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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아(Soopia)

'수피아(Soopia)' 문자체계(writing system)

by 김곧글 Kim Godgul 2021. 5. 21. 22:05

 


최근에 오랜만에 문자체계(writing system)를 새로 만들었다. 완전히 전체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고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 부분도 있고 새롭게 만든 것도 있다. 오랜만에 ‘톨글(Tolgul) 5 x 5 맵’을 살펴보다가 다소 복잡해 보이는 것(문자 꼭대기 위에 붙는 작은 기호들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다소 복잡해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를 발견하고 간단하게 수정하려고 이것저것 시도하던 중에 아애 새로운 문자체계를 만들게 되었다.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부분은 ‘곧나모(Godnamo)’ 문자체계에서 ‘위치소(이해하기 쉽게 말해서 로마자 알파벳의 모음 문자에 대응하는 문자를 포함한 여러 문자들)’과 ‘중력소’를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한다. (여담으로, ‘곧나모’의 ‘위치소’, ‘중력소’의 디자인 관련 90% 만족스럽다. 그리고 아쉬운 부족분을 ‘톨글’의 ‘위치소’와 ‘중력소’가 보완해준다고 생각한다)

 


새로 만든 문자체계는 ‘운동소(이해하기 쉽게 말해서 로마자 알파벳의 자음 문자에 대응하는 문자를 포함한 여러 문자들)’의 문자형태를 비교적 쉬운 체계(만드는 방법)을 사용해서 만들었다는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다. 예전에 만들었던 ‘곧나모’에서의 ‘운동소’도 90%이상 체계적인 규칙을 따라 만들어졌는데 반하여, ‘톨글’에서는 필자의 인위적인 선택으로 문자들을 만들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만든 문자체계의 ‘운동소’는 99% 체계적인 규칙을 따라 만들어진다. 마치 한글에서 ‘자음’과 ‘모음’ 문자를 기억하고 글자(음절)을 결합하는 쉬운 방식만 기억하면 글자(음절)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새로운 문자체계의 ‘운동소’를 만든다. 한글과 주목할 만한 차이점은, 한글의 경우에는 (결합해서 만들어낸 문자가) ‘음절(syllable)’을 만든 것인데 반하여, 이 새로운 문자체계는 ‘음소(phonemic)’에 해당하는 문자를 만든다는 점이다.

 


새로 만든 문자체계를 어떤 면에서 ‘톨글3’라고 불러도 괜찮을 테지만 (참고로, ‘톨글2’는 단어를 구성하는 방식이 독특한 것으로 이미 만들어졌고 이곳에 포스팅 되어 있다) 여러 모로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톨글’의 느낌이 남아있고 ‘곧나모’의 ‘위치소’와 ‘중력소’를 그대로 사용하지만, 워낙에 (문자의 수량을 따졌을 때 가장 비중이 큰) ‘운동소’를 만드는 방식이 새롭고 특징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새로 만든 문자체계의 이름은 ‘수피아(Soopia)’ 문자체계(writing system)이다. 한국말의 ‘숲(soop)’과 영어의 ‘유토피아(utopia)’를 합친 말이다.

 


‘수피아’도 ‘곧나모’, ‘톨글’과 마찬가지로 ‘5 x 5 grid(check)’를 사용한다. 당연히 로마자 알파벳에 대응하는 문자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5 x 5 grid의 가장 외곽 둘레에 있는 셀(격자의 한 칸)의 문자들이 만들어지는 방식도 곧나모 방식과 동일하다. 문자의 상단 위에 작은 기호를 붙이는 방법을 말한다. 이것에 관해서 잘 모른다면 곧나모 관련 글을 읽어보면 (또는 곧나모 맵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3 x 3 grid(check) 문자들을 어떻게 만드냐’하는 것이고, 그 만드는 방법이 나름 합리적이고 체계적이고 현대적이고 심플하다는 (‘자화자찬’이 심하다) 것이 ‘수피아’ 문자체계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추가로, 앞에서 말했듯이 ‘수피아’의 ‘위치소’, ‘중력소’는 ‘곧나모’의 ‘위치소’, ‘중력소’를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한다.

 


‘운동소’를 구성하는 'PF(Position Factor, 위치인자)', 'MF(Motion Factor, 동작인자)'

 

‘수피아’에서 ‘운동소’는 서로 다른 2개의 ‘인자(factor)’가 합쳐져서 만들어진다. 2개의 ‘인자’는 각각 ‘PF(Position Factor, 위치인자)’, ‘MF(Motion Factor, 동작인자)’이다.

 


주의할 점은 같은 종류의 인자끼리는 결합하지 않는다. 또한 단독으로도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1개의 PF와 1개의 MF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운동소’만을 사용한다.

 


이 세상의 어떤 무엇이 어떤 행동(움직임, 동작, 이동)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이런 것을 따져볼 것이다. ‘어디에서(출발지점, 3 x 3 grid 의 어떤 셀, 따라서 9개 중 한 개)?’, ‘어느 방향으로(동작방향, 3 x 3 grid는 2차원 평면이므로 8방향 중 한 개)?’ ‘어디까지(도착지점, 3 x 3 grid의 출발지점에서 이웃하는 어떤 셀, 따라서 8개 중 한 개)?’를 안다는 것은 어떤 행동을 정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3 x 3 grid 내에서는 ‘출발지점’과 ‘동작방향’만 알면 자동으로 ‘도착지점’도 알게되므로(정의되므로) 굳이 도착지점을 명시하지는 않는다. (원래는 얼마만큼(길이) 이동하는지도 명시되어야 하지만 3 x 3 grid 내에서는 오로지 이웃하는 셀까지 1칸만 이동한다)

 


그래서 수피아의 3 x 3 grid의 모든 문자들은 PF(위치인자)와 MF(동작인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PF는 총 9개(3 x 3 grid에서 셀들의 총 개수), MF는 총 8개가 필요하고, 서로 다른 인자(factor)들이 결합해서 운동소 문자가 만들어진다. (PF가 위치값이고 MF가 동작값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위에서 언급한 ‘같은 종류의 인자끼리 결합해서 사용되지는 않는다’, ‘단독으로도 사용되지는 않는다’라는 규칙이 당연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이는 이렇게 질문을 할 지도 모르겠다. “제자리에 가만히 정지하고 있는 것도 있지 않나요?”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런 것을 표현한 것이 ‘위치소’이다. 즉, 위치값만 주어지고 동작값이 (주어지긴 했지만) 0(zero)인 경우가 ‘위치소’이다. 그리고 ‘위치소’를 강조한 것(특징적으로 인지한 것, 예를 들면 '제자리 점프')이 ‘중력소’이다.)

 


추가로 고려해야할 것은, 이것은 수학도, 우아하고 신비로운 장식용 상징기호도 아니고 ‘문자체계’의 음소(phonemic)이므로 최대한 간단한(심플한) 형태가 되게끔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PF와 MF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총 72개 문자의 형태는 각각 서로 다르게 생겨야하고(다만, 회전이나 대칭이동해서 똑같은 형태인 것은 상관없다), 동시에 간단한 선 몇 개로 이뤄져야 한다(손글씨를 고려해야 하고 순식간에 인식되어져야 하므로). 또한, 필자의 경우에는 ‘곧나모’, ‘톨글’에서 사용하는 문자들과도 달라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문자라고 불리울 수 있기 때문이다(몇 개 정도가 같은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말이다). 이런 것을 고려하며 만들어야했으니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아무튼 이런 것을 고려하며 만들어진 PF와 MF를 아래 그림설명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PF와 MF를 결합해서 만들어진 수피아의 운동소 총 72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PF(위치인자) 설명

 

PF(Position Factor, 위치인자)는 말그대로 ‘어느 위치인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인자이다. 단독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같은 PF 끼리 결합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1개의 PF와 1개의 MF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운동소’만을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PF는 ‘3 x 3 grid’에서 어느 위치인가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인자이다. 따라서 총 9개가 있다.

PF의 형태는 한글의 ‘모음 도식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널리 알려진 한글 모음 도식화에서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정사각형 둘레에 한글의 모음 ‘ㅏㅑ’(동쪽), ‘ㅓㅕ’(서쪽), ‘ㅜㅠ’(남쪽), ‘ㅗㅛ’(북쪽)이 배치되어 있는 도식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제작했다. 이것은 한글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PF를 기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지 둘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뜻은 아니다. ‘3 x 3 Grid 4번 자리(이하 cell4)’와 cell6에 해당하는 PF의 형태는 각각 한글의 모음 ‘ㅓ’와 ‘ㅏ’의 형태와 일치한다. cell1과 cell7에 해당하는 PF의 형태는 ‘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cell1과 cell7을 구분해주기위해서 부득이하게 형태를 변형시켰다. 같은 맥락으로 cell3과 cell9에 해당하는 PF의 형태를 만들었다. cell2에 해당하는 PF의 형태는 한글의 ‘ㅗ’에서 수직선을 길게 늘리고, 수평선의 좌측 부분을 삭제하고 남은 형태이다(여기서 누군가는 ‘왜 우측을 삭제하지 않고 좌측을 삭제했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거기에 대한 해답은, 좌측 부분을 삭제한 나머지 형태는 필기구로 종이에 필기할 때 더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cell8에 해당하는 PF의 형태는 한글의 ‘ㅜ’에서 수직선을 길게 늘리고, 수평선의 우측 부분을 삭제하고 남은 형태이다(여기서도 우측 부분을 삭제한 이유는 cell2와 같다). 그리고 cell5에 해당하는 PF의 형태는 한글의 ‘ㅡ’의 형태와 일치한다. 이렇게 PF인자는 총 9개이다.

 


MF(동작인자) 설명

 

MF(Motion Factor, 동작인자)는 ‘어느 방향인가?’에 대한 답변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인자이다. 단독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같은 MF 끼리 결합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1개의 MF와 1개의 PF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인 ‘운동소’만을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MF는 ‘3 x 3 grid’의 어떤 1개의 셀(cell)이 어느 방향으로 동작하는데 ‘그 방향이 어느 방향인지’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인자이다. 따라서 총 8개가 있다. (그림 4-1 참고)

 

 

 


위에 '그림 4-1'에서 알 수 있듯이 MF인자의 형태는 그 형태만으로 8개 방향 중에 어느 방향을 말하는 것인지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다만, ‘위쪽방향(12시 방향)’과 ‘아래쪽방향(6시 방향)’의 MF인자는 (직관적이지 않아서) 별도로 기억을 해야 한다. 둘이 비슷한 듯 달라서 혼동될 수 있다. 이것에 관한 팁을 주자면, 서로 분리된 짧은 수직선 2개가 한 개는 상대적으로 위쪽에 나머지 한 개는 상대적으로 아래에 위치하는 형태인데 (현대의 한글, 알파벳 같은 문자는 대개 좌에서 우방향 순서로 쓴다는 통념에 의존하여) ‘위쪽방향(12시 방향) MF인자’는 2개의 짧은 수직선 중에 위쪽에 있는 수직선을 먼저 쓰고, ‘아래쪽방향(6시 방향) MF인자’는 2개의 짧은 수직선 중에 아래쪽에 있는 수직선을 먼저 쓴다. 이렇게 MF인자는 총 8개가 있다.

 


PF와 MF가 결합하는 방식

 

PF와 MF가 결합하는 방식은 한글의 글자(음절) 만들기와 차별된다. 투명 비닐이 같은 위치의 상단에 겹쳐지는 방식이다. 소위 ‘레이어(layor)’ 결합 방식이다. ‘포토샵(photoshop)’이나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라는 컴퓨터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자라면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아래 그림설명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예외적으로 주의할 점은, 유일하게 cell5에 해당하는 PF에 MF가 결합할 때, PF의 ‘ㅡ’가 MF 레이어의 ‘중앙에 붙는 경우가 4개’ 있고, ‘하단에 붙는 경우가 2개’ 있고, '상단에 붙는 경우게 2개' 있다. 즉, cell5에 해당하는 PF인자가 동서남북(3시, 9시, 6시, 12시) 방향으로 동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MF와 결합할 때는 MF 레이어의 중앙 부분에 붙고(총 4개), 위쪽으로 향하는 대각선(1시 30분, 10시 30분) 방향으로 동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MF와 결합할 때는 MF 레이어의 아래 부분에 붙고(총 2개), 아래쪽으로 향하는 대각선(4시 30분, 7시 30분) 방향으로 동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MF와 결합할 때는 MF 레이어의 윗 부분에 붙는다(총 2개). 글로 적어서 다소 혼란스럽게 느껴지는데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설명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5 x 5 grid에 적용하기

 

지금까지는 3 x 3 grid에서만을 설명했다. 5 x 5 grid에 해당하는 운동소, 위치소, 중력소를 만드는 방법은 수년 전에 만들었고 최근에도 잘 사용하고 있는 ‘곧나모’의 방식과 완전히 동일하다. 특별히 어려운 것도 없다. ‘수피아 5 x 5 맵’ 그림을 조금만 주의해서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수피아 문자 체계 5 x 5 Grid 완결판 ('Soopia' writing system 5 x 5 Grid complete)

 

 


수피아 로마자 알파벳

 

‘수피아’ 문자체계의 ‘운동소’와 ‘위치소’ 중의 일부를 축출해서 ‘로마자 알파벳’에 대응하도록 설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 방식은 완전히 ‘곧나모’ 또는 ‘톨글’에서의 방식과 동일하다. 즉, ‘곧나모’와 ‘톨글’에서 로마자 알파벳에 대응하는 ‘운동소’, ‘위치소’를 어떻게 대응시키는지 그 방식을 아는 사람은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혹시 모르는 사람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서 ‘곧나모 로마자 알파벳’에 관한 내용을 읽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글: 곧나모(Godnamo) :: 알파벳(로마자, for Roman Alphabet)

관련글: 로마자 알파벳 모음에 해당하는 곧나모 '문자 2개'를 '단축형 문자 1개'로 표기

 

 

 

수피아 로마자 알파벳

 

 


이와 같이, 필자가 최근에 새로 만든 ‘수피아(Soopia)’ 문자체계에 대한 소개를 마친다. ‘수피아’는 ‘곧나모’, ‘톨글’과 더불어 ‘삼위일체’의 의미를 갖는 문자체계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예술 분야의 저명한 예술가들은 자신의 여러 작품들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또는 자타가 중요하게 분류하는 또는 비슷한 성격을 내포하는 작품들 3개를 모아서 ‘3부작’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에게 있어서 ‘수피아’, ‘곧나모’, ‘톨글’이 그런 맥락의 의미일 것이다.

 


2021년 5월 21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