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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시(Habacy)

'모래 알갱이 우주' 사이는 우리내 입장에선 절대무(absolute nonexistence)

by 김곧글 Kim Godgul 2008. 9. 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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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주가 모래 알갱이 한 개 만 하다면 전체 우주는 끝없는 모래사막이다. 실제 모래 알갱이 사이 공간은 극히 비좁다. 붙어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모래 알갱이 반지름 만큼 떨어져 있고 공기가 채우고 있다 해도 별 문제 없다. 모래 알갱이 우주 사이는 어떨까? 뭐가 있을까?

우리 우주는 크고 작은 입자의 세계다. 관찰 수 있는 것도 있고, 정확히 관찰할 수 없는 것도 있고, 아직 존재만 예측하는 암흑 물질(dark matter, 우주에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에너지가 적은 큰 입자로 구성된 물질)도 있다. 그 외 신만 아는 무명씨 존재도 있을 것이다.

현대 물리학자들은 우리 우주의 나이가 대략 100~200억년쯤이라 예상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는 죽는다 흩어진다 소멸한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 모인다 성장한다. 그 섭리는 우주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한다. 언젠가 지구는 매마르고 태양은 연소하고 우리 은하계는 소멸하고 철이와 메텔의 행선지 안드로메다도 그렇다. 마침내 우리 우주의 휘황찬란한 별들은 모두 소멸한다. 우리 우주의 주검은 캄캄한 암흑 속에 입자(실재하는 모든 입자)들만 유유히 헤엄치는 거대한 공간이 될 것이다. 사막의 오아시스마냥 크고 작은 블랙홀이 입자들을 유혹할 것이다. 마침내 시간과 공간도 소멸할 것이다. 몇 백억 년, 몇 천억 년, 그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 오직 신만 알고 있다.

한 때 우리 우주를 구성했던 입자들이 아직 존재하는 영역은 여전히 우리 우주다. 우리 우주 모래 알갱이란 의미다. 그러나 암흑으로 가득찬 모래 알갱이가 언제까지 우리 우주라고 할 수 있을지 인간의 능력으로는 헤아릴 수 없다.

축제날 불꽃놀이에서 마지막 불꽃이 활짝 피었다 사라졌을 때 어느 순간까지 '불꽃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입자 종족들도 생사를 반복하겠지만 어쨌튼 우리 우주의 경계선(가장 먼 곳)까지 존재한다. 모래 알갱이의 겉면까지 모래 정체성이다. 이들도 언젠가 소멸하고 명줄 긴 입자들도 언젠가 소멸하고 존재하는 입자들도 서로 더 멀리 떨어져서 지들이 같은 고향 우주 출신이란 걸 망각할 정도로 멀어지고, 자신들의 정체성도 전혀 다른 존재로 변화되고... 마침내 우리 우주는 '한 때 우주가 여기 있었노라'는 표시로 몇몇 입자와 블랙홀이 로또 복권 마냥 산재하는 광대한 공간이 될 것이다. 시간과 공간도 완전히 소멸하기 전까지 어쩌면 입자 한 개와 한 개 사이의 평균 거리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의 거리 만큼일지도 모른다.

그 사이 공간은 '절대무(absolute nonexistence)'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입자도, 그 어떤 에너지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완전히 빈 공간이다.

물질을 무한에 가깝게 쪼개고 쪼개서 '더 쪼개면 물질이 아니다'할 정도까지 쪼갠다고 가정하자. (또는 더 이상 쪼개면 '없을 수도 있지만 대개 존재하는 무엇' 경계선을 넘어서 '존재할 수도 있지만 대개 없는 무엇' 쪽으로 기울었 때를 말한다) 최후의 물질 정체성 입자가 존재하는(평소 떠다니는, 운동하는 영역) 공간이 있겠고,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있을 거다. 또한 에너지(힘)이 영향을 끼치는 공간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공간이 있을 것이다. 완전 무결하게 어떤 물질 정체성 입자도 존재하지 않고 어떤 에너지도 영향을 끼치지 않는 공간이 '절대무'다. 절대무는 우리 우주에 크고 작게 존재한다. (어떤 의미에선 '거의 절대무'가 더 정확한 표현일 듯 하다)

절대무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모래 알갱이 우주 내부에 존재하는 '내부 절대무'와 외부에 존재하는 '외부 절대무'다. 차이점은 블랙홀 후손, 근원체, 근원시공간체의 유무다. '외부 절대무'는 '내부 절대무'와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을 헤아릴 수 없다. 시간과 공간은 모래 알갱이 우주가 태어나면서 생겨난 존재이고 생사의 운명을 함께 한다. '근원체'란 모래 알갱이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입자를 탄생시키는 '어떤 무엇'이다.

'외부 절대무'가 글 앞부분 질문에 대한 답이다. 실제 모래 알갱이 사이에 지구 대기가 채워져 있듯이 모래 알갱이 우주들 사이는 '외부 절대무'로 채워져 있다.

신은 조화와 균형을 좋아한다. 모래사막 우주의 섭리다. 모래 알갱이 우주의 시간과 공간과 입자들은 시간과 공간과 입자가 없는 곳, 외부 절대무 쪽으로 팽창한다.

우주 알갱이 사이의 거리는 가늠할 수 없다. 시간과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떤 우주 알갱이에서 그 어떤 우주 알갱이로 이동하는 가치, 의미는 동일하다. 어떤 알갱이에서 그 어떤 알갱이로도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모래 알갱이 우주 무한개를 모두 합친다 해도 외부 절대무와 비교할 수는 없다. 전체 집합 속에 부분집합이 무한개 있다고 전체 집합이 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모래 알갱이 우주도 명줄이 다해 소멸하게 될 때 (모래 알갱이 우주라는 정체성을 잃는다는 의미) 시간과 공간도 소멸되고 결국 외부 절대무에 포함된다.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듯이 모래 알갱이 우주도 태어나게 한 곳으로 돌아간다. 우주가 죽더라도 살아남은 거대한 몇몇 블랙홀은 외부 절대무에서 블랙홀 정체성이 변화될 것이다.

변화된 블랙홀은 외부 절대무에 존재하는 근원체, 근원시공체, 또 다른 어떤 무엇을 흡수한다. 시간과 공간이 없는 곳에서 블랙홀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블랙홀은 자신이 우주 알갱이 속에 있을 때 빨아들인 입자들과 어떤 반응이 일어날 때까지 외부 절대무에 존재하는 물질, 에너지를 꾸준히 수집한다. 때로는 다른 우주 알갱이에서 생겨난 블랙홀과 합쳐지기도 한다. 모든 블랙홀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 중 몇몇은 어느 순간 특별한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빅뱅(Big Bang)'이다. 새로운 모래 알갱이 우주가 탄생함을 의미한다.

모래 알갱이 우주는 무한개지만 외부 절대무 전체집합에 포함된다. 모래사막 우주는 외부 절대무에 포함된다는 뜻이다. 외부 절대무의 또 다른 외부란 없다. 공간이 없기 때문에 안과 밖이 일체라고 할 수 있다.

또는 '없는 것' 밖에 '없는 것'은 자기 자신일 뿐이다. '없는 것' 밖에 '존재하는 무엇'은 '없는 것' 안에 '존재하는 무엇'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없는 것 밖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부 절대무 밖에 또 다른 무언가 존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또는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신의 뜻이다. 신의 실천이다. 신의 의지에 의한 조화, 균형, 순환의 섭리다. 모래 알갱이 우주도 이 섭리를 따른다. 인간의 사고로는 가늠할 수도 헤아릴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인간은 신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 때 신의 은총을 가장 많이 받는다.

신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신 자신의 세계가 조화롭고 균형있게 순환하는 섭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인간은 언젠가 신을 닮은 존재로 변신될 가치의 미물(cute being)이다. 인간은 신의 정원 모래사막 우주의 섭리를 따를 때 모래 알갱이 우주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신의 뜻에 따라 윤회하는 삶을 지속한다. 인간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신의 섭리 레일(rails)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신의 레일은 수많은 모래 알갱이 우주 겉과속을 넘나들며 윤회한다. 티켓은 오직 하나, 조화와 균형과 순환의 섭리를 지키며 자신의 삶을 소신있게 일궈나가는 것 뿐이다.

언젠가 신은 누군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을 것이다. 오늘일 수도 있고 내일일 수도 있고 수천억년 후일 수도 있다. 언젠가 신에게 안겨진 인간은 신을 닮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신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 누군가는 모래사막 우주의 어떤 모래 알갱이 우주에 신의 뜻을 대행하기도 한다. '신의 품에 끌어안기다'라는 것은 천국, 열반, 해탈, 영원... 지구 상에 진실된 몇몇 종교에서 가리키는 궁극의 행복한 영원한 삶의 실체다.

2008년 9월 9일 김곧글 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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