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감상글(Movie)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감상글

by 김곧글 Kim Godgul 2019. 2. 2. 00:57





Queen Live Aid Full Video




국내에서는 실재했던 음악인을 다룬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 영화를 통틀어 가장 흥행한 작품일 것이다. 록음악의 불모지로 통용되는 한국에서 불멸의 클래식 음악가나 빌보드 차드 상위권에 단골로 오르는 대중적인 팝스타가 아닌,  다소 취향을 타는 록스타를 다룬 영화가 대박을 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론, 그룹 ‘퀸(Queen)’이 한국에서도 많이 사랑받던 때는 1980년대이고 그 당시는 한국에서 팝송이 국내가요를 6대 4 비율로 앞지르며 사랑받고 있던 시대였다.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그때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영국의 팝송이 음반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그룹 퀸이 순수하고 골수적인 록음악을 했던 것은 아니고 팝송적인 록을 했었기에 현재 중년들에게 반가운 추억의 팝스타였고 그래서 록음악의 불모지와는 무관하게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중년들의 과거 향수를 흡족하게 해주는 것도 있지만 요즘 20대 젊은세대들도 이 영화를 좋아한 것 같다. 그러니까 거의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중년들만 좋아했다면 결코 그렇게 많은 관객이 들 수 없다. 게다가 중년들은 치열한 생업전선의 전장에서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을 찾아가는 중년들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일부일 것이다. 요즘 젊은 관객들도 이 영화에 흠뻑 매료되어 두 번 이상 관람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드라마틱한 인생사의 매력도 있었지만 영화 자체를 현시대 관객들의 감수성에 맞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인물과 사건의 갈등은 너무 심하지 않게 다루고, 질질 끌지 말고 짧고 굵게, 전체적으로 퀸의 여러 명곡들을 적재적소에서 들려주고, 프레디 머큐리의 사생활을 너무 들춰내지도 말면서 (설령 통상적인 사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반인 관객이 감상하는데 너무 거북스럽지 않게) 수위를 잘 조율하고 미화하고, 그의 삶의 끝자락에서 이타주의적인(박애주의적인) 매우 훌륭했던 부분을 피날레로 장식하면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달했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이언 싱어(Bryan Singer)’ 감독이 ‘유주얼 서스펙트(Usual Suspects, 1996)’라는 초기작으로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매우 촉망받는 감독으로 추앙되었다가 엑스맨 시리즈로 당당히 성공한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명성을 날렸었는데... 그 이후에 그럭저럭 괜찮은 엑스맨 시리즈 말고는 그의 명성에 비하면 이렇다할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성적을 내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그래서 이제는 현장에서 은퇴하는 것이 아닌가 예측되기도 했는데, 이번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로 당당하게 재기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쥔 (감독들이 부러워하는) 감독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감독의 이름도 살펴보지 않고 봤다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나서 매우 놀랐다. 그의 과거 작품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였을 뿐만 아니라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일반 관객처럼 필자도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Rami Malek)’의 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가 이렇게까지 수많은 관객을 매료시킨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라미 말렉일 것이다. 퀸의 다른 멤버들의 연기도 좋았고, 그외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특별히, 영화 ‘싱 스트리트(Sing Street, 2016)’에서 봤던 배우들(루시 보인턴(Lucy Boynton), 에이단 길렌(Aidan Gillen))이 나와서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인 얘기를 첨부하자면, 필자의 경우에 옛날에 그룹 ‘퀸’의 음악에 관심을 갖고 많이 들었던 이유는 보통의 경우처럼 ‘프레디 머큐리’ 때문이 아니라, 리드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때문이었다. 그때는 필자가 한참 통기타(acoustic guitar), 클래식 기타(classic guitar), 전자 기타(electric guitar)를 배워보려고 기웃거렸을 때고, 해외 기타 전문 잡지에 종종 등장하는 퀸의 브라이언 메이 기타 주법도 배워보려고 그의 기타주법서적을 구입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필자에게 음악에 대한 전방위적인 재능은 매우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까마득한 추억의 일부분이다). 아무튼, 퀸의 음악을 들을 때 필자의 경우에는 (보통 대중음악을 듣는 것처럼 듣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특별히 브라이언 메이의 솔로 연주를 빠져들어서 감상하는 편이다.



2019년 2월 2일 김곧글(Kim Godgul) 





관련글: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 라디오 가가(Radio Ga 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