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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칼럼, 단편

[시] 차가운 봄바람이 잠들고

by 김곧글 Kim Godgul 2020. 2. 2. 17:44

사진과 시와는 별개 (인터넷 검색으로 올린 사진)

 

차가운 봄바람이 잠들고

 

 

 

차가운 봄바람이 잠들고 꽃향기가 기지개를 켜는 것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
그들의 환심을 사는 반딧불이의 윤곽을 주조하는 계절은 하지의 기상을 고대한다.

 


뿌연 먼지에 휩싸인 고층빌딩 옥상에 헬리콥터가 내려앉는 것을 본 적은 없다.
그러나 내가 안 본 사이에 여러 번 이착륙했는지도 모르지.
내가 시도 때도 없이 그곳을 바라보고 사는 것은 아니니까.

 


동쪽 지평선 너머에서 달려오는 기차를 타고
서쪽 지평선 너머로 계속 달려가서
언젠가 동쪽 지평선으로 되돌아오는 기차여행을 하면 좋겠다.

 


지구를 출발하는 기차 같은 우주선을 타고 (은하철도999이건 말건 상관없지)
안드로메다 성단의 지구 같은 행성에 도착해서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지구로 되돌아오는 우주기차여행을 하면 좋겠다.

 

 

 

 

2020년 2월 2일 김곧글(Kim Godgul)

 

 

 

PS: 2019년 겨울과 봄 사이에 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