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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Music)

세인트 빈센트 (St. Vincent) - 독특하고 신선한 세련미

by 김곧글 Kim Godgul 2015. 1. 19. 13:34



신인 뮤지션도 아니고, 첫 데뷔 앨범을 2007년에 발표했었고, 그전에도 다양한 뮤지션 경력이 있다고 하고, 국내에서 2014년에 공연도 했었는데, 나는 며칠 전에 처음으로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의 음악을 들어봤다. '2014년에 해외 평단으로부터 칭송 받은 앨범' 이런 비슷한 제목의 글을 읽고나서 가벼운 마음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살펴봤는데... 처음으로 'Digital Witness' 뮤비를 봤을 때는 '음...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정도였는데, 라이브 공연 클립을 여러 편 봤을 때... 머리카락이 쭈뼛 서고 닭살이 돋았다. 정말 독특하고 신선한데 게다가 세련미가 넘쳤기 때문이다. 유일한 약간의 단점이라면 그렇게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성이라는 것 뿐이다. 한마디로 세인트 빈센트를 좋게 평가하자면, 만약 199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면, '너바나(Nirvana)'에 필적할만큼 크게 성공했을 것이다.  

  

너바나와 음악성이 비슷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 뮤지션이 그런 느낌의 강렬한 매력을 표출하는 음악을 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신선하고 독특하고 강렬한 매력이 있다. 특히 1990년대 스타일로 전자기타를 연주할 때는 정말 여자 지미 헨드릭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로 매력적이게 전자기타를 잘 쳤던 여성 기타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아마도 데뷔한지는 좀 됐고 미국 인디 씬에서는 기타 실력과 신선한 매력으로 유명했겠지만 대중적으로 최근에 와서야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비주얼 적으로 자신만의 세련미라는 무기를 증원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세인트 빈센트의 새로운 독특한 세련미는 어디서 나오는가? 일단 라이브할 때 몸동작이 독특하다. 로봇춤 같기도 한 것이, 일본의 전통연극 같은 것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한 것 같다. 그리고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케이스는 아니지만 노래를 매력적으로 잘 하는데, 무엇보다, 전자기타를 엄청 매력적으로 잘 친다. 전문적으로 파고들어가면 더 잘 치는 여성 기타리스트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라이브를 할 때 무대 위에서 세인트 빈센트만큼 그 어떤 독특하면서 신선한 매력을 뽑내면서 전자기타를 연주할 수 있는 여성 기타리스트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록음악 장르가 과거에 비하면 많이 죽었고 기껏해야 달콤하고 매끄러운 록음악이 근근히 살아남는 시대인 것 같은데, 기존의 거친 전자기타 연주를 세련되게 소화해서 만든 세인트 빈세트의 곡들을 보면 탄성과 감탄이 절로 쏟아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여성 키보드 연주자와 페도라가 트레이드 마크인 '다니엘 민트세리스(Daniel Mintseris)'의 키보드 및 전자음악이 만들어내는 연주가 매우 신선하고 세련되고 매력적이다. 전문적인 것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흔하지 않은 오묘한 매력이 넘친다. 까놓고 말해서 순전히 연주만을 들어도 매혹될 정도이다. 세인트 빈센트가 뛰어난 장수라면 다니엘 민트세리스는 명마 또는 보검일 것이다. 마치 '도스(The Doors)'의 '짐 모리슨'과 '레이 만자렉' 같은 느낌이다. 

  

활동명이지만 이름이 '세인트 빈센트'이고 외모와 행동도 보통 미국인들의 자연스럽게 유들유들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이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딱딱하고 경직되어 있는 분위기(무대 연출이고 캐릭터 이미지겠지만) 때문에 유럽 출신인가 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미국에서 출생했고 뉴욕에서 활동했다. 아무튼 독특하고 신선하고 세련미가 있는 음악성이라 놀라웠다. 앞으로 계속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보여줄지 관심 주파수를 맞춰놓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1월 19일 김곧글(Kim God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