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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 of Life

아기여신을 완성하는 화룡점정 (What Makes The Baby-Goddess Complete)

by 김곧글 Kim Godgul 2016. 3. 21. 17:49



아기는 마법의 거울에게 물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기가 누구인가요?" 거울은 대뜸 대답했다. "두 말 하면 잔소리. 바로 너잖아." 아기는 활짝 웃으며 뛰어가려는데 거울이 덧붙였다. "외모만을 따지자면 네가 최고지만, 총체적인 아름다움으로 치면, 그러니까, 육체와 영혼이 아름다운 아기여신(baby-goddess)을 꼽자면..." 아기는 황급히 뒤돌아 거울에 코가 맞닿을 정도로 다가갔다. "꼽자면?" 거울의 위에서 아래로 아기의 입김에서 생성된 물방울이 흘러내리며 반짝거렸다. "그건... 거울산신령이 나보다 잘 알거든." 

  

아기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높고 험준한 산을 올라갔다. 짐꾼들은 너무 힘들다며 중도에 도주해버렸다. 아기는 마법의 거울이 알려준 곳으로 홀로 등산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하니 희한하게도 따뜻하고 평온했다. 따사로운 햇살, 푸른 나무들, 지저귀며 날아다니는 새들,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뛰노는 사슴, 말, 토끼..., 눈으로 뒤덮힌 산속에 어떻게 이런 파라다이스가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기의 생각은 한 곳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가장 크고 울창한 나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작은 샘물을 찾았다.


아기는 샘물에 코가 맞닿을 정도로 다가갔다. "거울산신령아! 거울산신령아! 세상에서 가장 육체와 영혼이 아름다운 아기여신은 누구인가요?" 샘물이 아름다운 동심원의 향연을 펼치고나서 대답했다. "아쉽다. 한 가지만 더 갖췄더라면 바로 너일텐데." 아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한테 없는 한 가지는 뭔가요?" 샘물이 물안개를 피우며 대답했다. "일종의 화룡점정(畫龍點睛)이랄까."


아기는 두 손을 모아 잡고 기원했다. "그러니까 그 화룡정점이란 것이 뭐냐구요?" 그러나 샘물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저 바로 옆에서 울창한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나무를 맑고 깨끗하게 비춰주고 있을 뿐이었다.


아기는 물끄러미 샘물 수면의 나무를 바라봤다. 자세히 살펴보는데 반짝거리는 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먹음직스런 열매였다. 아기는 즉시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서 먹었다.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기분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그것이 마음 속 깊고 넓은 곳까지 메아리치고 난 후 평온한 정신으로 돌아온 아기는 다시 샘물에게 물었다. "거울산신령아! 거울산신령아! 세상에서 가장 육체와 영혼이 아름다운 아기여신이 누구인가요?" 샘물은 물결을 일으켜 찬연하게 춤추고 대답했다. "생명력의 열매를 먹었으니 두 말 하면 잔소리. 바로 너잖아."           

  

  

2016년 3월 21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