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매우 좋게 감상했는데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어디서 원인을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다분히 취향저격 타입이라서 당연히 귀결되는 결과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매니아적인 취향의 ‘사이버펑크’ 영화라서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는 대중관객도 적지 않을 것이다. 8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 ‘블레이드러너 (Bladerunner)’가 그 당시 젊은 톱스타 남자배우였던 해리슨 포드가 주연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성적이 매우 저조했던 이례적인 영화역사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제작자들이 예상한 것에 훨씬 못 미치는 흥행성적을 낸 것 같다. 흥행이라는 관점보다 덜 이슈화 된 것이 더 아쉬울지도 모른다. 일본의 대표적인 명작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마침내 실사영화가 만들어졌는데 필자의 만족과는 상관없이 시리즈가 계속 만들어질지 의문이어서 아쉬움이 메아리친다.


생각해보면,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원작 공각기동대에서도 네러티브가 탄탄해서 열광적인 관객을 양산했던 것은 아니었다. 파편적인 에피소드의 나열에 핵심 줄거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은 근미래사회의 파노라마적인 분위기 자체이다. 국가와 기업이 모호해지는 사회다운 특이한 범죄가 발생하고 이를 수사하고 해결하는 특수기동대 같은 공안요원들의 활약도 흥미로웠지만,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세상, 인간과 의식과 AI(인공지능)이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서 흐지부지해지고 혼탁해지는 세상의 모습이 특별했고 매력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영화 공각기동대는 필자에게 매우 괜찮게 감상되었다. 90년대에 유행했던 하이테크놀로지의 시각적인 향연들이 만족스러웠다. 스토리적인 강력한 끌림이 없었는지는 몰라도 감상하는 내내 시각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마치 근미래를(반드시 근미래에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되지는 않지만) 표현한 시각적인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 같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영화 또는 TV 시리즈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리 썩 밝은 기대를 할 수는 없어 보인다.


어쩌면 이 영화가 크게 흥행했다면, 실사영화화 중이라는 기사만이 간간히 들려왔던 일본 애니메이션 명작 ‘아키라’, ‘마크로스’도 추진력을 받아서 제작에 박차를 가했을 것이다. 아마도 제작이 흐지부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래도 이들 애니메이션 극장판은 지금 봐도 전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멋있고 근사함이 여전하기 때문에 언젠가 실사영화로 만들어지기는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쩌면 영화의 역사에서 메트로폴리스(1927)의 위상에 서구문화권에서 빛을 발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역사에서 ‘아키라’, ‘마크로스’, ‘공각기동대’가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쉬웠던 점은 여주인공 쿠사나기 소령을 잘 연기한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의 몸매가 현시대 젊은 관객들이 보기에 매력적이지 않을 정도로 살집이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다지 문제될 정도는 아닌데 동양인 관객들이 보기에 그런 것 같다. 그러나 표정과 눈빛 연기만으로 살펴보자면 원작 애니와 비견되는 훌륭한 연기였다. 그리고 쿠사나기 소령을 제작한 오우레 박사를 연기한 ‘줄리엣 비노쉬(Juliette Binoche)’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줄리엣 비노쉬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족할 정도인데 연기까지 훌륭해서 반가움이 곱절로 되었다. 한편, 끝부분에 거미 같은 로봇과 싸우는 장면에서 좀더 치밀하지 못한 연출이 아쉽다. 그 로봇의 능력이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좀더 정교하고 뛰어나다는 점을 잘 표현했어야 그 장면이 더 극적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가 실사영화든지 실사미니시리즈든지 계속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불어 같은 장르의 명작 ‘블레이드러너 2049 (Bladerunner 2049, 2017)’가 드디어 올해 상영되는데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7월 16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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