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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2010)

거장 감독에게 습관적으로 상상되는 영상미는 아니다. 고풍스런 집에 들어섰을 때 압도되는 중후함 같은 것은 희박하다. 영상미는 매우 신선하다. 연출, 카메라 워크, 편집의 협업이 매우 인상적으로 잘 진행된 듯 하다. 스코시즈 감독은 세월의 풍파에 맞서 변덕스런 세상의 바다를 제자들과 함께 항해해서 순항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도 어떤 젊은 제자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름 신선하고 재밌었다.

캐릭터 설정이나 내용도 그럭저럭 흥미로웠다. 끝까지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신들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럭저럭 수준급이었다. 영화의 결론이 내가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설정이고 작품성도 훌륭했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씁쓸했다. 섬에 있는 인간들이 모두 좀비였고 그들이 과거에 독일군을 죽인 주인공(디카프리오)를 유인해서 제법 의미심장하게 죽이려고 하는데(그들만의 제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디카프리오가 현실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전투를 벌리는 한참 오락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한 상상은 좀 싼 티가 많이 나는 상상이었다. 반면 이 영화 본래 이야기가 우아하고 고풍스럽고 의미심장하고 문학적이며 교훈적이며 거장 감독이 손을 댈 만한 이야기인 것 같다. 아무튼 색다른 영상미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블라인드 사이드(Blind Side 2009)

기대를 좀 해서 그랬는지 그렇게 뛰어난 재미를 느끼지는 못 했다. 그러나 현대적으로 담백하게 잘 만들어진 휴먼 드라마인 것 같다. 그렇게 튀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 담백하게 볼 수 있는 딱 그 수준인 것 같다.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한국인의 사고방식에서 그렇게 감동적인 스토리로 감상될 정도는 아니고, 한국인이 공감할 유머가 많은 것도 아니고,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묵직한 무엇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럭저럭 괜찮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하프웨이(Halfway)

영화 '러브레터'의 이와이 순지 감독이 감독이 아니라 제작을 했다고 해서 봤다. 다큐적인 느낌으로 찍은 영상미도 러브레터를 연상시켰다. 그럭저럭 볼만했다. 일본영화 특유의 섬세함 같은 게 역력했다. 그런데 내용상 좀더 사건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투명해서 공허한 느낌, 구름이 아름다워 쳐다보는데 어느새 흐트러져서 사라진 느낌, 그런 것 같았다. 여자 주인공이나 남자 주인공이나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여지지는 않았다. 캐릭터적으로 말이다. 그럭저럭 명작 '러브레터'를 추억하며 감상하기에 괜찮은 영화인 것 같다. 순수하고 풋풋한 청춘을 그리는, 국내 영화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페어 러브 (Fair Love 국내)

나이 차이 많은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 영화 자체로는 괜찮게 잘 만들었던 것 같다. 후반에 다소 지나치게 예술 영화 느낌 나게 꾸미려고 치장한 영상미가 다소 거슬렸을 뿐이다. 중간까지 몰고 갔던 섬세하고 담백한 영상미로 담백하게 여운을 남기며 크레딧을 올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현대 시대를 고려하면 여자가 연상이고 남자가 연하여야 관람객을 더 끌어들였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해 본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좀더 사건이나 에피소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로케이션이 너무 저예산 느낌 나는 것도 다소 아쉬웠다. 좀더 배경을 꾸몄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성기가 일하는 카메라점은 너무 스튜디오 촬영 티가 났다. 간혹, 카메라 수리점이 배경인 섬세한 연극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감상한지는 좀 지났는데 확 끄는 감동은 없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는 작은 감동은 느껴졌었다. 배우 안성기를 위한 영화였다는 느낌도 든다. 그의 관록있는 연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영화였고, 역시 훌륭히 해냈고 빛났던 것 같다. 그러나 캐릭터 설정상 고전 멜로 영화 남녀 주인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나서 현재시점에서 흥행하지 못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느낌 좋은 영화였다.

2010년 4월 15일 김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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