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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굴레를 해탈하려는 맑은 청춘의 영상시 -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 미국)

by 김곧글 Kim Godgul 2008. 10. 2.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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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누구나 한번쯤 꿈꾸거나 계획한다. 벗어나고 싶다. 나를 둘러싼 이 모든 세속 굴레. 어떤이는 그 굴레를 행복하게 즐기며 수용하기도 한다. 어느 쪽도 정답일 수 있다. 이 영화는 벗어남을 아련하게 그린다.

탄탄대로가 보장된 젊은이가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모든 걸 버리고 무의 삶을 선택한다. 붓다가 그랬고 꽤 많은 명작의 단골 주인공이다. 이 영화 주인공 알렉스도 그렇다. 실화였다.

북미를 여정하는 헤르만 헤세 풍이다. 질풍노도 감수성이다. 문학적이다. 예술 영화 감수성이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다. 알렉스는 평범하지만 진실되게 사는 사람들과 만나서 인식의 성장을 이룬다. 주변사람은 잘 모르는 불행했던 자신의 과거도 어느 정도 치유된다.

낭만적이다. 이렇게 풋풋하게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홀로 몇 달 간 배낭여행을 떠났을 것이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처럼 섬뜩한 미국 컨추리를 홀로 여행한다는 것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무엇이 이상향인지 망각하지 않는 점이 중요하다. 좋은 것을 좋다고 느끼지 못 하는 삶이야 말로 진실로 불행한 삶일 것이다.

근사하고 담백한 액션 장르 오락 영화를 보며, 흥행이란 무늬가 박힌 보편성 드레스를 입은 멜로 드라마를 보며, 칼부림 총질 난무하는 단순 영웅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어 복잡한 세상을 웃어주며 망각해보는 것도 좋지만, 문뜩 머릿속에 '내 삶이란 무엇일까?' 떠오른다면 영화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가 선택받을만 하다. 혼자 읽는 책처럼 혼자 보면 더 좋다.

대부분 비록 영화 속 주인공 알렉스처럼 인상적으로 살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 느낌을 헤아리며 일상 속 사소한 것에서 교감한다면 행복을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강렬하지 않다. 신파조도 아니다. 문학적이다. 그러나 아련하게 메아리 친다. 그리고 멀리 보게 해준다. 자신의 삶을.

'진정한 행복은 나누는 것이다' 알렉스가 적은 문구다.

2008년 10월 1일 김곧글 Kim Godgul

ps: 펄잼(Pearl Jam)의 보컬 에디 베더(Eddie Vedder)의 솔로 앨범을 알게되서 찾아봤다가 앨범 타이틀과 동명 영화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를 보게 됐다. 배우 '숀팬'이 시나리오 썼고(소설 작가는 '존 크래카우어') 본인이 감독했다. 온몸으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여운이 메아리치고 언젠가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모던 포크 느낌의 에디 베더의 사운드트랙이 괜찮다. 음유시인이 읍조리는 영혼의 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