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잔1 술한잔(A Drink) 서울 북동쪽 수유동이었다. 아는 후배는 가까운 고기 집으로 인도했다. 아파트 단지에 붙은 허름한 상가건물 1층이었다. 포장마차처럼 보였지만 아니었다. 가게 폭과 높이만큼 보도블럭쪽으로 증설한 포장 칸막이일 뿐이었다. 고기 굽는 연기와 동네 아저씨들의 담배 연기로 너구리는 벌써 잡았고 호랑이는 네 발을 들었을 법 했다. 빈자리가 없어서 내심 좋았다. 다른 곳으로 갔으면 바랬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입문 바로 앞에 딱 한 테이블이 남아있었고 후배는 거기에 앉았다. 우리는 남자 셋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정말 추웠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기도 귀찮았다. 자리에 앉았어도 추위의 손톱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았다. 하나밖에 없는 출입문은 포장 칸막이 실내를 왕래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주 열렸다. 그.. 2009. 12. 24. 12: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