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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외계인 (Alienoid, 2022)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9. 4. 11:30




필자가 원래 SF 장르를 좋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나름 재미있게 흥미롭게 감상했다. 서구문화권의 익숙한 외계인 종족이 등장하는 SF 장르적인 것에 판타지 장르적인 것과 한국의 무협 장르적인 것을 비빔밥했다고 볼 수 있는 차별적이고 신선한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결과론적인 얘기겠지만, 여기서도 세대차이를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요즘 한국의 젊은층의 취향에 맞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흥행이 안 될 정도로 별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생각되는데 말이다. 최소한 준수한 흥행 성적이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어떤 관객은 스토리가 복잡하거나 잘 소화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평소 SF 장르의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 정도 스토리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할 것이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유행이 지난 무협 무술 액션이 짧지 않고 너무 길게 그것도 여러 번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그에 비해서 다른 나라 관객과 달리 한국 관객이 비중 있게 살펴보는 인물들의 감정선과 애증과 갈등에 대한 표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바야흐로, 한국에서도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하고, 비록 다른 국가의 로켓에 탑재해서이기는 하지만 달에 국산 탐사선을 보낼 정도로 과학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구문화권(미국, 영국)과 일본에서 한때 주류이기도 했었던 SF 장르가 한국에서도 널리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거라고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좀더 많은 세월과 풍파가 필요한 듯하다.


물론, 영화 ‘외계인’이 익숙한 과거 SF 장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SF 장르 운운하는 것은 오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시대에 만들어지는 SF 장르는 과거와 달리 이 영화처럼 다양한 장르와 혼합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SF 장르로 간주해도 무방할 것이다.


부득이하게 CG(퀄리티는 나름 괜찮았음)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복고풍의 와이어 무협 액션도 과거 시간대로 이동했으니까 충분히 정당성은 있었지만, 기왕이면 짧게 인상적으로 다양한 대전 액션 장면을 보여줬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는, 최대한 리얼스러운 CG와 대전 액션 장면에만 짧고 굵게 몰빵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한편, 무륵, 고양이들, 썬더, 신선들이 요즘 시대 젊은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심각하고 무거운 줄거리에서 매우 유머러스함을 담당했는데 결과적으로는 호불호가 갈린 것 같다. 흥미롭고 좋았던 점도 있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진지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얼마 전에 개봉했던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초반에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에) 정신 없이 붕 뜬 것만 같은 가벼움 때문에 딱히 끌리지 않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진지해지면서 흥미롭게 감상했던 적이 있다. 요즘 시대에는 수많은 유튜브, 틱톡 동영상으로 유머러스한 동영상을 거의 공기를 호흡하듯이 무한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 매체에서 웬만해서는 관객을 사로잡는 유머를 만들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만들더라도 짧게 하고 넘어가야 좋은 것 같다. 아마도 흥행하는 코메디(로맨틱 코메디, 드라마적인 코메디, 사회 비평적인 코메디...) 장르가 (비록 간간히 만들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치 지구상에서 곤충이 줄어드는 것처럼 멸종된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어쨌거나 필자는 이 영화를 모니터로 감상했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논스톱으로 감상했다. 그만큼 나름 흥미롭게 감상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편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9월 4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