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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글(Tolgul)

메타 문자 체계(Meta Writing System) 톨글(Tolgul)

by 김곧글 Kim Godgul 2010. 10. 3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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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문자 체계 톨글은 경우에 따라 '메타 문자(Meta alphabet)'의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다. 메타 문자 체계(Meta Writing System)란 '문자 체계 자체를 표기하는 문자 체계'를 말한다.

현재 전 세계 일정한 지역에서 사용되는 문자 체계의 대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어떤 형태 또는 의미를 표기하는 기호 체계(표의문자)이고, 두번째는 인간의 발음을 표기하는 기호 체계(음절, 음소 문자)이다. 그런데 메타 문자란 두 가지 문자 분류에 포함되지 않고 여러 문자 체계 자체를 표기하는 기호 체계이다.

예를 들어, 0부터 9까지 총 10개의 서로 다른 숫자 기호를 사용하여 '091' 이렇께 표기하면 한글 자음 'ㄱ'이고, '876' 이렇게 표기하면 모음 'ㅏ'이라는 식으로 정의하고 마침내 한글이 표기할 수 있는 모든 글자를 0부터 9까지 총 10개 기호로 표기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을 때 0부터 9까지 숫자들은 '메타 문자 체계'라고 또는 메타 문자의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로 실질적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메타 문자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해 보인다. 그 이유는 아라비아 숫자 자체는 인간의 의식, 무의식 속에 본래의 산술적인 의미가 너무나 깊게 베어있어서  현실 세계에서 여느 문자 체계처럼 사용되기 힘겹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만약 이 시간부터 한글 자음 'ㄹ'은 3을, 'ㅂ'은 4를, 'ㅎ'은 7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한글을 아라비아 숫자 체계에 대한 메타 문자 용도로 써서, ㄹ + ㅂ = ㅎ 이라고 한다면 혼란스러운 이치와 같다. 이때 이미 한국인에게 한글은 본래의 음소 문자 의미가 의식, 무의식적으로 깊게 베어있어서 다른 용도(메타 문자 용도)로 사용되기에는 많은 정신적인 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그렇기 때문에 메타 문자의 용도라면 기존의 문자 체계가 아닌 새로 만들어진 기호 체계가 훨씬 유용할 것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기호 체계 톨글은 본래 추상 문자 체계로써 만들어졌지만, 현재까지 톨글 체계를 의식, 무의식적으로 깊게 숙지하고 있는 (한글 또는 알파벳처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추상 문자 체계로도 메타 문자 체계로도 사용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물론, 세월이 많이 흐른다면 둘 중에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중국인들이 한자를 로마자를 빌려 표기하는 경우, 일본인들이 로마자를 빌려 일본어를 표기하는 경우, 베트남 사람들이 로마자를 빌려 베트남어를 표기하는 경우에 넓은 의미에서는 로마자가 메타 문자 용도로 쓰였다고 볼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정확한 의미로는 메타 문자 용도로 쓰였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 경우에 각각의 언어 발음을 로마자를 빌어 표기한 것이지 각각의 문자 자체(한자, 일본 문자, 베트남 한자)를 로마자로 표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정확한 메타 문자 용도는 여러 개의 언어가 아니라 여러 개의 문자 체계 자체를 표기하는 문자 체계이다.

톨글이 메타 문자 용도로 사용되는 예는 다음 기회에 올려질 예정이다.


2010년 10월 31일 김곧글



PS: 가을이 깊어간다. 요즘 모기들은 수명이 길다. 뿐만 아니라, 바바리코트도 뚫고 흡혈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