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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시(cut-poem)

[짤시] 입술

by 김곧글 Kim Godgul 2012. 11. 24. 19:45


입술



내 입술은 황무지를 힘겹게 건너온 당신이

오아시스에 우뚝 솟은 나무 위에 올라가

허겁지겁 따먹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니랍니다.




남루한 육체를 땅에 눕히고, 마음을 내 쪽으로 기울여

고단한 영혼이 곯아떨어지기 전에 내 심장으로 들어와

그래. 내 입술은 당신의 영혼을 치유하는 관문.




다만 이제야 알아봤을 뿐, 둘은 본래 하나였기에

제지의 원초력은 무방비 마법에 빼도박도 못하고

당신의 영혼을 치유하는 나의 거울은 당신의 거울에서 여울지리라.




2012년 11월 25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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