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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신조어

신조어: 고도자

by 김곧글 Kim Godgul 2011. 2. 26. 15:15

어떤 분야든지 보통을 훨씬 뛰어넘어 매우 높은 경지에 이른 자는 존재한다. 단지 테크닉적으로 기술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전문가들, 평론가들, 교사들, 매니아들, 심사위원들의 눈높이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그들의 평가는 결코 무시될 수 없다. 그러나 그들도 어디까지나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일뿐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진정으로 높은 경지의 가치는 온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과 오랜 세월과 세상의 수많은 신들이 알아봐줄 것이다.

자신의 업무에서 남들보다 뛰어난 숙련의 경지에 이른 자를 보통 '달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달인의 경지보다도 더 높은 경지에 오르려면 단지 기술적으로 고도의 경지에 이른다는 측면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운도 따라야 하고, 소위 시대가 그 자를 선택해야 하고, 신들의 은혜를 받아야 하고 무엇보다 미지의 고뇌를 극복해야 한다.

IQ가 높다는 것은 매우 좋은 무기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되고 기나긴 마라톤같으면서 간간히 행복이 존재하는 인생에서는 좋은 무기를 가진 자가 반드시 승리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확실히 장점이지만 절대적인 힘은 아닐 것이다. 그 좋은 무기를 어떻게 갈고 닦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또한, 비록 좋은 무기는 아니더라도, 그냥 보통 돌맹이 조각이라도 뽀족하게 깍아서 창촉으로 만들어서 거대한 악어를 사냥해서 며칠간 배터지게 먹을 수 있고 가죽으로 가방을 만들어 이웃 부족의 족장 딸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고도자

어떤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이르러 비범한 능력을 발휘한 자를 '고도자(高到者)'라 한다. 높은 수련 또는 숙련 후에 찾아오는 달인의 경지도 뛰어넘고, 전문가들의 심사나 평가도 뛰어넘고, 세월도 뛰어넘고(반짝하고 사라지지 않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몸과 마음으로 알아봐주고, 세상의 수많은 신들이 은혜를 내려준 자를 '고도자'라고 한다. 신들의 은혜 그 자체가 고도자이기도 하다.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고도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세상의 유명한 영웅 신화가 가리키듯이 그 어떤 한계의 고뇌를 극복하지 않고는 불가능할 것이다. 반드시 고도자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야만 행복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고도자는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이 외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댓가는 보통 사람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아주 특별한 무엇이다. 누군가 고도자가 되고말고 하는 것 자체도 신들의 선택이며 의지일 것이다.

한편, 너무 고도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 욕망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그러다 병난다). 고도자는 수능 같은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일을 각별히 사랑하면서 열심히 삶을 살아가다보면 어느 덧 자신이 고도자가 되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2월 26일 김곧글


ps: 개인적으로, 이것도 개인 취향일테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비범한 능력을 발휘한 여성에게 강한 매력을 느낀다. 그것은 여신을 실제로 사랑할 수 있게 해준 신들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Love Psychedelico - Lady Madonna
오래 전에 이들의 노래를 매우 인상깊게 들었었고 드물게 수입앨범까지 구입했었다.
최근에 어떤 국내 영화에서 다시 듣게 되었는데 역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