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봉준호 감독 영화를 골수적으로 좋아했다면 (골수팬이라면) 영화 ‘옥자’가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빠르게 변하는 관객의 기호며 주가만큼 흥행을 점칠 수 없는 영화 판도에서 현역감독으로 살아남는 것을 고려한다면 봉준호 감독이 시대에 발맞춰 다소 새롭게 유연하게 변신한 스타일의 영상화법을 (헐리우드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만) 애정을 갖고 감상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별히 괴수영화로 구분될 수 없거나 또는 차별화된 점은 옥자에게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능력이라고 불릴만한 것이 있다면 순박한 산골소녀 미자의 마음을 홀딱 사로잡은 매력 정도일 것이다. 마치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감독의 초기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의 풍차를 배경으로 하는 일본애니를 말함)’에서 주인공 소년 네로와 플란다스의 개가 각별히 친밀한 유대감을 가졌던 것처럼 인간 미자와 동물 옥자의 각별한 우정을 그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관개들에게 좋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더더욱.


이야기의 큰 골격으로 보자면 디즈니 영화 스타일인데 자세히 들어가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맨 마지막에서 옥자와 미자(동족의 베이비를 입안에 숨기고서) 단 둘이서만 도살장을 묵묵히 빠져나와 살아남는 경우가 그렇다.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도살장에 돼지들의 폭동을 일으키고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해서 최소한의 동물의 권리을 보장해주도록 세상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단초적인 사건이 되는 에피소드를 넣지는 않았다. 옥자와 미자가 감당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다소 아쉬운 점을 들자면, 소시지 만드는 회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시각적으로 잘 다가오지 않았다. 또한, 동물해방전선의 규모를 좀더 표현했으며 좋았을 것 같다. 그들은 일종의 지류이고 분대이고 특공대인데 전국적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된 조직망이 있고 인터넷으로 자기들만의 은어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 등을 표현했어도 재밌었을 것이다. 뉴욕에서 소시지 회사에서 고용한 사설 경비업체가 다소 뜬금없이 나타나 동물해방전선을 진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전문적인 과잉 폭력 진압을 사전에 조금이라도 표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더불어 릴리 콜린스(Lily Collins)가 활약하는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


좋았던 점은 옥자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매우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는 점이다. 분명히 CG 라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저렇게 실재하는 것처럼 잘 표현했을까? 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이다. 또한, 산골자기의 수많은 장면에서 저 정도 퀄리티를 뽑아내려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촬영을 강행했을까, 그 인내와 노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비하면 뉴욕 도심지(실제로 미국의 어느 도시겠지만)의 장면은 비록 대규모 인원이 동원됐지만 산골자기 장면에 비하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 옥자는 그럭저럭 괜찮게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실력과 평판이 국내를 넘어 미국과 여러 국가에 좋은 이미지로 알려지는데 일조할 것이다. 그가 차기작을 제작하는데 넉넉한 추진력이 되어주고도 남을 것이다. 몇 년을 기다려야 할 테지만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2017년 7월 9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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