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하게 한국관객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관객에게 인기있는 사극에 요구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패턴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1. 실존했던 왕이 주인공이면 좋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왕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주인공은 어떤 식으로든 왕에게 영향을 끼친다.
  2. 주인공은 어김없이 유교적인 사상에서 크게 어긋나는 행동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또한 요즘 트렌드는 유교사상을 잘 지키는 인물을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
  3. 비극적인 결말을 포함하여 안타까운 감정을 전달하면서 보편적인 생로병사를 포함한 메시지를 담는다. 비교적 인생무상 같은 서민적인 노장사상도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4. 주인공은 논리적이거나 이성적이거나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실재로는 그런 인물일지라도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소위 '모짜르트', '돈키호테' 같은 인물이거나 또는 매우 극단적으로 지극정성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다. 
  5.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다툼이 집단적으로 벌어진다. 그러나 주인공은 대개 권력 투쟁의 핵심인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소재는 관상이지만 관상에 대한 심도있는 내용이 없어서 아쉽지만 대중관객이 원하는 것도 관상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라 영화적인 재미와 감동이므로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제목이 '관상'인데 언뜻 기대되는 정도의 전문적인 분량조차 없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다들 알다시피 이 영화의 핵심 줄기는 부성애이다. 관상은 소재일 뿐이고 주인공의 전문직종이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한국 관객이 좋아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만약 단순히 관상에 대한 심도있는 내용이 주가 되었다면 혹시 서구권에서 좋은 반응이 있을 수는 있어도 국내에서 이렇게까지 흥행하지는 못 했을 것이다. 주인공의 부성애, 조연으로 등장한 왕도 부성애, 그리고 비열하고 악한 친족의 무자비한 악행,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암투. 한국관객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사극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사전에 전혀 모르고 관람했는데 초반에 느껴졌던 내용과 중후반의 내용이 많이 달랐다는 점이 다소 일반적이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루하지 않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이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무난하게 잘 만든 한국적인 대중적인 사극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럭저럭 흥미롭게 재밌게 약간의 보편적인 감동을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는 대중영화이다. 


약간의 옥의 티가 없는 것은 아닌데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거의 끝장면에서 주인공의 아들이 수양대군의 활에 맞아 죽는 군중씬이 너무 빈약해보인다는 점이다. 그 장면에서 군중도 훨씬 많아야 했고 군사들도 훨씬 다양하게 위엄있고 위풍당당하게 많아야 분위기가 훨씬 고조되었을 것이다. 단지 사람수만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장면이 빈약해 보였다. 중요한 장면인데 다소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영화의 특징 중에 하나는 배우들의 열연일 것이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송강호 특유의 인간적인 연기, 유혹이 직업인 여인상을 잘 표현한 김혜수, 더할나위없이 독보적인 감초연기를 한 조정석, 위엄있는 분위기를 잘 표현한 백윤식, 선과 악의 경계선에 있는 인물을 잘 연기한 이정재, 요즘 잘 나가는 신예 이종석... 각자 나름대로 매력적인 인물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감상하는 이유가 될 정도이다.


  

2013년 11월 25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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