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며칠 밖에 안 남았다. 정말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 우주의 시간으로 치면 티끌보다도 못한 가치의 시간일테지만 인간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오랜만에 이곳에 소개된 문자들의 바탕, 저변, 지층, 달리 말하면 함께 동행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생각해봤다.

  

이곳의 모든 문자는 서로 비슷하게 생긴 경우도 있고 각각 고유의 이름이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간단하게 '곧글(Godgul)' 또는 '톨글(Tolgul)'이라고 부른다.


곧글(Godgul)이라는 이름이 먼저 만들어졌고 톨글은 나중에 만들어졌는데, '곧'은 '꽃'의 옛말 '곶'에서 받침자음 ㅈ을 ㄷ으로 살짝 수정한 것이다. 요즘 인터넷 회사들이 일반명사를 상호(고유명사)로 사용하기 위해 스펠링 한 개를 살짝 수정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왜 꽃이라고 지었냐 하면 최초에 곧글을 디자인하고 보니 꽃의 형상을 닮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지었다. 결과적으로 곧을 알파벳으로 바꾸면 god가 되고 이 단어도 좋은 의미이므로 만족스럽지 않을 수 없는 이름이다.    

  

톨글(Tolgul)의 '톨'은 '쌀 한 톨' 부를 때 '톨'이다. 확대해석하면 고전 문헌에서 종종 인용되는 '겨자씨 만큼의 믿음이 있다면...'에서 겨자씨가 연상되기도 한다. '씨앗 중에 씨앗' 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톨은 지상의 모든 식물들의 근본이고 이것은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명체의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층에 위치하는 기본적인 생명체일 것이다. 현대인에게 있어서도 아무리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쌀, 밀, 채소, 과일 없이 건강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톨은 쌀, 밀, 채소, 과일의 가장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톨은 북유럽신화의 토르(Thor) 신과 비슷하게 발음되기도 한다. 토르 신은 애초에 농경의 신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번개와 천둥의 신으로 격상된 경력이 있다. 

  

아기(Ahgi)는 애기, 아가의 뜻인데 더할나위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기는 인간 생명체의 기본, 근본, 시초, 바탕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곳에 소개된 모든 문자의 근본, 저변, 지층은 '생명력'이다. 어떤 특정한 국가, 민족, 종교, 인종, 사상, 이데올로기, 집단, 문화, 지역, 출신, 신분... 등등 그 어떤 굴레에도 얽매이거나 편향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각각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그 나름대로 크고 작게 인간세상에 필요하다. 다만, 그 어떤 것보다 근본적으로 생명력의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지구상에 살았었고, 지금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수많은 생명체들, 나아가 우주 전체의 생명체들이 문자의 주인이고 이들이 유용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즉, 모든 생명체가 곧 주인이다. 극단적으로 멀리 생각하면, 언젠가 호모 사피엔스 현생 인류가 멸종하고 새로운 종이 지구를 지배하더라도 그들조차 이 문자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왜냐하면 생명체가 이들 문자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다른 관점에서 말하면, 이곳의 문자와 더불어 그 속에 담아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찮은 미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온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존엄성'이다. 그 생명력을 인지하고 깨닫고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인간들이 함께 오래도록 살아가는 지구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고자 한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래서 모든 사람이 파리도 죽이지 말고 동식물을 먹지 말자는 뜻은 아니다. 파리도 필요한 만큼 어쩔 수 없이 잡는 것이고, 동물과 식물을 먹는 것도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만큼 섭취하면 그것은 '생명력의 섭리'를 따르는 행위이다. 가시세계에서는 동물과 식물을 잡아먹는 것이지만 미시세계로 따지면 생명력의 에너지를 이동하고 순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유용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제공해준 동식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먼 옛날에 어떤 인디안 부족민들은 버팔로를 잡아먹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버팔로를 흉내내는 춤을 췄는데 그것은 인간들을 위해서 죽은 버팔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일종의 제사이기도 했다. 즉, 모든 인간이 육식을 하지 말자는 뜻은 아니고 육식을 하더라도 그 동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점이 '생명체의 소중함'을 인지하는 것이고 '생명력의 섭리'를 수행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곳에 소개된 문자가 언제 어떻게 쓰여질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지만 혹시라도 부정적인 용도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며 만든 사람으로서 작은 소망은 어떤 특정한 집단(국가, 종교, 인종, 단체...)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존엄성', '생명력의 섭리'의 메시지를 음미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다.

  

  

2013년 12월 24일 김곧글(Kim God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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