었는데 풍산개(윤계상 분)가 북쪽 여인(김규리 분)을 데려왔는데 국정원이 배신 때리면서부터 본격적인 여정(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때부터 흥미롭게 몰입할 수 있었다. 큰 주제는 체제나 조직에 희생되는 순수한 인간쯤 되겠지만, 보통 관객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남녀간의 삼각관계, 즉,.. 2011. 12. 20. 21:11
오늘(2011) - 좀더 영화적으로 재밌었더라면... 오늘(2011) 평범한 관객이 관람하기엔 많이 쉽지 않았다. 이야기 구성은 전체적으로 세련되었고 예술적이고 간결하고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주제나 메시지도 너무 겉으로 들어났다는 점을 빼면 의미심장하고 좋았다. 다만, 본래 기획 의도가 상업영화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수가 영화의 전부는 아니지만(그러나 영화가 포함하지 말아야 할 점도 아닐 것이다) 아무튼 보통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요소는 거의 희박한 편이다. 그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보통 관객이 몰입하고 영화적인 재미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들 수는 없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랬다면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가 되었을테지만 말이다. 그건 그렇고, 개인적으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회상과 상상과 현재가 거북스럽지 않게.. 2011. 12. 19. 20:46
마당을 나온 암탉 - 보편적 모성애 여정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었고 가슴뭉클했다. 부모가 어린 아이를 데리고 애니메이션 영화 한편을 보려고 할때 딱 좋은 선택일 것이다. 아이들도 재밌어할 것이고, 부모 입장에서도 하품하거나 시계를 볼 생각이 들지않을 정도로 몰입시키는 보편적인 재미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겐 영웅 탄생 신화가 베어있기도해서 단순히 깔깔거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교육적이기까지 하고 부모들은 자신들을 키워준 모성애를 추억하며 가슴뭉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처럼 보편성을 지향하는 컨셉이기때문에 뭔가 차별되고 특별한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에겐 실망일 수도 있겠다. 이야기도 주제도 장면들도 매우 보편적이다. 어떤 장면들을 보면서 헐리우드 영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장면 장면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다... 2011. 12. 5. 22:24
카운트다운 - 두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초반에는 범죄물 느낌이 났고 중반까지도 그럭저럭 한국형 액션 장르로 재밌게 달렸는데 후반부에는 느닷없이 감성 멜로드라마로 바뀌었다. 관객의 예상을 뒤엎으면서 감동을 주려고 했던 의도였는지 장르 파괴를 통해서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주려고 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재미도 감동도 두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이 영화의 감독이 신선한 감동과 재미를 주었던 '애자'를 만든 감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후반부는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만약 결론을 그렇게 맺기로 작정했다면 초반, 중반을 드라마적인 장르로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표현했어야 관객이 영화를 재밌게 봤을 것이다. 어쩌면 감독은 평범한 장르 오락 영화를 탈피하여 신선한 감동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가지 장르를 맛깔나게 혼합하.. 2011. 12. 2. 22:17
고지전 - 체제들의 전쟁에 사라지는 민초 종전 시점의 한국전쟁의 어떤 치열한 전장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한국전쟁의 의미, 남북 체제의 의미, 참전한 군인의 존재성, 인간의 존엄성 등등을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솔직히 재미도 있었다. 다만, 깊은 감동은 느낄 수 없었다. 상업영화가 꼭 깊은 감동까지 제공해야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정도 퀄리티의 국내 제작 영화라면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국내 전쟁 영화와 다소 차별화된 국내 전쟁 영화쯤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랬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곳곳에 대중적인 웃음코드를 넣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내 느낌으로는 썩 재밌지는 않았지만 현대 보통 관객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재밌어할 수 있는 장면이라는데는 동감한다. 영화 '써니'에서도 그런 장면은 많았다. 한국처럼 크지 않은.. 2011. 12. 1. 22:04
최종병기 활 - 서부영화 구출 시퀀스 중후반에 비해서 초반 시퀀스가 다소 엇박자스럽게 느껴졌지만 요즘 현대 관객들의 취향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가 흥행했던 것도 납득이 안되는 건 아니다. 현대 국내 관객은 선악이 분명하고 선이 이기는 간결한 스토리에 액션이 화려한 영화를 좋아한다. 이 영화는 수많은 관객들에게 만화와 영화를 통해서 익숙한 '서부영화식 구출 시퀀스'라는 것이 주인공의 여동생이 결혼식을 올리는 중에 청나라 군사가 벌때처럼 쳐들어와서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가기 전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소 짧지 않았던 그 전까지의 장면들에서는 이후의 전개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의 전개를 상상했었는데 (스릴러적이거나 범죄물적인 드라마성 사극?) 다른 방향으로 전개한 구성미가 매끄럽거나 익숙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떤이는 이런 점을 신선.. 2011. 11. 30. 21:16
스탠리 큐브릭 다큐 (Stanley Kubrick A Life In Pictures, 2001) 2001년에 나온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다큐다. 그는 1999년 3월에 죽었다. 그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실제 년도까지 살지는 못했지만, 문득 궁금한 점은, 영화가 개봉한 1968년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30년후 2001년에는 달에 인간이 상주하고 목성으로 탐험대를 보낼 수 있을거라 상상했을까? 아무튼 2001년보다 10년이나 훌쩍 지난 2011년 현재까지도 그런 일은 '모여라 꿈동산'에 나올법한 이야기다. 이 다큐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영화를 중심으로 감독으로써 그의 삶을 간결하게 조명했다. 간간이 실제 그의 개인적인 삶과 부인, 자식에 관해서도 보여준다. 다소 놀랐던 점은, 기존에 내가 상상했던 큐브릭과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의 파격적이고 혁신적이고 인습타파적인.. 2011. 11. 14. 12:30
트리 오브 라이프(2011) - 올해의 영화 대개 파격적인 형식미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젊은 천재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언제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테렌스 맬릭' 감독의 이전 작품을 못 봤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를 보고 '이렇게도 영화를 훌륭하게 감동적으로 만들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용만으로 치자면 큰 임펙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의 이야기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 아버지, 소년의 사춘기 이전 성장기,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이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는 내용에 비중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용을 관객 친화적인 방식의 이야기성으로 구성하지도 않았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보통 영화적인 형식이 아니란 뜻이다. 내용을 가지고 이 영화를 평이하다고 평가하는 것.. 2011. 11. 8. 11:17
푸른 소금 (2011) 화사한 색감과 나른한 영상미도 괜찮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내용이 지루했다. 몰입도가 떨어졌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긴장감이 상승하면서 가파르지 못하고 그냥 평이했다. 그렇다고 미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감수성과 분위기의 영화는 아마도 1990년대에 유행했었던것 같다. 그때 스타일과 감수성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았고 (그때는 다소 칙칙하고 비극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현시대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러나 웬지 붕뜬 느낌, 덜익은 빵 느낌, 속이 완전히 익지 않은 훈제치킨 느낌이 났다. 언밸런스 멋부리기? 요즘 시대에 멋부리기가 나쁘다고 볼수는 없지만 결과물이 자연스럽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아싸리 구수하게 한국적인 분위기가 더 좋았을 뻔 했다. 국내 영화에서.. 2011. 11. 7.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