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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의 그림은 칸딘스키의 그림


여러 사물의 형태를 추상적으로 승화하여, 그것들이 이루는 작은 조각을 선별하여 상소(象素, Element of Shape)라 명명하고, 마치 한글이나 로마자 같은 음소 문자 체계의 음소처럼 최소 단위의 문자 기호에 대응시켜서 운용하는데, 이 상소 기호들이 표기되는 순서를 구별하면서 다양하게 조합하여 서로 구별되는 여러 가지 추상적인 형태를 마치 음절 또는 단어 규모로 만드는데, 이렇게 만들어지는 다양한 추상적인 형태들의 조합을 인간의 문명 생활의 다양한 의미와 일대일 대응시켜서 문자 체계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을 추상 문자 체계(Abstract Wrting System)라 한다.

쉽게 말해서, 한글이나 로마자로 써진 음소 문자를 시각으로 읽은 다음에 구강구조로 발음하여 (또는 머리 속으로만 발음하여) 약속된 의미를 인식하는 것이 음소 문자 체계라면, 추상 문자 체계는 추상 문자로 써진 상소 기호를 시각으로 읽은 다음에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그려서 (또는 머리 속으로만 추상 형태를 그려서) 약속된 의미를 인식하는 것이 추상 문자 체계다. 원칙적으로 추상 문자로 써진 글자들은 구강구조로 발음하지 않는다. 머리속에서 추상적인 형태로 그리고 의미를 인식할 뿐이다. 행여나 발음을 내서 읽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조용도이지 추상 문자 체계의 핵심적인 본연의 정체성은 아니다.

얼핏 듣기에, 한자, 이집트 문자 같은 상형 문자(象形文字, hieroglyphic)와 추상 문자는 매우 닮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 다른 체계로 구분될 만큼 현저한 차이점이 있다.

상형 문자의 대표 격인 한자는 처음에는 사물의 형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좀 더 단순한 형태로 추상화되어서 다듬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엄청나게 많은 한자가 만들어졌고 문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여러 문자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조형적 요소를 추려서 '부수'라고 명명하고 한자를 체계화하고 분류하는데 활용했다. 부수는 음소 문자의 자소 또는 일본 문자 같은 음절 문자의 개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많기 때문에 한자를 이루는 기본 단위 문자 또는 단위 기호라고 볼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추상 문자와 상형 문자는 사물의 형태를 추상화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한글의 기본 자모도 사물의 형태를 추상화한 것이다), 음소 문자에서 자모 문자 같은 음소와 동일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추상 문자 체계의 단위 문자 '상소'가 상형 문자에는 없다는 점이 가장 크고 중요한 차이점이다. 한편, 상형 문자 체계에서도 상소와 비슷한 단위 문자가 몇 개 발견될 수도 있지만, 상형 문자 체계 전체가 그 상소들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상 문자 체계와 다르다. 문자 체계 전체가 상소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졌을 경우에만 추상 문자(Abstract Writing System)로 분류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형 문자 체계와 추상 문자 체계의 차이점이다. 한글 또는 로마자의 음소들도 추상적인 기호들로 구성되었지만 추상 문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발음을 효과적으로 표기할 목적으로 최적화된 단위 기호를 사용하는 음소 문자 체계이기 때문이다. 추상 문자 체계는 발음을 표기할 목적이 아니고 추상적인 형태를 효과적으로 표기할 목적으로 최적화된 단위 기호를 사용하는 문자 체계이다.)

현재까지 통상적으로 인식되는 가장 진보된 문자 체계는 한글과 로마자 같은 음소 문자 체계(Phonetic Writing System)이다. 최소 개수의 단위 기호들을 운용하여 인간의 언어를 효율적으로 표기하는 문자 체계이다. 이 음소 문자 체계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 중에 하나인 언어라는 것과 연결시킨 기호 체계라고 말할 수 있다. 효율성의 문제를 잠시 재껴둔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다른 능력들을 기호 체계에 연결시켜서 문자 체계처럼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는 '보는(seeing)' 능력을 문자 체계에 연결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마치 인간의 구강 구조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발성 중에서 일정한 범위의 발성들이 음소 문자 체계로 표현되는 것처럼 추상 문자 체계는 인간의 시각 구조에 의해 만들어지는 수많은 추상적 형태(발성처럼 자연 상태에서 쉽고 빠르게 타인과 상호 소통할 수는 없지만 인간은 누구나 뇌 속에서 추상화(또는 실제 형태를 간략화) 과정을 거치는데(이것은 구강 구조가 사물을 음성으로 표현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 이렇게 인간의 뇌 속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추상적 형태들 중에 여러 인간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추상적 형태들의 단위 요소를 선별하여 그것들을 '상소'라 명명하고 이것을 문자 같은 단위 기호에 일대일 대응시켜서(마치 자음 ㄱ 발음을 한글 자음 문자 ㄱ에 대응시키는 것과 동일한 맥락) 운용하는 문자 체계를 '추상 문자 체계(Abstract Writing System)' 또는 '추상 문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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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문자라고 해서 모든 추상 형태를 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인간이 입으로 낼 수 있는 온갖 음절과 사물의 소리를 한글 또는 로마자로 적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한글로 꽤 많은 소리를 적을 수 있지만 모든 소리를 적지는 못 한다. 예를 들어,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입술로 훔치며 먹을 때 나는 소리를 "후루룩"이라고 적지만 이 단어가 가리키는 그 음절들이 정확히 그 소리를 적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한국인이 통상적으로 납득하는(아무도 강요는 하지 않지만 그렇게 들린다고 사회적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보통 그렇게 글자로 적고 사용하는 것뿐이다. 소위 의성어일 뿐이다. 즉, 음소 문자 체계가 어떤 정형화된 발성 영역 내의 것만을 다루는 것처럼 추상 문자 체계도 어떤 정형화된 추상적 형태 영역 내의 것만을 다룬다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는 문자 체계는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서로 다른 파동을 그리는 음파를 서로 다르게 조합한 문자로 적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꽤 많은 자음과 모음이 필요하거나 그것들의 조합이 있어야 하고 엄청나게 많은 조합이 각각 서로 구별되는 어떤 소리를 표현한다는 것을 학습해서 문자 생활을 할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슈퍼컴퓨터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음파와 서로 다른 문자의 조합을 일대일 매칭 시켜서 기억 장치에 저장하고 사용하면 된다. 그래도 거의 무한에 가까운 소리의 개수를 전부 문자로 적는 문자 생활은 인공지능이 들어있고 감정까지 느끼는 컴퓨터라면 무의미한 짓이라고 한숨을 내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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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는 혹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추상 문자 체계의 '상소'는 수직선, 수평선, 사선, 곡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기호로 표기되는데 그렇다면 보통 음소 문자 체계에서 음소를 표기하는 단위 기호와 동일하게 보이고, 이것은 쉽게 말해서 로마자 각각의 문자와 일대일 대응시킬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추상 문자 체계의 상소들 각각을 로마자의 문자들 각각에 일대일 대응시킬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로마자로 'WATER' 이렇게 표기한 것을 그대로 추상 문자 체계의 해석해서 읽으면 어떤 추상적인 형태가 만들어질 것이다. 즉, 어떤이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로마자로도 추상 형태를 표기할 수 있는데 추상 문자 체계가 새로운 문자 체계 분류 개념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논리는 한글로 써진 '모기장'을 로마자로 'MOGIJANG'이라고 쓸 수 있기 때문에 한글은 독창적인 문자 체계가 아니라고 평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한글은 그 문자 형태 자체의 독특성(입모양과 발음하는 혀의 위치와 모양 등을 본따서 자음을 만들고, 모음은 4방향을 활용하여 제자)과 자모가 조합되는 방식 자체도 독특하고 그것이 한국어 표기에 꽤 유용하다는 장점들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말 '모기장'이라는 발음을 한국어 공식 표기 문자 한글로는 '모기장'이라고 표기하는데 로마자로는 'MOGIJANG'으로 표기할 수도 있다고 해서 한글 문자 체계의 성능이 떨어진다거나 독창적인 문자 체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듯이, 어떤 범위의 인간들이 공통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간단한 '추상 형태(모기장 이라는 발음에 대응)'를 추상 문자 체계로 '상소를 표기하는 추상 문자 체계의 단위 기호들로 표기됨(모기장이라고 쓴 한글의 자모에 대응)'라고 표기하는데, 이것을 로마자로 'QTVFDHGQA(로마자로 표기한 MOGIJANG에 대응)'이라고 표기할 수도 있다고 해서 추상 문자 체계가 새로운 개념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서로 전혀 별개의 사안일 뿐이다.)

그렇다고 추상 문자 체계가 굉장한 무엇이라는 뜻은 아니다. 새로운 개념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문자 체계 분류의 하나라는 정도이다. 음소 문자 체계 한글을 평가할 때 단지 자모의 간결한 조형성만을 평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독창적인 제자 원리와 운용 방법 등이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평가되듯이, 추상 문자 체계 속의 어떤 문자를(이곳에는 톨글(Tolgul)이 추상 문자이다) 평가할 때도 단지 간단한 수평선, 수직선, 사선이 결합한 단위 기호들의 조형성만을 평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제자 원리와 원칙적으로 그것들이 발음될 목적이 아니라 (음소 문자 체계에서 다양한 음절처럼) 다양한 추상 형태를 만든다는 목적으로 창작된 새로운 원리도 포함해서 포괄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추상 문자 체계는 용도적인 측면에서 종전까지의 문자 체계들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상상력을 끌어내면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 미래에 새로운 능력을 지닌 인간들이 태어나는데 (일본 애니에 흔히 등장하는 설정이다) 이들은 텔레파시 능력이 뛰어나게 타고났기 때문에 지들 종족끼리 대화할 때는 음성으로가 아니라 텔레파시로 대화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때 발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음소 문자 체계가 아니라 두뇌 작용으로 추상적인 형태와 깊은 관련이 있는 추상 문자 체계를 즐겨 사용할 거라는 설정이다. 이런 것 말고는 컴퓨터와 인간의 어떤 상호 작용(예를 들어 미래에 현재와 같은 모니터를 두뇌 속에 3차원 영상으로 떠오르게 만들고 그곳에서의 어떤 상호 작용의 용도로 쓰여질 수도 있다. 또는 어떤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한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다. 용도는 향후에 '생각지도 못 했던' 것들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상 문자 체계의 대표 격인 '톨글(TOLGUL)'은 세부적인 내용을 담아서 2010년 내에 포스팅될 것이다.


2010년 6월 8일 김곧글


상소(象素, Element of Shape) - 추상 문자 체계에서 더 이상 잘게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 기호. 음소 문자 체계에서 음소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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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의 추상 미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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