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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현대 서민 현대 서민 이 세상은 아무것도 아니지 태어나고 죽는 곳 그 와중에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강함과 약함이 대결할 뿐 강함과 약함은 상대적이면서 각자 스스로의 사고일 뿐 술에 강한 자는 술로 만든 게임에서 승패하고 칼에 강한 자는 칼로 만든 게임에서 승패하고 지식이 강한 자는 지식으로 만든 게임에서 승패하고 감성이 강한 자는 강성으로 만든 게임에서 승패한다 그러나 스스로의 굴레에서 탈옥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 굴레는 세월만큼 견고해져서 언젠가 실제로 용이 된 그가 날지 못 할 만큼 철옹성이 되어 버텨서고 그 속에서 그는 무럭무럭 늙어간다 그는 현대 서민 우주를 통달하고, 세속을 정복하고, 삶의 진실을 깨달았다 말한다 그러나 대개는 단지 철옹성을 보수공사한 것 현대 서민, 용이지만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날개가 있.. 2009. 4. 26. 15:17
(시) 글자 글자 텍스트는 하늘을 내리쬐는 햇볕 글자는 생명을 일깨우는 토양 단어는 산들바람이 몰고 온 공기 문장은 투명하고 깊은 강줄기 단락은 멀리 내다뵈는 풍경화 속 산수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종이는 나무의 환생 숯은 나무의 명예로운 가죽 먹물은 우주를 헤엄치는 대왕문어의 열변 볼펜똥은 기름진 땀방울 수성펜은 고양이처럼 물을 만나면 파르르 쭈삣뿌삣 지우개로 하지 말아야 할 것 - 사랑 글자 따라 때밀기 이메일은 만질 수 없지만 종이편지는 가슴에 넣고 다닐 수도 있다 이메일은 스팸 부르지만 종이편지는 스팀 최대로 덥힌 침실로 부른다 키보드는 연필이 운전하는 만원버스 타이프라이터는 퇴역한 기사의 녹슨 갑옷 알파벳 대문자는 겨울 나는 나뭇가지 위에 새 둥지 알파벳 소문자는 부드럽게 녹는 미트볼 스파게티 한자는 .. 2009. 3. 26. 22:09
(시) 군것질 군것질 소망에 밥 말아먹고하늘로 부침개 만들고라면 국물에 다이빙, 다이빙꿀맛 김치 아쉽다 다 먹어서시는 신앙심 깊어 진실만을 기도하고나무 젓가락 발가락은 빨갛고나무 젓가락 허리 부러뜨려 이쑤시면면봉의 솜털이 개털되고성냥개비로 촛불 켜서 캔디 만든다.빨강 배경 입술에 하얀 생크림 깔아주고빨강 피부 썰매로 미끄러져서우물로 다이빙, 다이빙은하수를 가로질러 쾌속 질주 후달에 사는 빨간 눈깔 하얀 토끼에게 떡 얻어먹으면푸른 새벽을 꿰뚫고 거대한 떡볶기 떠오른다꿀맛 떡볶기, 꿀맛 김치, 꿀맛 생크림빨강, 빨강, 하양블랙커피에 설탕 많이 넣으면 다방커피 배꼽 터진다 2009년 3월 24일 김곧글 2009. 3. 24.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