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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칼럼, 단편

(시) 완전한 아이스크림 (the Perfect Ice Cream)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10. 20. 10:32




완전한 아이스크림

                                               글. 김곧글


창문을 열 수 없어
못 들어가면 미쳐버릴 것 같아
모기로 변신하는 주문을 외웠다
간신히 구멍으로 비집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있는 너의 하얀 아이스크림
난 아직 모기, 되돌리는 주문이 뭐였더라
참을 수 없어 지금 당장
너의 쇄골과 허벅지와 입술을 깨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wanna be the perfect one
너밖에 안 보여
gonna be the infinite world
시간이 우리를 찾지 못하는 곳
into the perfect world


떡볶이와 순대, 너와 나 서로 먹여주고
우리 이제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가자
함박눈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깊은 밤은 꽁꽁 얼어붙고
가로등 아래서 니 손과 내 손을 포개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몇 달 전에 깨물었던 너의 붉은 입술
달빛 천연 난로에 녹여 먹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wanna be the perfect one
너밖에 안 보여
gonna be the infinite world
시간이 우리를 찾지 못하는 곳
into the perfect world


에이스를 봉지 커피에 담가먹고 천장을 바라보면
형광 별빛, 달빛, 토끼, 아직 겨울인 줄 모르는 모기
너와 나의 입술을 와인에 담근 채 눈빛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면
떨리는 입술 사이로 떨어졌던 와인은 완전히 재회하고
하얀 침대 위에 벌러덩 드러누운 우리는
아이스크림, 완전히 하나된 아이스크림 연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wanna be the perfect one
너밖에 안 보여
gonna be the infinite world
시간이 우리를 찾지 못하는 곳
into the perfect world


아이스크림 반쪽
아이스크림 또다른 반쪽
완전히 하나된 아이스크림 연인
영원히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연인
완전한 아이스크림




2011년 10월 20일 김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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