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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Music)

(여자)아이들 - "괄호 열고 여자 괄호 닫고 아이들"

by 김곧글 Kim Godgul 2021. 1. 22. 19:00

 

 

♬ LATATA부터 화(火花)까지! (여자)아이들((G)I-DLE)' 컴백기념 타이틀곡 모아보기

 

 

 

(여자)아이들((G)I-DLE) - '화(火花)(HWAA)' Official Music Video

 

 

 

(여자)아이들((G)I-DLE) - '덤디덤디 (DUMDi DUMDi)' Official Music Video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그룹명을 살펴보면 ‘여자’를 괄호로 감쌌는데 그 이유가 뭐였을지 궁금했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런 비슷한 경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걸그룹 f(x)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f(x)의 경우에는 본래 f(x) 그대로 전달되는 유명한 수학 기호인데 반하여, ‘(여자)아이들’의 ‘(여자)’는 한글 ‘여자’를 괄호로 감쌌으니까 정확히 따지자면 차별된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그 의미가 뭐였는지와는 상관없이 재미있고 흥미롭고 눈길을 끌어서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그룹명에 괄호를 넣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을까? 최근에 ‘(여자)아이들’의 ‘소연’이 이런 저런 얘기를 했던 동영상을 보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필자가 어떤 단서를 추측해 보게 되었다. 소연이 작사 작곡한 곡 ‘LATATA’에서 ‘라타타’라는 말이 지금은 종영한 KBS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송준근이 연기한 멕시코 캐릭터의 유행어가 될랑말랑했던 개그 "라따 라따 알았따!"에서 착상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아마도 소연이 개그콘서트를 열심히 봤었던 시청자였다고 가정한다면, ‘여자’라는 이름에 괄호를 감싼 것도 혹시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즉,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의 제왕’이라는 인기 코너에서 중간에 개그맨 류근지가 출연해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를 코믹하게 연기하는데, 책을 읽는 것 같은 말투도 모자라서 지문까지 직접 말로 한다. 예를 들어 “...대사치다가... 괄호 열고 지문이 어쩌구저쩌구 괄호 닫고 ... 대사치고 ...” 이런 식의 개그를 선보였었다. 혹시 ‘(여자)아이들’ 그룹명이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아닐까라는 추측이 떠올라서 실없는 글을 적어봤다.

 

 

 

이 글과 관련된 개그맨 류근지의 개그는 5분 20초부터 나온다.

 

 


최근에 ‘(여자)아이들’의 인기곡들을 주의해서 들어봤는데 기존의 걸그룹 케이팝과 뭔가 다른 느낌?이 있다. 어쩌면 그렇게 된 이유가 작사 작곡을 그룹 일원이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기존의 케이팝 히트곡들은 대부분 유명한 작사 작곡가의 작품이거나 또는 전 세계에서 제출된 수많은 데모 곡들 중에서 소속사의 전문가들에 의해 추려지고 선택된 곡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이 방법이 흥행 성공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 다만, 수많은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십수년 이상 발표되다 보니까 케이팝 팬들이 슬슬 지루해하고 식상하던 시기에 ‘(여자)아이들’이 요긴하게 차별화된 컨셉으로 등장해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케이팝이 오래도록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려면 다양한 형태의 가수들이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에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것은 어느 분야든지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틈새가 전혀 없는 것과는 다른 문제일 것이다. 아티스트 당사자들이 주도적으로 작사 작곡하는 곡들도 활개를 칠 수 있는 음악 장터 생태계가 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소속사나 전문가들의 부처님 손바닥에서 노는 손오공처럼 지배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무튼 케이팝 음악 장터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으려면 다양한 형태의 아티스트의 출현을 부추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 1월 22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