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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Music)

티파니 - I Just Wanna Dance 뮤비 감상글

by 김곧글 Kim Godgul 2016. 6. 4. 13:46



보컬로서 티파니의 목소리는 마치 맑은 쇳소리를 닮았다. 어렸을 때부터 본의 아니게 몸에 밴 영어 발음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거의 미국 여가수의 쇳소리이다. 그 미묘한 느낌은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미국적인 것이고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국제적으로 널리 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가치가 있다. 다만 아직 펑! 하고 터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며칠 째 내린 비가 그친 밤에 I feel good
    젖은 거리 위로 비친 조명
    한 편의 쇼가 끝난 후
    텅 빈 무대 같은 도시
    It's alright It's alright

    젖은 공기 속으로
    날 비추는 가로등
    좋아. 내 몸이 움직여



얼마 전 SNL 에 출연해서 개그 연기를 펼친 티파니를 재밌게 보고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정형화되지 않은 본인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었네. 만약, 드라마나 영화에 연기자로서 출연한다면 정통극이나 사극이 아니라 로맨틱 코메디 장르에서 자유분방하고 거침없고 다소 이기적이지만 그렇게 나쁜 성격은 아닌 도시 출신 중상류층 젊은 캐릭터를 아주 잘 연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아쉽게도 이 뮤직비디오에는 티파니만의 독특한 장점이 발휘되지 못 했다. 단지 프로패셔널한 가수와 댄서로서의 비주얼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두 눈을 감고 dance in the moonlight
    점점 더 달아올라 뜨겁게
    나도 날 멈출 수 없어 no way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
    I just wanna



즉, 이 뮤직비디오에서는 티파니만의 매력적인 쇳소리와 독특하게 자유분방한 매력이 충분히 펼쳐지지 못했고 다소 안전빵으로 무난하게 평준하게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가사는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좋은 편이지만 화자(노래를 부르는 자 또는 가사와 관련된 가상의 인물)의 내면의 감정을 좀 더 표현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시종일관 거리감을 둔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그런 거리감 유지가 잘 되면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지만, 잘 안되면 타겟으로 삼은 관객의 마음조차 사로잡지 못 한다. "그냥 춤추고 싶어" 라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좀 더 구체적인 표현이 어땠을까? "오늘밤 내 취향이랑 춤추고 싶어. 소모적인 일상의 피로를 다 잊어버리고 싶어. 새벽이 뜨면 기억에서 사라지겠지. 같은 리듬을 탔던 서로의 style 과 face, 그리고 향기."


    아주 슬픈 영화의 주인공보다
    지금 난 더 헝클어지고 싶을 뿐이야
    헤드라이트 불빛은 마치
    도로 위 춤추는 리듬
    It's alright. It's alright

    빈틈없이 채워진 빌딩은
    마치 객석 같아
    준비는 다 됐어



뭐니뭐니해도 이 노래와 뮤직비디오의 장점은 티파니를 비롯 댄서들의 특징 있고 열정적이고 프로패셔널한 퍼포먼스와 마치 LA 근교 어떤 해변에서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달리듯이 흥이 절로 나는 도시감각적인 리듬과 사운드라고 말할 수 있다. 몇 번을 다시 들어도 지루하지 않고 기분 좋은 느낌이 전달된다.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두 눈을 감고 dance in the moonlight
    점점 더 달아올라 뜨겁게
    나도 날 멈출 수 없어 no way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
    I just wanna

    하루하루 바꿔 쓰는 가면들 속에
    나를 숨겼어
    지금 난 더 솔직해지고
    싶은 것뿐이야



어느 덧 봄도 다 지나갔고 여름이 코앞에 다가왔다. 집안에서 세안을 하고 선풍기 바람으로 '아~아~' 하고 말리면서 체온을 내리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불과 몇 달 전의 꽁꽁 얼어 죽을 것 같던 나날이 먼 옛일처럼 추억 돋는다. 불과 몇 달 후에는 올 여름의 불볕더위를 그리워하게 되겠지.


수많은 현대인은 각자 ‘I just wanna [어떤 일]‘을 마음에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일과 현재 자신이 업으로 삼고 있는 일이 상당수 일치한다면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활주로를 열심히 달릴 수 있다. 곧 이륙을 꿈꾸면서. 이 노래를 감상하는 관객은 'I just wanna ...' 를 이런 식으로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행여나 춤추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객이라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나의 도시가 만든 beat 속에
    점점 더 빠져들어 더 깊게
    이 순간에 난 진짜 날 느껴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
    I just wanna
    dance the night away dance the night away
    I just wanna




2016년 6월 4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