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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시(cut-poem)15

[짤시] 계사년 2013 계사년 2013 뉴비(Newbie) 동이 트는 날 저녁피리소리가 들려오는 뱀굴에서 만나 스네이크와 너구리는쉘 위 댄스? 부비부비는 됐고, 끈적한 커플 댄스 추고 싶어너구리가 섹시한 손을 내밀었건만스네이크는 맞잡지 못 하고 혀끝만 낼름거리다머쓱하게 해피 뉴 이어! 동굴을 나와 걷는 중 생명력의 나무에 메달린 열매 너구리의 손이 닿지 않자 스네이크가 똬리를 틀어 디딤대를 만드고 그 위에 올라 생명력의 열매를 따는 너구리를똬리의 중심으로 떨어뜨려 두 몸은 완전히 하나가 되어 생명력의 열매를 먹는다.생명력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생명력의 꿈을 꾼다. 2013년 1월 1일 김곧글(Kim Godgul) 2013. 1. 1. 17:49
[짤시] 청량한 여름 청량한 여름 종이 위의 세계로 빠져들어봄, 여름, 가을, 겨울 내내 온몸을 실었는데회색 코트만이 가을의 내 마음을 안아주는구나.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싶어, 머그컵에 한 가득빨간 매니큐어가 빨간 입술을 훔치는 순간 농도 짙은 키스를 빼앗기고 싶어, 아무 말 없이 그대에게 하얀 나무의 심장소리를 듣고 싶어언젠가 청량한 여름이 내게 찾아오면 회색 코트를 잠시 벗어던지리라 2012년 12월 20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2. 20. 17:27
[짤시] 입술 입술 내 입술은 황무지를 힘겹게 건너온 당신이오아시스에 우뚝 솟은 나무 위에 올라가허겁지겁 따먹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니랍니다. 남루한 육체를 땅에 눕히고, 마음을 내 쪽으로 기울여고단한 영혼이 곯아떨어지기 전에 내 심장으로 들어와 그래. 내 입술은 당신의 영혼을 치유하는 관문. 다만 이제야 알아봤을 뿐, 둘은 본래 하나였기에제지의 원초력은 무방비 마법에 빼도박도 못하고당신의 영혼을 치유하는 나의 거울은 당신의 거울에서 여울지리라. 2012년 11월 25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1. 24. 19:45
[짤시] 핑크빛 하늘 핑크빛 하늘 때때로 핑크빛 하늘은 먹구름으로 변해서장대비를 쏟아붓는데, 그것은 그저 비일 뿐언젠가 지나가고 햇살은 다시 에너지를 되찾는다. 강물은 굽이굽이 흘러서 바다로 내려가고해수면은 수증기의 유혹에 이끌려 구름 위로 올라가고 빗물은 회귀본능으로 대지에 발라당 눕는다. 한 쪽 눈을 꼭 감아도, 한 쪽 눈만을 확짝 떠도 온 세상은 그저 제자리에 우뚝 버티고 서서때때로 이런 저런 색깔로 팔팔 끓어오를 뿐이다. 2012년 11월 13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1. 13. 21:17
[짤시] 메아리의 꿈 메아리의 꿈 멈췄지만 정지하지 않았고 자유롭게날 수 있지만 고도에 국한되지 않고 훨훨 펄럭인다 펼쳐진다 소곤소곤 왁자지껄 사고와 사지는 어느 방향으로 역동할지겉과 속이 항상 합일점에 도달하는 것만은 아니듯이나의 창조물은 세상의 협곡에서 카누를 탄다. 방생한 나의 분신들아 네 살길 잘 살아라! 또 다른 나의 삶은 또 다른 나의 분신 늘 그랬듯이 내 안의 뜨거운 것이 가리키는 곳펄럭인다 펼쳐진다 내 안에 메아리의 투명한 꿈 2012년 11월 13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1. 13. 18:38
[짤시] 알록달록 알록달록 알록달록한 선들이 모여 면을 이루고 입체가 되어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니색즉공, 공즉색을 만든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태어난 푸르름하얀 침대에 누워 깊은밤으로 녹아든다. 시선을 사로잡는 이국적인 시점으로나비를 쫓아 숲속 오솔길을 산책하고 알록달록한 빛깔이 뛰노는 연못가에큰 대자로 누워 큰 공기의 운행을 만끽하면, 하늘과 땅과 바람과 세월은 색즉공, 공즉색을 만든다. 2012년 11월 13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1. 13. 15:19
[짤시] 혼연일체 제목: 혼연일체 하얀 눈이 내리는 깊은밤에는 전기장판이 없어도 충분히 따뜻한 연인들은 침대로 들어간다. 어둡게 보이는 것을 향하여 지긋이 눈을 감는다.밝게 보이는 것을 향해서만 초롱초롱 눈을 뜬다. 이것은 육체와 영혼의 필독 공지사항. 주요 프로젝트는 단 하나, 외벽을 하얀 색으로 칠한 건축물을 두 연인만의 혼연일체로 짓기. 2012년 11월 10일 김곧글 2012. 11. 10. 15:28
[짤시] 캠프파이어 제목: 캠프파이어 꽃이 내 마음의 중심에 흩뿌려진다면,그곳으로 가는 길이 황량하지만은 않겠지.벌과 나비들이 살짝 스치며 지나가고 서쪽 하늘 노을은 그것으로 붉은 옷감을 만드는데,그곳에 담근 나의 영혼과 육체는탈색되어 하얀 꽃으로 다시 태어나려는 순간 그때 화들짝 찾아온 불청객의 입김, 겨울의 냉기, 언제쯤 다시 불타오를 수 있을까?겨우내 그리울 꽃과 나비의 캠프파이어. 2012년 11월 10일 김곧글 첨부: 전체를 이미지 파일 1개로 만듬(내용은 같음) 2012. 11. 10. 15:26
짤시의 개선 - 좀더 자유로워짐 시(Poem)의 발전 역사를 보면 운율, 행, 글자수 같은 어떤 규칙을 엄격히 지켰었다가, 수많은 세월의 풍파를 거쳐 현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자유시가 보편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짤시도 (비록 극히 짧은 세월이 지났지만) 좀더 자유롭게 개선되었다. 처음에 만들었던 짤시의 규칙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된 글을 참고 '짤시(Cut-Poem)' 장르에 관하여 첫번째로 자유로워진 것은 그림들의 관계다. 짤시의 핵심은 그림이 아니라 '시(Poem)'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림은 다소 특별한 소재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바뀐 규칙은, 기본적으로 3장의 그림이 반드시 어떤 연관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냥 3장의 그림이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한 편의 짤시를 전체적으로 감상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그림.. 2012. 11. 4. 15:07
[짤시] 인간도 그 중에 하나 제목: 인간도 그 중에 하나 나무는 수많은 생명체와 연결되어 있다. 인간도 그 중에 하나. 하늘을 날지 못하는 나무,날 수 있도록 진화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과 연결된 생명체를 차마 버리고 떠날 수 없어서?인간도 그 중에 하나. 나무의 커다란 두 갈래, 줄기 아니면 뿌리. 생명체의 커다란 두 갈래,줄기에게 생명력을 공급받는 생명체.뿌리에게 생명력을 공급받는 생명체.인간도 그 중에 하나. 2012년 10년 25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0. 25. 19:13
[짤시] 녹음은 만개를 반영한다. 제목: 녹음은 만개를 반영한다. Evergreen, 싱그런 녹음이여, 그렇구나.생명력의 광합성을 멈추지 말아주기. 그곳은 이곳을 반영하고, 이곳은 그곳을 투영하고, 이곳과 그곳은 단절과 연결을 반복한다.마치 꿈같은 현실, 현실같은 꿈속을 오가는 인간의 삶처럼. 단단한 인식의 벽을 깨고푸른 생명력의 녹음으로 도배를 한다면 언젠가 꽃이 만개하리라.생명력이 넘쳐나는 꽃. 2012년 10월 25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0. 25. 19:08
[짤시] 매혹 열매 제목: 매혹 열매 나무, 그것 없이는 한숨조차 내쉴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이자연의 자비를 기원한다. 꽃의 민낯에 이끌려 생명력의 과일을 먹게 되고,자연은 인간의 육체와 영혼에게 불타는 열정과 팔팔 끓는 혈관을 선사했다. 한없이 달콤했던 생명력의 과일을 먹은,그 매혹적인 방직의 지평선에서 이탈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여,기원하라, 자연의 신성에게, 그것을. 2012년 10월 25일 김곧글(Kim Godgul) 2012. 10. 25.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