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칼럼, 단편

(시) 감싸고

김곧글 Kim Godgul 2009. 3. 5. 17:43


감싸고

김곧글

강아지 코가 새빨갛네

이리 와 여기 자 자

아랫목이랄 건 없지만

거기보단 좀 나을거야.


밤부터 새벽까지 펑펑

함박눈을 몰고 별이 쏟아진다.

눈 덮고 별빛 쬐며 꿀잠 자자

크르렁 크르렁 크르렁 푸우~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우드득!

꼭꼭 숨은 별카락을 찾았다.

쌓인눈 속 눈으로 목욕시켜 반짝반짝

강아지는 눈 부비며 으르렁 등을 돌린다.


크르렁 반짝반짝 으르렁

나는 별의 등짝을 감싸고 별은 강아지의 등짝을 감싸고

강아지는 세상을 감싸고

아무도 깨지 않은 순수한 새벽이 언제까지나 그대로일거라 약속한다


2009년 3월 5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