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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모비딕,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두 여자, 간츠 모비딕 (2011, 국내) 별로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몰입도가 높고 흥미롭게 보았다. 주조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특히 배우 황정민의 연기는 높은 경지에 올랐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야기 구성은 치밀하고 짜임새있고 끝까지 고무줄같은 긴장감의 완급을 놓치지 않아서 좋았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왜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 했을까를 생각해봤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절정이 아니라서 그렇지 높은 편이다. 문제는 소재에 있는 것 같다. 소재가 현시대 젊은 관객들이 무척 보고싶어하는 것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가 권력을 뒤에서 좌지우지하는 모종의 세력이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국내에도 있다는 설정인데, 이와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 영화, 소설들이 헐리우드 영화, 미드, 일드를 통해서 국내 관객들은 수없이 많이 .. 2011. 11. 1. 13:49
통증(2011) - 세상의 끝에서 만난 연인들 늦은밤 잠이 안와 문뜩 감상했는데 꽤 좋았다. 처음부터 몰입도가 높았다. 영화는 처음 5분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꼭 그 시간이 중요한 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에 관객을 몰입시키는 어떤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감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아주 강렬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멈추게 하는 의식을 날려버리는데 충분했다. 처음부터 끝가지 멈추지 않고 바로 봤다. (물론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 팔이 튀어나와 나를 의자에 강제로 앉힌 것은 아니다. --;) 세상의 벼랑 끝에 놓여있는 두 연인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도 내 딴에는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침울한 분위기가 국내에서의 흥행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 국내 관객들은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좀처럼 영화에서 보고 .. 2011. 10. 28. 11:10
써니(2011) - 통속적이지만 잘 만든 영화 생각해보면 현재를 기본으로 하고 80, 90년대를 교차편집하는 여고생들의 우정 드라마는 현대 한국영화에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 남학생 위주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신선한 느낌으로 볼 수 있었다. 영화 자체는 영상미도 수준이상이고 균형있게 잘 만들어졌다. 여러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현재, 과거, 판타지를 왔다갔다하는 영상서술도 매끄럽고 부담스럽지 않고 좋았다. 어떤 웃음 코드들이 나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모든 장면들이 모든 관객의 입맛에 딱 맞을 수는 없는 노릇) 초반에서 후반까지 늘어지지 않으면서 그 통속적인 현대 로맨틱 드라마의 수위를 잘 유지했기 때문에 뒤끝도 깔끔하고 통일성이 있어서 좋았다. 어떤 장면에선 너무 지나치게 좋은 쪽으로만 판타지를 만든 건 아닐까, 라.. 2011. 10. 27. 17:41
더 브레이브(True Grit 2010) 극단적 예술성을 겸비한 리얼리즘 서부극은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용서받지 못한 자'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쪽 장르에 가깝다. 그렇지만 따분하지 않고 칙칙하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처절하지도 않고 드라마적인 서부극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느낌을 받은 서부극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 봐서 통상적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서부극 패턴은 아니다. 보통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커피 전문점에서 손작업을 많이 해야하는 고급 커피에 비유한다면 이 영화는 원두커피에 비유될 수 있겠다. 그런데 원두 자체가 꽤 진국인 거다. 처음보는 여자아역의 연기도 매우 좋았지만 뭐니뭐니해도 술주정뱅이 애꾸눈 총잡이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닉 놀테'를 닮은 듯도 한데 이런 얼굴형의.. 2011. 10. 9. 09:29
7광구 - 영화속 괴물에겐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야한다 7광구 소문만큼 나쁘지는 않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캐릭터는 당연히 주인공이겠지만 그 다음으로는 괴물일 것이다. 그런데 괴물이 일관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못 하고 그 어떤 치명적인 매력조차 없다.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조커... 악당이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객은 주인공보다 이들에게서 영화적인 재미를 더 많이 느낄 것이다. 7광구의 심해괴물은 수족관을 깨고 나올 때부터 이미 꽤 덩치가 컸는데 사람들은 녀석을 너무 못 알아본다. (마치 에일리언처럼 처음에는 매우 작았고 매우 급속하게 성장하는 녀석이라면 그런 것에 관하여 묘사했어야 할 것이다. 괴물은 짧은 컷이지만 이미 큰 상태에서 원통형 수족관 유리벽을 깨고 밖으로 나왔다) 아무튼 자신을 빨리 찾아내지 못 .. 2011. 10. 8. 10:37
카무이 외전 (2009, 일본) 영화 '상실의 시대'에서 주인공 와타나베를 연기한 마츠야마 켄이치의 분위기가 인상적이어서 이전 작품을 찾아봤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재일교포 감독으로 유명한 최양일 감독의 영화를 언젠가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마침 그가 만든 영화여서 관심이 첨가되어서 감상했다. 꽤 전에 '카무이(Kamui)'라는 일본 만화가 영문판으로 번역출판되었는데(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스캔본 만화를 보고 알았음) 선 굵은 투박한 그림체(국내 만화가 중에 방학기, 이두호 화백이 이런 류의 그림체)가 인상적이었는데 전부 읽어보지는 않았었다. 서구권에서 나름 인기를 끌었던 만화였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영화로 만들어지는데 수월했을지도 모른다. 당연히 프랑스어판 만화책도 있고 DVD도 있다. 참고로 대개 일본 만화가 영문판으로보다 .. 2011. 4. 9. 16:30
프로포즈 데이(Leap Year 2010)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순전히 영화 '더 파이터(The fighter 2010)' 때문이다. 주인공 미키 워드(마크 윌버그 분)의 연인으로 나왔던 샬린 플레밍(에이미 애덤스 분)의 연기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이미 애덤스('더 파이터'에서 처음 알게된 배우)의 최근 작품을 하나 골라서 봤는데 그 영화가 '프로포즈 데이(Leap Year 2010)'였다. 캐릭터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더 파이터에서의 샬린과는 전혀 상반되는 캐릭터인데, 대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도시 여자쯤 된다. 세상 시류에 민감하고 세인들의 평판을 의식하는 그러나 매우 열심히 사는 평범한 도시생활녀, 다소 푼수끼도 있지만 그렇게 악의는 없고, 마침내는 자신의 내면의 순수한 사랑을 알아보고 찾게 되는 .. 2011. 4. 5. 15:03
상실의 시대(Norwegian Wood, 2010, 일본) 먼 옛날 군대에 있을 때 내무반에서 쫄병은 책을 읽을 수 없었는데, 최고참들이 제대하고나자 가능해졌다. 그때 누군가 휴가 갔다가 들고 온 책 중에 '상실의 시대'도 있었다. 그당시 읽은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세월이 지난 후 언젠가 읽었었다. 스토리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분위기는 지금까지도 기억 속에 안개처럼 서려있다. 영화는 그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아련하고 먹먹함... 예술적인 영상미가 돋보였다. 순수문학에 속하는 하루키의 소설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순수영화(예술성이 강조된 영화)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그렇게 상업적이지는 않다. 보통 일반인이 감상하기엔 지루하고 불친절하고 낯설 것 같다. 늪 같은 저수지 옆에 나무와 함께 서 있는 주요 인.. 2011. 3. 21. 14:50
김종욱 찾기, 째째한 로맨스, 이층의 악당 김종욱 찾기 (2010, 국내) 미지근할거라 예상하고 봤는데 의외로 재미가 있는 편이었다. 그 증거는 상영 중간에 끊지 않고 한번에 쭉 봤다는 점이다. 아주 흥미진진하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솔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너무 순정만화적인 분위기가 의외로 몰입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냈다. 원래 오리지널 작품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그 장르에서는 찰떡궁합이었는지 모르지만) 영화 장르에서는 현대 시류에 맞게 좀더 리얼리티를 살려주고 순정만화적인 요소를 줄였더라면 더 좋았을거라 생각해본다. 아마도 이런 분위기의 영화가 몇 년 전에 나왔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반응을 얻었을 것이다. 내용은 달라도 전체적으로 이런 분위기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TV나 영화로 종종 있어왔기 때문에(대표적인 .. 2011. 2. 13. 17:59
블랙 스완(Black Swan 2010)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에는 그만의 냉기가 서려있다. 그러나 그 냉기는 보편적인 인간의 깊은 곳에 서려있는 서리같은 것이어서 무릇 관객은 결코 쉽게 외면하지 못 한다. '얼음 동굴을 통과하는 혹한의 꿈'같은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겠다. 대개 어떤 분야던지 높은 고지에 등극하려면 미지의 고통과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 이미 수많은 고대 영웅 신화가 말하고 있는 요점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영토를 넓히거나 지키는 영웅이 중심인물이었지만 현대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비범한 자'가 우뚝 올라서서 세계를 정복한다. 같은 예술 분야에서도 수많은 분야가 있다. 이 영화는 최고 고지에 오르려는 발레리나의 고통과 고뇌를 리얼리즘적이면서 판타지적인 혹한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블랙 스완(Black Swan)'. 영화 .. 2011. 2. 5. 00:17
영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2010) 훌륭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감명 깊게 감상하지도 않았고, 캐릭터에 감동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차갑고 신경질적이고 철두철미한 천재 주인공을 보통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지 않을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추천했다가 비난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말을 아끼지만, 순전히 개인적으로는 매우 의미심장하게 본 영화다. 포장을 겉어낸 실제적인 영웅의 야누스적인 얼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거장 감독이 만들었고 미국에서 꽤 흥행했다는 것을 알고서 나름 기대감도 품고 감상했는데, 역시나, 한국에서도 꽤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핀처 감독이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흥행이 별로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런 컨셉의 영화에서 대다수의 보통 한국 관객이 갈망하는, 은연 중에 기대하는 스토리는 고진감래 끝에 .. 2010. 12. 12. 02:17
해결사, 내 깡패 같은 애인, 시라노 연애조작단,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골든 슬럼버 해결사(2010) 시원스럽고 속도감있고 치밀하고 담백하고 쿨한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리 좋지도 않았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패턴이 진하게 느껴졌다. 초반에는 흡인력 있게 관심이 끌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대략 중반부터 치밀함의 맥이 풀렸다. 재미도 약해졌다. 종반에는 많이 봤던 패턴으로 쉽게 마무리를 짓는 것 같아 아쉬웠다. 어쩌면 편집된 장면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주인공 강태식(설경구 분)이 자기 집에서 죽을 운명에 처했을 때 선한 형사들이 특수부대원처럼 로프를 타고 내려와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장면(전혀 그럴만한 캐릭터들로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 더)... 마치 그리스 연극에서 절체절명에 빠진 주인공에게 불쑥 전능한 신이 나타나 해결해주고 결.. 2010. 11. 26.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