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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현대적으로 가벼운 하드보일드 - 킬러들의 도시 (In Bruges, 2008)

by 김곧글 Kim Godgul 2009. 2. 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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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서로의 관계, 배경, 소재, 이야기가 유럽 장르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하다. 현대적으로 고풍스런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볼 수도 있다. 다소 어리버리하고 보수적이고 세속적이지만 순수한 죄책감으로 괴로와하는 '레이(콜린 파렐 분)'와 사리분별이 있는 보통 현대인같은 '켄(브레단 글리스 분)'이 새로운 살인 오다를 기다리며 벨기에 도시 브루쥐에 일시 머문다.

고풍스런 유럽 배경이 짙게 깔려있지만 이야기, 장면, 대사 내용이 한국적인 정서와 먼 경우가 종종 있다. 단지, 킬러 직업인 치고는 간간히 유머스럽고, 스케일이 소박하고, 기독교 기반의 권선징악이란 점이 국내 관객에게 어필하는 요소다. 국내 제목과 콜린 파렐을 보고 근사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아마도 국내 개봉관에서 흥행하지 못 할 영화다. 여러 소재가 보통 국내 관객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다만, 콜린 파렐이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약간 어리버리한 듯 순수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켄이 레이에게 말했듯이 '사탕 떨어진 5살 아이'처럼 보이는 어른이다.

유럽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면서 남성위주의 하드보일드 탐정물을 좋아하지만 헐리우드 액션이 없고 한번 꺾이면서 가벼운 분위기면서 아이러니한 권선징악으로 결말 짓는 현대적인 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만족스런 재미를 줄 것 같다. 영화가 별로라는 뜻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균형미 있고 깔끔하고 완성도 높다. 관객의 흥미를 끝까지 주도면밀하게 잘 이끌어간다. 헐리우드 액션이 없을 뿐인데 그것이 흠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09년 2월 18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