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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칼럼, 단편

[칼럼] 차별화된 메타버스(metaverse) 세계

by 김곧글 Kim Godgul 2021. 4. 25. 18:45

 

 


현재 ‘메타버스 가상세계’(이하 메타버스)는 화려한 현시대 대도시 또는 고도로 발전된 미래 가상도시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당연히 차별화된 제품이 출시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언젠가 박빙과 절정의 시기를 넘어 완숙기에는 공룡업체 한두 개만 살아남고 나머지 메타버스는 파리만 날리게 될 것이다.(또는 메타버스 공룡업체에 흡수될 것이다). 그래도 메타버스의 춘추시대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니 아직 즐길 것이 헤아릴 수없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얼마 전 메타버스 관련 기사를 잃고 국내업체에서 개발해서 전 세계의 10대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제페토(Zepeto)’라는 메타버스에 로그인해봤다. 그러나 비주얼도 그렇고 필자와는 취향이 너무 많이 달라서 두 번 다시 들어가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음의 메타버스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적어본다.

 


앞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메타버스로 중세 판타지풍을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중세 판타지 MMORPG처럼 길드와 전쟁 위주가 아니라, 마치 중세 시대 어떤 왕국에서 농부로 상인으로 귀족으로 기사로 실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글의 본문) 현대인의 어린시절을 재현하는 듯한 메타버스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수요는 있을 것이다(있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50, ’60, ‘70, ‘80, ’90년대... 심지어 조선시대 후기, 고려시대. 미국에서는 서부개척시대, 금주법과 갱들이 지배했던 대공항시대, 유럽에서는 프랑스 혁명 시대 또는 1900년부터 2차세계대전까지 등등.

 


이와 같은 메타버스에 이용자들이 구름처럼 운집할지는 의문이라서 수익성으로 인한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규모의 크기보다는 퀄리티와 디테일을 높인 현장감(이것은 매우 중요, 이용자가 정말 추억의 과거로 돌아가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야 하니까) 등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확실히 이런 메타버스를 평범한 10대, 20대가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중년층, 장년층, 고령층를 위한 서비스일 것이다. 소위 틈새 시장일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그들의 감성과 니드를 충족시키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추가로, 미래 도시가 배경이지만 고도로 문명화된 세계가 아니라 자연적이든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것이든 문명이 거의 파괴되어 원초적인 약육강식 생존이 가장 중요한 메타버스도 매력적이다. 이것에 가장 가까운 게임이 프렌차이즈 게임 ‘폴아웃(Fallout)’일 것이다. 현재는 MMORPG 성격이 강하지만, 아마도 메타버스로 진화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다만, 이 게임은 다분히 미국문화가 많이 반영되어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권 문화가 반영된 폴아웃풍 메타버스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 어쩌면 이런 맥락에서 삼국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메타버스도 흥미롭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독특한 메타버스로 이런 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위인들이 살았던 시대 위주로, 심지어 그 사람의 기억 속에 있을 법한 모든 것을 메타버스에 녹여낸 세계를 살아볼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종교 창시자, 고대 정치가, 화가, 음악가, 대중스타, 스포츠 스타,... 이런 메타버스가 앞에 언급한 것과 다른 점은 시대의 변화가 있다는 점, 장소도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점(인물은 집안 사정, 진학, 직장, 결혼... 등으로 이사를 다닐 것이다)이다.

 


당연하게도, 사이버펑크 작품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어둠의 디스토피아적인 메타버스도 등장할 것이다. 현재 텔레그램에서 유추할 수 있는 거의 극단적으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메타버스이다. 때문에 신종 범죄도 우루루 등장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은 인공지능 수사관을 도입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인터넷의 기능적 발전은 포르노 사이트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이 있듯이 포르노 메타버스도 등장할 것이다. 여기서 당연히 신종 사회적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서로 다른 문화의 국가 마다 처리하는 방식은 다를터이고... 이런 것도 전 세계가 점점 비슷비슷해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도 그만큼 지구촌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지구를 둘러싸서 언제 어느 지역에서나 (지하로 깊숙이 숨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 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이들 인공위성에 장착되어서 지들끼리 수리도 하고 반영구적으로 작동되어 지구의 특정 국가나 기업의 통제도 벗어날지도 모른다. 그때 인터넷은 마치 태양빛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듯이 인터넷도 누구나 원하는대로 실컷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때 메타버스는 또 어떤 모습일까? 너무 앞서 갔나? 아직 눈앞에 당면한 것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2021년 4월 25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