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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칼럼, 단편

[시] 솜사탕 (Cotton Candy)

by 김곧글 Kim Godgul 2019. 3. 4. 00:31

Cotton Candy




솜사탕



솜사탕을 들고 구름을 타고 숲으로 날아라.
솜사탕을 들고 구름을 타고 냇가를 스쳐 날아라.



반달곰이 잡아먹는 연어 맛있겠다.
붉은 살, 와사비 섞은 간장에 찍어서 한 입 쏙.
녹는다 녹아. 입안에서 녹는다. 솜사탕처럼 녹는다.
건배하자 반달곰아
치어스



솜사탕을 들고 구름을 타고 바다로 날아라.
솜사탕을 들고 구름을 타고 심해로 들어가라.



수염고래가 잡아먹는 새우 맛있겠다.
투명한 살, 껍질 벗겨 초고추장에 찍어서 오물오물.
녹는다 녹아. 혀 위에서 녹는다. 솜사탕이 따로 없구나.
남자의 심연에서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구나.
식곤증으로 기절했다가 깨어나면 고래 배속.
당장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 심해에 있기 때문, 배려심 있는 고래.
숨을 쉬러 수면으로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허기지면 밥이나 해먹자, 고래밥.



2019년 3월 4일 김곧글(Kim Godgul)




footnote) 고래밥[Go-rae-bap] means food that whales eat and it is also a popular snack name in Korea for a long time. [google’s image link]




ps. 이 시는 수년 전에 적었던 시이다. 특별한 어느날 맛있게 먹었던 산해진미을 생각하며 적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