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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칼럼, 단편

[시] 라면과 우동

by 김곧글 Kim Godgul 2013. 4. 1. 12:40

  


라면과 우동  

  

  

라면과 우동의 빅 게임, 얼큰한 매콤과 시원한 담백의 박빙

어느 편이 이기든, 내 공복은 너의 것 

  

달랑 한 봉지만 끓이면 뭔가 허전해

글타구 1.5개 끓이면 밥통이 늘어나

밥 한 주걱 말아먹는 건 치명적인 칼로리 과다섭취

이건 어때, 라면이라면 계란 퐁당, 우동이라면 어묵 한 장

잊지 말아, 약방의 감초, 파를 넣어야 국물맛이 청초해. 

  

김치가 떨어졌네, 꿩 대신 닭, 단무지 사러 마트에 갔더니

노란 몸뚱이라 금값인건가? 김밥용은 좀 싸구나!

나무 젓가락처럼 늘씬한 단무지,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 뭐.

온몸을 깨무는 맛, 짭조름한 맛, 녹으면서 들어가

내 몸과 하나가 되는 세상의 섭리 

  

라면 국물에 빠져 죽는 악몽, 치명적인 매력

우동 국물에 빠져 죽는 가위, 거부할 수 없는 유혹

면발에 배 터져 죽는 지옥, 빼도 박도 못 하는 중독

초대하지 않은 꿈을 꿨을 땐, '꿈과 현실은 반대거든!', 라고 외친다. 

식곤증으로 기절하기 전에 차 한잔, 나는 봉지 커피

구석구석 치카치카 뽀드득, 자일리톤 한두 알 씹고나면

마음의 평화의 문을 지나 일상 속으로. 

  

언제 어디서 어느 끼니에 다시 붙을

라면과 우동의 필연적인 빅 매치

can't wait. always loving you 

  

  

2013년 4월 1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