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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Music)

윤아(Yoona) - 덕수궁 돌담길의 봄 (Deoksugung Stonewall Walkway) (feat. 10cm)

by 김곧글 Kim Godgul 2016. 3. 29. 08:53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수많은 연인들의 유행은 아마도 수십년 전 것인데 2016년의 최일선 가수의 대중음악으로 들으니 색다른 감상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소재로만 봤을 때 자칫 고리타분할 수도 있었지만 현대적인 취향의 가사와 가수들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봄기운처럼 산뜻하고 달콤한 영상미가 잘 어우러졌기에 마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약수터라서 어렸을 때는 종종 찾았었는데 바쁘게 살면서 거의 잊고 살다가 나이를 한 바가지 먹고 어느 날 문뜩 방문하게 된 약수물을 한 바가지 마셨을 때의 반가운 감회 같은 느낌과 닮았을 것이다.   

  

연인이 주말에 덕수궁 돌담길로 데이트를 가는데 여자(윤아 분)가 스틸 카메라를 남자(카메라 밖의 관객)에게 건네주면서 "이쁘게 잘 찍어야 돼." 라고 애교있게 말한다. 뮤비는 전체적으로 마치 남자가 덕수궁에 놀러가서 여자를 동영상으로도 촬영하고 스틸 카메라로도 촬영해서 보기 좋게 섞어서 영상물을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가사는 전체적으로 풋풋한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의 대화 같은 내용이다. 가사 중에는 실제로 덕수궁 돌담길의 전성기 시대에는 등장하지 않았을 법한 현시대적인 단어들이 등장해서 지금의 연인들에게도 공감대를 주려고 노력했다. 파스타, 롤러코스터가 그것이다.  

  


한편, 뮤비 속의 소녀시대 윤아의 연기는 수많은 남자들이 매료되기에 충분한데 관객은 마치 가상현실 속에 로그인하여 윤아와 데이트를 즐기는 착각에 빠져들 정도이다.


요즘 VR(가상현실) 기기와 산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 아마도 VR 기기가 마치 PC나 TV처럼 널리 보급되면 이 뮤비같은 맥락의 소프트웨어도 다양하게 등장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영화 '그녀(Her, 2013)'에서 인공지능 목소리가 수많은 남자들과 깊은 사랑을 하는 것처럼 어쩌면 미래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또는 여자들은 어떤 스타 남자를) 가상현실 속의 매력있는 여자에게 좀 더 깊게 정서적으로 몰입하게 될지도 모른다. 쉽게 말해서, 윤아와 찜닭 만들어 먹고 덕수궁 돌담길 걷고 파스타 같이 먹는 VR 소프트웨어가 마치 음악이나 영화처럼 다운로드 상품으로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달달한 컨셉으로 저 예산으로 느낌 있게 잘 만들어진 이 뮤비의 예상치 못 한 복병 같은 단점이 발생했는데 그것은 관객이 음악 자체보다 윤아에 더 빠져들게 된다는 점이다. 정체성이 뮤비인데 음악은 그냥 배경의 하나이고 덕수궁에서의 윤아를 담은 영상물이 핵심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한편, 화면 하단에 가사를 영어와 한글로 보여주는데 기왕이면 영어의 필기체와 어울리게 한글도 손글씨체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덕수궁 돌담길이 유명했던 그 시대에는 종이에 펜으로 연애편지를 쓰던 시대였으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겸사겸사 구성한 것 같다. 

  

뮤비 전체적으로 최신 트렌드가 아니어서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느낌 좋게 감상했다.  

  

  

2016년 3월 29일 김곧글(Kim Godgul)  

  


관련글: 윤아(Yoona, Girls' Generation) - High Cut Magazine 2015 August



아래 사진 위에 덧붙여 쓰여진 문자는 곧나모(Godnamo) 문자로 쓴 영어인데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읽을 수 있다. 


관련글:  곧나모(Godnamo) :: 알파벳(로마자, for Roman Alphab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