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칼럼, 단편

[시] 아기는 달린다 축복받는다 (The Baby Does The Ride And Be Blessed)

by 김곧글 Kim Godgul 2017. 4. 5. 22:16

Ride, Bless



타볼까? 타볼까나? 자전거를 타야겠다. 아기는 자전거를 탄다. 차르르르 차르르르... 체인이 돈다. 공기가 회전한다. 바퀴가 원운동을 한다. 지구가 운행한다. 아기는 달린다. 달려. 바람을 가르고 달려라.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상큼한 꽃향기가 산란하며 뒤따른다. 이제 타봐야지. 타야겠다. 자동차를 타야 한다. 자동차를 타지 않을 수 없다. 아기는 자동차를 타고 달린다 달려. 운전대를 꽉 잡고 달린다. 씽씽 쌩쌩. 위아래로 좌우로. 아기는 다른 것을 잡는다. 스틱으로 속도를 조절해야 하니까. 자동차는 서서히 달아오른다. 공기마찰을 지나서 뜨겁게 달아오르며 달린다. 부릉부릉 부르르릉 부릉부릉 부르르릉... 아기는 또 다른 것을 잡지 않을 수 없다. 아기가 좋아하는 그것. 생명력의 열매. 흔든다. 위아래로 좌우로. 먹지 않을 수 없다. 생명력의 열매를 먹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받아볼까? 받아야지. 축복을 받아야겠다. 당연히 축복을 받지 않을 수 없잖아. 아기는 생명력의 열매를 깊숙이 받아들인다. 생명력의 열매의 축복을 받아들인다. 온 세상이 밝게 빛난다. 찬란한 빛줄기가 온몸을 휘감더니, 세상 속으로 산란하며 흩어진다. 하얀 빛이 쏟아진다. 자동차는 빛을 맞으며 달린다. 달린다. 자동차는 달린다. 아기의 자동차는 달린다. 아기가 꽉 쥐고 위아래로 좌우로 흔들고 깊숙이 받아들인 생명력의 열매의 축복을 받으며 달린다. 달린다. 아기와 생명력의 열매는 달린다.  어느 순간 아기는 자신 속의 영적인 아기를 만난다. 아기와 생명력의 열매는 하나가 되고 전체가 되도록 달린다. 축복받으며 달린다.



2017년 4월 5이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