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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개인적인 생각] 지난해 세상을 떠난 김기덕 감독 관련해서... 지난해 김기덕 감독이 불운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생활을 놓고 이런 저런 논란이 많지만 이 글은 그것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김기덕 감독의 수많은 작품과 영화라는 매체와 현실에 관해서 짧게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여 볼 뿐이다. 현재는 해외 관객들에게 인기를 끄는 한국 영화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된 현상에는 인터넷과 넷플릭스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해외에서 명감독으로 추켜세워지는 한국 출신 감독은 예나 지금이나 가물에 콩 나듯 흔하지 않은 것은 여전하다. 물론 한두 작품의 단편, 중편, 장편으로 해외 비평가들과 골수 영화팬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는 감독들은 간간히 나오지만, 워낙에 현시대가 흥행이 중요시되는 세상이라 그런지 감독들도 흥행성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만들.. 2021. 1. 2. 12:45
[감상글] 미드나이트 스카이 (The Midnight Sky, 2020) 지구 전역에 부득이한 자연의 섭리든 인간의 만용이 불러일으킨 폐해이든 어떤 이유로 대기가 오염되어 인간이 호흡할 수 없는 행성이 된 가까운 미래에 과학자 오거스틴은 고산지대에 있는 천문대에서 자의적으로 홀로 지낸다. 아직 오염된 대기가 그곳까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매서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호흡하며 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조금 지연되는 것뿐이다. 조만간 닥쳐올 죽음을 기다리며 그가 열중하는 일은 제 2의 지구를 찾아 떠났던 우주선에 연락을 취해서 죽어가는 지구로 귀환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왜 굳이 시한부 목숨을 무릅쓰고 (물론 지표면 아래로 숨는다면 얼마간 살 수는 없지만 지속적이란 보장은 없다) 텅 빈 천문대에 홀로 남아 이런 일을 하는지, 단순히 그가 저명한 천문학자라서는 아니고.. 2021. 1. 2. 09:23
[감상글] 테넷(Tenet, 2020) 촘촘한 그물망 이야기를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굵은 프레임은 이해할 수 있었다. 소재와 세부적인 것이 낯설지만 커다란 외관은 SF장르에서 매우 대중적인 주제의식을 선택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인에게 환경오염 또는 전쟁 등으로 인류가 자멸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남주인공이 악당과 싸워서 아름다운 여인을 구하는 서브 이야기도 있다. 중세기사가 불을 뿜어대는 용과 대적해서 인질로 잡혔던 공주를 구출하는 매우 원초적인 이야기를 넣으므로서 꽈배기처럼 꼬아서 자칫 너무 고상해질 수 있는 시간여행 소재의 이야기를 대중들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듯하다. 더불어 현시대에 어울리게 공주는 아무것도 안하고 마냥 기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능동적으로 용과 싸운다.. 2020. 12. 6. 17:17
[감상글] Queen's Gambit (퀸스 갬빗, 2020) 텍스트 동영상으로 읽기 필자는 서양장기 ‘체스(chess)’에 관해 잘 모른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넘쳐나던 먼 옛날에 여느 아이들처럼 규칙을 익히고 잠깐 둬본 적은 있지만 깊게 빠져들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특별히 체스를 둘 기회가 없었기에 까맣게 잊고 살았다. 이처럼 체스를 잘 모르는 필자조차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몰입해서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그만큼 영화가 잘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총 7편이나 되지만 좀 긴 영화 한 편을 감상한 느낌이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철저하게 여주인공 ‘베스 하몬(안야 테일러 조이(Anya Taylor Joy) 분)’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간다. 그녀가 어떻게 체스왕(여왕이라고 해야 옳지만)이 되었는지 살펴보게 되는.. 2020. 11. 15. 19:01
[감상글]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恋は雨上がりのように, After the Rain, 2018) 몇 달 전에 감상했지만 오늘 끄적여 본다. 미성년자 여고생이 아르바이트 일하는 곳에 관리자인 중년 이혼남을 사랑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이 짧은 문장만으로 보면 무슨 불법 야동의 낚시질 제목 같다. 당연히 상업영화니까 보편적인 예상대로 순수하고 현실적인 사랑으로 잘 표현되었다. 이런 작품은 얼마나 보편적으로 사고하는 관객의 공감을 얻느냐가 관건인데 이미 만화책으로 인정을 받은 상태라 웰 메이드 영상미에 주력했던 것이 이 영화가 돋보이게 된 이유일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감상했던 일본 드라마 장르 영화였다. 그래서 그런지 감상하면서 사소한 일상 장면에서 ‘아! 저건 일본문화적이다.’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일본 영화에 젖어 있지 않다가 오랜만에 보니까 안 보였던 것이 잘 보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2020. 11. 8. 19:12
[감상글] 에밀리 파리에 가다 (Emily in Paris) 방금 시즌1의 10화까지 다 보고 감상글을 적어본다. 화려하거나 짜릿하거나 요란하지는 않게, 어떤 면에선 규모가 좀 있으면서 소박한 스케일의 인물들이 알콩달콩하는 장면들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젊은 미국인 여자가 파리에 가서 주로 패션 업계 마케팅 일을 하면서 겪는 그럴듯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랑 이야기이다. 까놓고 말해서 그렇게 막 빠져들 정도로 몰입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그 이유는 아마도 필자가 미국인 또는 프랑스인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그럭저럭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프랑스인이 자신들과 다른 미국인의 생활문화에 대해서 비꼬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여주인공 완전 현시대 미국인 ‘에밀리 쿠퍼(릴리 콜린스 분)’가 다소 고지식한(최신 유.. 2020. 10. 25. 22:23
[감상글] 레이즈드 바이 울브스(Raised by Wolves (s1, 2020))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성경의 내용이 자주 떠오르곤 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그래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는 지도 모른다. 방금 10화까지 감상하고 글을 끄적여 본다. 확실히 관객의 취향을 많이 타는 작품이다. SF장르지만 짜릿한 액션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기껏해야 시즌 1 전체에 걸쳐 두세 번 정도 근사한 전투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 한 편의 소설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문학작품 운운하는 소설 말이다. 그래도 대중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모성애를 주요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관객층이 넓혀지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상상도 들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은 혹시 지적 외계인이 지구에 떨구고 간 일종의 안드로이드가 아니었을까? 우리 인.. 2020. 10. 2. 19:56
[감상글] 반도 (Peninsula, 2020) 이전 흥행작 ‘부산행’에서는 그다지 보이지 않았지만 그 다음 작품 ‘염력’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 연상호 감독의 영화 취향으로 B급 정서가 있다. 관객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많이 갈리는 B급 정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시대에 따라 여러 예술 분야에서 각광을 받았던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에, 요즘 시대는 B급 정서가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전무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연상호 감독의 이전 히트작 ‘부산행’의 세계관과 이어지는 작품이라 기대감이 들었고, 예고편을 보고 기대감은 더욱 증폭되었었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고 그냥 그럭저럭 볼만 했다. 그 이유를 반추해보니,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B급 정서가 제대로 맛깔나게 녹아있.. 2020. 9. 13. 18:20
[감상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2019)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전체적으로 영화적인 여러 가지 요소들, 영상미, 연출, 연기력, 편집, 특수효과... 수준급의 퀄리티 좋은 한국 액션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한국 액션 느와르 장르에서 불편할 정도로 고약하게 맵고 짜게 자주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을 직접 시각화하지 않고 관객의 상상력에 맞기는 전략은 좋았다. 다만, 너무 유명한 그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한두 개가 아니고 여러 개였다는 것이 아쉬웠다. 물론 이런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단점은 아닐 것이다. 그냥 개인적으로 좀더 신선한 (흥행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관객 취향마다 다르겠지만, 악역이 너무 겉모습부터 하는 행동 일거수일투족이 너무 뻔하게 잔혹한 악당이라.. 2020. 9. 10. 23:42
[감상글] 사냥의 시간 (Time To hunt, 2020) 사냥의 시간 온라인으로 상영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기사를 접하며 나름 호기심이 증폭되었고 또한 제목에서 무슨 이야기인지 대충 짐작되는 액션 장르였기에 허겁지겁 감상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간단한 감상글을 적어본다. 일단, 개인적인 취향에 기인하지만, 국내에서 보기 드문 국내 주거지를 반영한 가까운 미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의 배경이 마음에 들었다. 거대도시에 즐비하게 늘어선 칙칙하고 낡은 회색빛 건물들... 어딘가 분명히 CG를 활용했을 텐데 짧은 시간에 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현실감 있게 잘 만든 점이 좋았다. 시대적 배경이 근미래라지만 감독이 본격적인 SF장르를 노린 것 같지는 않고 다만 파릇파릇한 젊은 주인공들이 최신식 소총을 들고 작당을 하는 현실감 있는 총소리의 액션을 넣어야겠는데, 지금 현시.. 2020. 5. 9. 08:08
[감상글] 부부의 세계 (국내 드라마, jtbc) 부부의 세계 ‘부부의 세계’를 재밌게 감상하고 있는데(현재 6부까지 방영), 아직 종영되지 않은 마당에 이야기와 작품성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 간단한 감상평과 관련 이야기를 적어 본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방송 드라마의 시청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소위 막장 장르(아마도 힘겹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30~50대 주부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요긴한 공짜 이야기 영상물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지 않을까?)에 현시대에 적합한 세련미를 가미한 절정의 막장이라 평가할 만하다. 기존의 대가족과 온갖 친인척이 활약하는 막장과 차별되게 중년 핵가족과 같은 동네에 사는 지인들과 불륜녀와 직장 동료가 활약한다. 여기서 세련미라는 것이 로또복권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고 원작(Doctor.. 2020. 4. 12. 14:17
[감상글] 지옥화(The Flower In Hell, 1958) 원래 사진 (Original Raw Photo) : '지옥화(1958)' 영화 ‘지옥화(1958)’ 감상글 195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이 국내영화는 얼핏 보면 1980년대 흥행했던 국내영화 스타일과 매우 닮았다. 여주인공이 미군부대 주변 기지촌에서 매춘을 업으로 하는 육감적인 젊은 창녀이고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한 순수한 젊은 남주인공과 육체적인 사랑을 하는 내용이 큰 줄기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당시 한국사회체제가 타락시킨 여인(술집 여자, 창녀, 사기꾼, 도둑, 다방 레지...), 그리고 평범한 남자와 달리 그런 그녀라도 속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순수한(순진한, 순박한) 남자, 이들 두 남녀가 각양각색의 사랑을 엮어가는 줄거리는 80년대 한국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소재였다. 게다가 시대적인 불.. 2020. 3. 29.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