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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돈 룩 업(Don't Look Up!)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1. 1. 15:50

 

 

SF 코메디 장르인데 한국의 대중들이 낄낄거리거나 박장대소하며 즐기는 뉘앙스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코메디이다. 그렇다고 전혀 재미있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미국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에 입장에서는 공감하지 못할 요소들도 있어 보인다. 비록 공통되는 요소들도 많지만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관객이 속한 문화권의 취향에 따라 흥행의 기복이 심할 것 같다.
 

이야기는 차별되고 신선하고 현대적인 취향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박을 끌어내리는 부스럼 요소는 수많은 대중들의 수준을 조금 웃도는 고급스런 지적인 유희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려운 말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해하기 골치 아픈 체계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다소 고급 취향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처럼 이 점을 좋게 생각하는 관객도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장점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어쩌면 분명히 잘 만든 오락 영화이기는 하지만 프렌차이즈 SF 영화인 슈퍼히어로물이 거의 무조건 흥행하는 최근의 동향에 약간의 피로감을 느낀 SF 팬들이 색다르지만 현대적인 감각의 작품에 대한 갈증이 일어날 쯤에 마침 등장해서 가뭄에 단비처럼 매우 환영받는 것 같다. 몇 달 전에 공개되었던 ‘듄(Dune)’도 비슷한 맥락에서 관객의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 그렇다고 슈퍼히어로물이 당장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스파이더맨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을 보면 여전히 인기 있는 SF 장르이고 할리우드가 그 어떤 다른 지역의 영화보다 잘할 수 있는 장르이다. 한때 SF 장르가 홀대받았던 과거 시대를 생각하면 슈퍼히어로물이 절대적 우위로 지배하는 시대라고 하더라도 가끔 다른 취향의 SF물의 수작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주류문화(Main Stream)와 반문화(Counter Culture)가 서로 대비되면서 동거동락하면서 각자의 노선으로 원숙해지는 모습이 이상적일 것이다.
 

어느 날 우연히 발견된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기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벌어지는 미국 사회를 코믹스럽게 그렸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서민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상업주의에 찌든 미디어 진영와 부패한 정치권을 나름 가볍고 흥겹고 고급스럽게 희화했다는 점이 차별적인 요소이다. 이 수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매우 큰 관건인데 나름 보통 서민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괜찮게 조절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충분히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또한 매우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주연, 조연 연기를 잘 해서 맛깔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2022년 1월 1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