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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Drawing

[Drawing] 단원 김홍도의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를 모사

by 김곧글 Kim Godgul 2021. 6. 30. 16:53

 

최근에 '단원 김홍도'의 그림책을 구입했다. 책의 초반에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가 나온다. 확실히 인터넷 검색으로 본 그림보다 (비록 실제 그림도 아니고 고증에 따라 보정을 했겠지만) 책으로 보니까 차원이 다르게 보인다. 오랜만에 그림책을 보면서 감동하는 시간이었다.

 

 

문득 호랑이를 그려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캐릭터처럼 그리려고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거의 비슷하게 그려보자고 마음 먹게 되었고 수많은 털 때문에 다소 시간이 많이 걸렸다.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 앱으로 그렸다. 앞으로도 종종 김홍도의 그림을 모사해볼 예정이다. '혜원 신윤복' 그림책도 이정도 퀄리티로 어서 출간되면 좋겠다.

 

 

여담이지만, '송하맹호도'의 호랑이의 머리에서 (사실주의적으로 정교하게 그렸지만 실제 호랑이와는 다르게 생겼다)를 보면 위엄, 경외감이 느껴진다. 김홍도가 비교적 젊은 시절에 그렸으므로 이후에 풍속도를 그렸을 때와는 다른 젊은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다.

 

 

참고로, 호랑이의  자세가 다소 평범하지 않다. 화폭이 세로로 길죽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고양이가 화가 났을 때 등짝을 높이 세우는 것처럼 호랑이도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척추를 둥글게 세우는 것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다.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호랑이의 두 앞발을 보면 뭔가 자연스런 포즈로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인위적으로 보인다. 굳이 저렇게 두 앞발을 모으고 있어야 했을까? 그렇게 그린 이유가 있을 것이다. 뭘까? 필자가 그 이유를 알아낸 것 같다. (다른 곳에 이런 내용이 없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두 앞발을 이렇게 그렸을 때 호랑이 전체 포즈와 어울려서 아름다운 균형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서양화적인 이론으로 어쩌면 그 시대(조선시대 후기)에 중국의 무역상이 유럽에서 가지고 온 미술 관련 책이 북경 등에서 판매되었고 그 중의 일부(또는 번역본)을 어떤 경로를 거쳐 조선시대의 얼리어답터 화가들도 살펴볼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언덕 같은 호랑의 척추선(곡선)을 미끄러지듯이 따라 내려와서 머리 위를 가로질러 떨어지면 호랑이의  두 발의 중앙 곡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S 글자를 좌우대칭한 선모양). (다양한 포즈의 인체 누드화를 그릴 때 머리, 척추, 다리를 부드럽게 한 개의 중심곡선으로 그릴 수 있을 때 균형미, 조화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앞발을 저렇게 그린 것으로 생각된다. 즉, 호랑이의 전체적인 포즈의 서구적인 미학의 균형미, 조화미를 위해서 두 앞발을 저렇게 그린 것이다.

 

 

 

아래 사진 속 그림에 덧붙여 쓰여진 문자는 곧나모(Godnamo) 문자로 쓴

영어인데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읽을 수 있다.

 

관련글: 곧나모(Godnamo) :: 알파벳(로마자, for Roman Alphabet)

관련글: 로마자 알파벳 모음에 해당하는 곧나모 '문자 2개'를 '단축형 문자 1개'로 표기

 

 

2021년 6월 30일 김곧글(Kim Godgul)

 

 

 

 

 

 

 

 

원래 사진 (Original Raw Photo) : 최근에 필자가 구입한 김홍도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