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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351

[감상글] 조커(Joker, 2019) 텍스트 동영상으로 읽기 산뜻하고 깔끔하고 차분하고 젠틀한 기류가 요즘 시대에 주류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수많은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들이 얼마나 이런 분위기를 따르고 있는지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흔한 홈쇼핑 프로의 화사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닮았다고 볼 수도 있다. 아마도 이 영화 ‘조커(Joker)’가 엄청난 흥행을 하게 된 이유는 영화가 잘 만들어진 것 이외에 앞에서 말한 기류와 정반대되는 것을 진하게 우려낸 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즉, 칙칙하고 침울하고 우울하고 내면을 쥐어짜고 들끓게 하는 기류를 말한다. 다소 복고적인 이런 분위기(80~90년대 언더그라운드, 마이너 분위기)의 영화나 TV드라마나 예술작품이 희소해진 현시대인 점도 흥행에 .. 2019. 11. 10. 19:26
[감상글] 안나(Anna, 2018) '뤽 베송(Luc Besson)' 감독의 최근 이전 작품으로 인해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안나(Anna, 2018)’ 작품은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감상했다. 역시 그 옛날 ‘레옹’의 뤽 베송 감독의 재능과 감각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최근에, 뤽 베송 감독의 ‘레옹’ 이전 작품 ‘니키타’를 다시 감상했는데, 영화 ‘안나’는 ‘니키타’의 현시대 개정판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 작품 모두 평범한 한 사람의 인격으로서의 여자를 어마무시한 킬러로 개조해서 국가 비밀조직을 위해 극한으로 이용(희생)해 먹는 시스템에서 스스로의 자각과 능력으로 빠져나가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니키타’는 80, 90년대에 풍미했던 서정적인.. 2019. 10. 5. 10:03
[감상글] 기생충(Parasite, 2019) 관객의 사전 지식이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에 상징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은 잘 보였고 연결되었지만, 어떤 것들은 그렇지 않았다. 한 번 감상했을 때 얼추 70% 정도 상징하는 것들을 감지한 것 같다. 그러나 필자가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좋았던 것은 순간 순간 신선하고 감칠맛나고 재밌었다는 점이다. 내용이라는 관점에서 꼭 집어내라면, 보통 기택(송강호 분) 가족들의 처지라면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가 아니라면) 우울하고 칙칙하고 신경질적이거나 또는 현실비관형일텐데, 이 영화에서 이들은 충분히 차분하고, 사리분별력도 빛나고, 진취적이고, 열정적이고, 낙천적이고, 정신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점이 신선한 인물로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매혹을 자아냈다. 기택 가족의 행적에 어느 순간.. 2019. 8. 8. 21:47
[감상글] 나의 작은 시인에게 (The Kindergarten Teacher, 2018) 한국 제목 '나의 작은 시인에게'에서 한국의 평범한 관객이 얼핏 연상할 수 있는 이야기와는 많이 차이가 있다. 요즘은 실제 세상의 사건 사고들이 너무나 흉흉한 경우가 많아서 이런 제목에서 예상되는 영화에서는 보통 온화한 감성을 기대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범죄물, 탐정물, 수사물 같은 미드 부류를 좋아하는 취향의 관객이 감상하면 '이런 캐릭터도 있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재밌어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형식이 예술영화의 드라마풍이기 때문에 그렇게 몰입하지는 못할 것 같다. 한편, 요즘 시대 한국에서는 '시(poem)'라고 하면, 비록 많은 사람이 관심 없고 극히 일부만 관심 있지만, 순수하고 순박한 정서를 기대하는 경향이 매우 짙어 보인다. 이 영화는 한국 관객이 쉽게 기대하는 그런 순수한.. 2019. 7. 30. 22:12
[감상글] Extremely Wicked, Shockingly Evil and Vile (2019) 연쇄살인마는 흥행성을 창출하려는 영화, 소설, 애니, 만화, 게임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이다. 직간접적으로 연쇄살인마를 다룬 국내, 국외 영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중에 흥행한 작품도 어렵지 않게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새삼스럽게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영화는 미국에 실재했던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를 다룬 영화인데, 이야기를 풀어내서 표현한 방식이 기존과는 차별화되었다. 그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 이 영화의 독창적 매력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 – 관객은 주인공 ‘테드(잭 에프론, Zac Efron 분)’와 그의 약혼녀 ‘리즈(릴리 콜린스, Lily Collins 분)’의 관점으로 표현된 이야기에 밀착해서 감상하게 되면서 ‘강력하게 결백을 일관되게 주장.. 2019. 5. 4. 22:14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THE FAVOURITE, 2018) 감상글 앤 여왕의 최일선 총애자리를 놓고 두 시녀가 치열한 암투를 벌인다. 겉모습은 그렇지만 ‘요르고스 란티모스(Giorgos Lanthimos)’ 감독이 만든 영화들의 매우 두드러진 특징인 보편적인 인간의 사회성을 껄끄러운 영상으로 은유해서 감상시켜준다. ‘앤 여왕(올리비아 콜맨 (Olivia Colman) 분)’은 사장 또는 팀장이고 ‘아비가일(엠마 스톤 (Emma Stone) 분)’과 ‘사라 여사(레이첼 와이즈 (Rachel Weisz) 분)’은 폭주 승진을 열망하는 사원이라고 생각하면 매우 판박이로 대응된다. 물론, 대부분의 사원들이 그녀들처럼 노골적으로 생사를 걸고 직장생활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무의식중에 짧거나 혹은 긴 기간 동안 두 시녀와 유사한 사회성 게임을 했었다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다가 ‘.. 2019. 3. 5. 00:47
[TV 시리즈] 휴먼스 (Humans, 2015-2018) 감상글 몇 주 전에 ‘필립 K. 딕의 일렉트릭 드림스’를 감상한 후에 다른 SF 장르 TV 시리즈를 찾아보다가 ‘휴먼스(Humans, Season 01-03, 2015-2018)’ 보게 되었다. 한두 편 보다가 말겠거니 했는데, 며칠에 걸쳐 최근까지 나온 시즌 3까지 모두 감상하게 되었다. 인간형 로봇(여기서는 간단히 ‘신스(synth)’라고 부름)가 마치 고급 전자제품처럼 판매되어 인간을 다양한 분야에서 조력하는 세상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의 행동이 발단이 되어 수많은 신스들이 그저 움직이는 고성능 기계일 뿐이었던 처지에서 자아를 인식하는 의식을 갖게 된다. 즉, 인간처럼 사고하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간 종족과 신스 종족 간의 공존을 놓고 현실적이고 사회적이고 역사적이고 .. 2019. 2. 21. 00:32
벨벳 버즈소 (Velvet Buzzsaw, 2019) 감상글 불행한 인생사를 살다가 죽은 어느 무명 화가의 그림들을 우연히 습득한 평범한 미술관 큐레이터가 그 화가의 유서대로 불태워 처분하지 않고 사적인 탐욕으로 큰 수익을 창출한다. 그녀는 아트 비즈니스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지인들과 함께 그림에 대한 평가를 부풀려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데 성공하지만, 이 영화는 약간 코믹이 들어간 공포영화 장르이기 때문에 당연히 죽은 화가의 그림에서는 남다른 고난의 인생사에 어울리는 주술적인 저주가 비현실적으로 활약한다. 이야기만으로 따지면 언젠가 비슷한 이야기를 봤음직하지만 이 영화만의 특징과 차별되는 요소는 두드러져서 몰입해서 감상하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다. 대단한 암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밀조밀하게 얽히고설키는 여러 인물들의 관계가 흥미롭고 재밌다. 영화의 분위기는 요즘.. 2019. 2. 11. 00:51
필립 K 딕의 일렉트릭 드림 (Philip K. Dick's Electric Dreams, 2017) 감상글 SF작가 ‘필립 K. 딕(Philip K. Dick)’의 단편소설들을 여러 감독들이 만들었다. 시즌 1에서는 총 10편이 만들어졌다. 시즌 2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희망적이지 않다. 그렇게 흥행한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필립 K. 딕의 소설들은 명성과는 별개로 대중적이지 않은 편이어서 관객의 취향을 많이 타는 편이다. 이번에 발표된 10개의 작품들도 한두 개를 제외하고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나 속도감 있는 영화 또는 인기 있는 ‘미드’에 익숙한 관객에게조차 몰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매우 흥미진진하게 감상했다. (제목 앞에 숫자는 공개된 순서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 1. The Hood Maker (두건 제작자) 작가의 여러 작품들 중에 염력 또는 텔레파시를 사용하는 초능.. 2019. 2. 3. 01:03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감상글 Queen Live Aid Full Video 국내에서는 실재했던 음악인을 다룬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 영화를 통틀어 가장 흥행한 작품일 것이다. 록음악의 불모지로 통용되는 한국에서 불멸의 클래식 음악가나 빌보드 차드 상위권에 단골로 오르는 대중적인 팝스타가 아닌, 다소 취향을 타는 록스타를 다룬 영화가 대박을 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론, 그룹 ‘퀸(Queen)’이 한국에서도 많이 사랑받던 때는 1980년대이고 그 당시는 한국에서 팝송이 국내가요를 6대 4 비율로 앞지르며 사랑받고 있던 시대였다.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그때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영국의 팝송이 음반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그룹 퀸이 순수하고 골수적.. 2019. 2. 2. 00:57
블랙팬서 (Black Panther, 2018) 감상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몰입감은 넉넉히 깔아놓았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의 액션 장면은 비록 어눌한 한국어 대사가 삑사리 소음을 내기는 했지만 약방의 감초 같은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했다. 백인 일색의 슈퍼히어로 영화 세상에 흑인 아이들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은 심금을 울리는 슈퍼히어로 영화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전달하는 메시지도 급진적이거나 혁명적이지 않고, 건설적이고 포용적 세계관이다. 어떻게 보면 동양적이다. 한국 사람에게는 옛날 문학작품에서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정서일 것이다. 막말로, ‘홍길동전’을 현시대적으로 잘 개작하면 유사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가 미국의 어떤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하고 관심을 갖고 엊그제 감상했다. 국내에서도 꽤 흥행한 것.. 2019. 2. 1. 00:52
At Eternity's Gate 감상글 어쩌면 빈센트 반 고호(Vincent Van Gogh)는 수많은 화가들 중에서 주인공으로 가장 많이 영화화된 화가가 아닐까 추측된다. 화가를 잠깐 인용한 거라든가 그의 작품이 영화에 잠깐 보여진 것으로 따진다면 분명히 다른 유명한 또는 불멸의 화가가 있을 것이다. 피카소, 세잔, 뭉크, 앤디 워홀, 칸딘스키,... 최근에도 어김없이 빈센트 반 고호 영화가 제작되었다. 영화의 제목은 ‘At Eternity’s Gate (2018)’이다. 고호를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는 수십 년 전부터 만들어졌는데, 영화 ‘스파르타커스(Spartacus, 1960)‘로 유명한 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고호를 연기한 작품도 나름 괜찮았다. 그 외에 여러 편이 만들어졌는데 각각의 작품마다 고유의 특징들이 있고 매력이 있다. 그것.. 2019. 1. 31.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