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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킥애스(Kick-Ass), 이끼(Moss)

by 김곧글 Kim Godgul 2010. 10. 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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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애스(Kick-Ass, 2010)

만화적이면서 동시에 영화적인 스타일리쉬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고 B급 정서의 캐릭터들과 스토리가 괜찮았다. 초반에는 흡인력있는 매력을 느끼지 못 했다. 그런데 '힛걸'과 '빅대디'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흥미로워졌다. 만약 이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다소 미지근한 이야기가 됐을 뻔 했다. 힛걸을 연기한 '클로에 모레츠'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미국판 '렛미인(Let Me In)'에서도 뱀파이어 '애비(원작에서는 엘리)'를 연기했다는데 기대된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만화적이면서 B급 정서지만, 힛걸의 활약은 스케일이 크지 않으면서도 근사하고 재밌게... 게다가 은근히 감동까지 밀려오게 표현한 액션 영상미가 출중했다. 표현력이 신선하고 독특해서 좋았다.

슈퍼 히어로물이지만 수많은 여타 블럭버스터 슈퍼 히어로물과 확실히 차별되어 보인다. 스파이더맨처럼 큰 성공을 거둘 것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매니아층을 형성할만큼 매력 있는 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 잘 만든 B급 정서 영화가 그렇듯이 말이다.

뻔한 스토리여서 다음 2편이 기대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오면 안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럭저럭 신선한 재미를 느꼈으니까 말이다.


이끼 (Moss, 2010)

원작 만화를 흥미진진하게 봤었기 때문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큰 만족감을 얻지는 못 했다. 분명히 영화 여기 저기에서 정성을 들인 흔적이 역력히 느껴진다. 그러나 영상미는 심리 스릴러물로서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닭살이 돋을만큼 심리적인 영상 표현력이 좀더 깊고 치밀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원작 만큼은 했지만 원작을 봤던 관객은 원작을 넘는 또는 차별화되는 영화만의 감동을 기대했을 터인데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영화를 못 만든 것은 아니다. 그런대로 볼만했다. 원작을 충실히 각색했다. '잘하는 사람'과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의 차이는 아주 작은 몇 % 정도일 것이다. 솔직히 이 스토리를 영화로 잘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강우석 감독이 오래동안 주력했던 장르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정도면 괜찮았지만, 원작을 알고 있는 대다수의 관객은 더 높은 경지의 영상을 원했을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이런 장르는 아주 잘 만들지 않으면 흥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럭저럭 흥미롭게 봤다. 아마도 먼 훗날 몇 십년 후에 어떤 감독에 의해 다소 각색되어 리메이크될 가능성도 높은 작품이다. 그만큼 원작에 오묘한 매력이 있다. 스케일이 크지 않으면서 인간과 사회와 문명에 관한 많은 은유를 겉으로 노골적이지 않게 담을 수 있으면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글: 이끼(2009, 국내) - 한국적인 고딕풍 스릴러


2010년 10월 2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