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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Music)

가사형 뮤직비디오 (Lyrics Type MV)

by 김곧글 Kim Godgul 2014. 1. 14. 12:28



미국의 경우에 뮤직비디오가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하나의 대중문화 미디어로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정확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MTV(여타 음악전문케이블방송 포함)이 나오고부터일 것이다. 그 전에도 뮤직비디오는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음반을 널리 홍보하기위한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했었다면 MTV 이후의 뮤직비디오는 그 자체로 보고 듣는 즐거움을 주는 (물론 음반을 홍보하는 목적도 있고) 대중문화 미디어 장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부터 수없이 다양한 종류의 때로는 실험적이고 파격적이고 아트적인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졌다.


또한 MTV 이후부터의 뮤직비디오는 뮤지션의 컨셉 이미지, 고유의 색깔을 널리 알리는 데도 활용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어떤 뮤직비디오에서 소리를 제거하고 화면만을 감상해봐도 인물들의 의상, 배경, 비주얼 스타일만 봐도 무슨 음악 장르인지 대충 맞출 수 있다. 그 이유는 뮤직비디오 자체가 뮤지션의 본래 또는 해당 앨범이 나올 당시의 이미지 컨셉이 담겨있고 그것은 또한 음악 장르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색깔과도 많은 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미국의 경우와 다소 다른 역사적 양상이지만 이것에 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이러한 뮤직비디오의 형식적인 관점에서 하위 장르로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마치 숏필름(short film)처럼 영상감독의 연출로서 만든 뮤직비디오다. 이를 '숏필름형 뮤직비디오'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뮤지션의 라이브를 거의 그대로 또는 약간의 편집을 가미해 만든 뮤직비디오다. 이를 '라이브형 뮤직비디오'라고 부른다. 생각해보면 모든 뮤직비디오는 이 두 가지 형식 중에 하나다. 물론, 두 장르가 섞인 스타일도 있는데 이때는 어느 쪽이 더 우세하냐에 따라 그 쪽에 포함시키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보여지는 것은 분명히 라이브 영상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요소를 감독이 일일히 연출하고 수많은 관객도 엑스타라를 동원해서 만든 경우 '숏필름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Youtube)가 뮤지션들에게 또 하나의 음악홍보 경로가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요즘에는 거의 대부분의 유명 뮤지션 뿐만 아니라 인디 뮤지션들까지도 유튜브에 자신의 전용 채널을 만들어서 관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간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음악 홍보효과는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비교할 바가 못 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한 세월이 지나서 더 이상 방송에 나오지 않는 뮤직비디오를 저장해놓는 아카이브(Archive) 도서관 역할도 할 수 있는 유용한 점도 있다.   

  

아무튼 유튜브가 뮤직비디오의 요긴한 활로가 되면서 뮤직비디오의 하위 장르가 하나 더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가사(lyrics)를 예술적인 형식으로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다. 이를 '가사형 뮤직비디오'라고 한다. 엄밀히 따지면 넓은 의미에서 '타이포그래픽+모션그래픽 위주의 숏필름형 뮤직비디오'라고 볼 수 있는데 가사라는 특정한 것 위주로 보여준다는 관점에서 하나의 하위 장르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뮤직비디오의 활로가 방송 위주였을 때는 즉 유튜브가 지금처럼 널리 퍼지지 않았을 때는 가사를 기존의 뮤직비디오(숏필름형, 라이브형) 화면의 하단에 마치 영화의 번역자막처럼 단순한 형식의 텍스트로 덧붙였었다. 국내의 경우에는 매주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음악방송에서 화면의 좌측 하단에 단순한 텍스트 형식으로 가사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유튜브에 일반인들이 아주 단순하게 마치 스케치북에 매직으로 가사를 적어서 한장 한장 넘기는 형식처럼 가사를 영상에 담고 음악과 함께 올려놓았었다. 그 이후에 After Effects 같은 프로그램으로 모션그래픽과 타이포그래픽을 공부하던 영상 디자이너가 가사를 좀더 다양한 형식으로 만들어 올렸고 일반인의 입장에서 가사를 볼 수도 있고 지루하지도 않은 장점도 있고 볼만한 영상물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있는 영상 디자이너가 자신의 실력을 세상에 알리고 싶은 욕구도 있고 (대부분의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어한다) 좀더 뛰어난 작품들이 올라왔다. 이때부터 마침내 하나의 독자적인 뮤직비디오 장르로 형성되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최근부터는 아애 전문 뮤지션이 애초부터 음악을 홍보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가사형 뮤직비디오를 전문 영상 디자이너에게 의뢰해서 제작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팬심에 의해서 또는 인디 영상 디자이너에 의해서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가사형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최근부터는 아애 뮤지션 또는 뮤지션과 함께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마치 기존에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던 것과 비슷한 기획 단계를 거쳐 가사형 뮤직비디오를 전문적으로 작정하고 만드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 유튜브의 보급과 더불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라는 얘기다. 

  

텍스트 위주의 모션그래픽 역사를 따지자면 저 멀리 히치콕 영화에서도 볼 수 있고 왠만한 CF에서도 어렵지 않고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텍스트 영상 기교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다만, 이것이 최근에 들어서 유튜브가 널리 보급됨과 동시에 전문적으로 제작되는 뮤직비디오의 하나의 형식으로도 사용되었고 이것은 뮤직비디오의 하위 장르가 될 정도로 존재감이 있어졌다고 보여진다. 

  

그렇다고 가사형 뮤직비디오가 기존의 숏필름형과 라이브형 뮤직비디오와 견줄 정도로 많이 만들어질 것 같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사형 뮤직비디오를 좋아한다고 볼 수는 없다. 텍스트를 영상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뇌에 에너지 소모를 요구하고 피로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사람들은 영상에 사람의 얼굴이 크게 나올수록 더욱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직도 대다수 뮤직비디오에는 인물이 나오고, 나아가서 애니메이션 영화보다 실사 영화가 더 많은 인기를 끈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곡은 어떤 소수의 사람들이 가사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냥 텍스트로 봐도 상관없지만 기왕이면 가사형 뮤직비디오로 감상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즉, 가사형 뮤직비디오는 모든 팬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팬들이 관람한다고 볼 수 있다. 결코 메이저일 수는 없지만 존재감 있는 마이너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마도 가사형 뮤직비디오의 주요 활용도는 매우 널리 유명해진 노래의 경우에 숏필름형 뮤직비디오도 있고 라이브형 뮤직비디오도 있는데 여기에 더해서 가사형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는 가사형 뮤직비디오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비록 예술성은 떨어져도 매우 저가에 만들 수도 있으므로 아애 음반의 전곡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방법도 있기는 하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지만 가사를 정확히 알고 싶은 팬들은 관람을 할 것이다. 


  

아래는 가사형 뮤직비디오에 관하여 참고할만한 것을 몇 개 소개해놓았다.

  

  

음악팬이 만든 가장 일반적이고 흔한 형식의 가사형 뮤직비디오

사실 뮤직비디오라고 말하기도 모호하다.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이 있고 열정이 있다면 일반인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음악팬이 만든 모션그래픽적인 요소가 들어간 가사형 뮤직비디오. 잘 만들었지만 아마주어적인 풋풋함이 남아있다.

이 정도 비주얼로 제작하는 것도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전문 영상 디자이너가 After Effects 같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사용하여 모션그래픽적인 요소를 제대로 활용하여 만든 가사형 뮤직비디오. 이 경우 디지털 컴퓨터 그래픽적인 느낌이 매우 강한 것이 장점 또는 단점이다. 

  



전문 영상 디자이너가 바로 위에 것처럼 모션그래픽 요소를 활용하여 전문적으로 만든 가사형 뮤직비디오인데 위에 것과 차이점은 비주얼 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실사 사진과 영상을 활용해서 만들었다는 점이 다르다. 바로 위에 것과 이 작품은 어떤 독자적인 뮤직비디오 장르의 존재감, 가사라는 텍스트에 시각예술성이라는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위에 2가지는 기존의 숏필름형과 라이브형 뮤직비디오에 종속되는 (함께 부록 또는 '원플러스원'으로 존재하는) 느낌이 들었다면 말이다. 

  

  

 2014년 1월 14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