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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2

구정 최근 역전 풍경 중에 예전과 달라진 점은, 지하철 맞은 편에 앉은 대부분의 사람들 심지어는 허르스름하게 차려입은 블루 칼라 중년까지 무가지 신문조차 없는 공휴일이라 뻘쭘한 기류를 떨쳐내려고 스마트폰에 몰뚜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지만, 뭐니뭐니해도, 역전 대합실에 동남아 출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이미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풍경이 되긴 했다. 김홍도가 다시 태어나 풍속도를 그린다면 '역전'이라는 작품도 그려질 가능성이 높고, 그 속 인물들로 몽고계(한국인 포함) 뿐만아니라 여러 아시아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장면도 넣었을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대개는 떡국, 잡채, 전, 고사리나물을 먹자마자 쇼파에 들어누워 휴대용 IT기기로 게임을 한다. 남자.. 2011. 2. 6. 20:05
2월의 눈발, 병행 읽기 2월의 눈발 일일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2월에 함박눈을 본 지가 꽤 오래만인 것 같다. 정말 그런 건지, 일일이 날짜를 확인하며 눈발을 기억하지는 않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아니다. 왠지, 2월에 함박눈을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춘도 지난 겨울의 끝자락에 만나는 함박눈이 아침부터 쏟아져 내렸다. 대로에는 쌓이지 않아 창문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비가 내렸을 때와 비슷한 거리의 차량 소음이 들렸었다. 인터넷 뉴스를 클릭하다가 '대설주의보'라는 문구를 접하고 창문을 열었던 것이다. 마치 하얀 공기 덩어리가 세상을 채우는 것 같은 함박눈이 내 눈 속에 들어왔다. 내 눈은 투명해졌고 내 마음은 순수해졌다. 밤이었다면 더욱 운치 있었을 것이다. 구름을 타고 떠내려가는 달빛을 받으며 내리는 함박눈, 창문을.. 2010. 2. 12.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