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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트와일라이트(Twilight 2008) - 뱀파이어 청춘 로맨스

by 김곧글 Kim Godgul 2009. 3. 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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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딸이다. 시크하다. 새아버지와 휴가를 떠난 어머니를 위해 이전 아버지댁 고등학교로 전학간다. 습하고 울창한 숲으로 우거진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조숙한 성격이다. 때문에 활기차고 꽤활하고 명랑한 또래들의 관심거리에 흥미가 없다. 알 수 없이 끌리는 남자를 발견하다. 그가 위험에서 자신을 구한다. 그에 대해 모두 알고 싶다. 뱀파이어였다. 상관없다. 그녀는 그를 사랑한다. 청춘 로맨스 영화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어떤 소녀는 특별한 사랑을 꿈꾼다. 상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가 아니다. 모든 여자에게 친절하고 매너 좋은 남자는 매력없다. 싫어하지는 않지만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끌리지는 않는다.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준 특별한 남자, 창백한 표정에 동질감을 느꼈을까? 이성보다 감성에 이끌려 서로를 끌어당긴다. 마침내 남자가 뱀파이어라는 것을 알게된다. 청춘 로맨스 장르에서 뱀파이어 연인이란 유별난 가족사, 특이한 직업, 범상치 않은 기질을 은유하는 메타포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인간이 사랑의 연인을 선택하는 이유는 밤하늘의 별만큼 다양하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청춘 로맨스가 만들어질 이유가 성립된다.

'트와일라이트'는 달콤 쌉싸름한 오락 장르 청춘 로맨스다. 강렬하지 않지만 깔끔하고 담백하다. 숲으로 우거진 미국 소도시 배경도 신선하고 좋았다. 미국 장르 영화의 대부분은 LA, 텍사스 같은 쾌청한 사막 도시, 또는 뉴욕, 시카고 같은 서울, 부산 같은 대도시, 또는 필라델피아 같은 고풍스런 중소도시가 많았던 것 같다.

서구적인 정서와 문화가 깊게 베어있다. 뱀파이어 이야기는 일본과 달리 한국에선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그러나 반대로 동양적인 감수성으로 뱀파이어를 재구성하면 서구인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수도 있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그것을 해낼지 흥미롭다.

새롭거나 놀라운 판타지는 아니다. 훌륭하지도 출중하지도 않다. 괜찮은 수준의 중저예산 오락영화다. 미국의 10대들이 좋아할 만하다. 영화적인 영상미는 깔끔하고 준수하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지만, 빼어나지도 깊지도 않다. 요즘 시대는 너무 과하지 않고 약간 만화적인 이런 정도의 오락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젊은 관객에게 평균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2009년 3월 7일 김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