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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글(Movie)

[감상글] 페리페럴 (The Peripheral season 1, 2022)

by 김곧글 Kim Godgul 2022. 12. 15. 19:48

 




사이버펑크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필독서로 추앙받는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 1984)’의 작가 ‘윌리엄 깁슨’의 최신 작품을 기반으로 제작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물론, 한국에도 방문한 적이 있고 국내팬도 많은 헐리우드 스타 ‘클로이 모레츠(Chloë Grace Moretz)’ 배우가 주인공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현재 시즌1의 8화까지 나왔다. 관객의 반응이 좋은 편인 것 같은데 시즌2도 나올 것 같다.


이 작품이 한국의 일반적인 관객에게는 그렇게 막 임팩트 있게 인기를 끌 수 있는 특징을 갖춘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평소 SF 장르를 좋아하는, 한국에서는 특이한 취향이라면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작품을 감상하는 반가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상적으로 세련된 인트로와 달리, 자극적인 시술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초반 에피소드에서는 다소 엉성해보이는 측면(특히 Head Gear)도 있었다. 비록 미래의 영국 런던이 그럭저럭 괜찮게 표현되었지만 말이다. 문제는 현시대의 주인공 가족이 살고 있는 동네가 한국으로 치면 거의 산골짜기 소도시라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사이버펑크 장르에서 근미래 암울하지만 이색적인 미래 대도시의 만화경을 감상하는 맛이 거세당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이야기에서 미래 도시 영국 런던의 모습은 나름 세련되고 이색적이고 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면에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의 비주얼의 느낌을 많이 참고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반에 다소 밋밋하다는 느낌이 맴돌았던 이 작품을 계속 감상하게 만들었던 추진력은 매우 신선한 SF적인 설정의 매력 때문이었다. SF 장르에서는 이런 설정의 비중이 일반 소설에 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받아들여지는 편이다. 인물들이 일종의 현실세계와 똑같은 가상세계로 로그인하는 SF적인 설정은 이미 널리 익숙한데, 그 가상세계라는 것이 사실은 가까운 미래세계라는 점이 기존과 차별되는 점이었다.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해서 계속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다지 많지도 않지만 스케일도 작은 편인 액션 장면들이 현시대 관객의 입장에선 (특히 한국 관객 입장에선) 인상적이지 않은 것을 너그럽게 봐주고 넘어간다면 어떤 면에서 고상한 SF 장르 소설책을 읽는 느낌으로 감상한다면 나름 인물들과 배경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있기도 해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초반에는 그냥 배경 인물인 줄 알았던 인물들이 점점 입체적인 특징을 들어내며 재미를 증폭시켰다. 일반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큼 폭이 넓지는 않지만 평소 이쪽 장르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오랜만에 성장통을 겪은 후의 클로이 모레츠가 인상적인 작품의 주연으로 출연해서 관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여담이지만, 가끔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 닮은꼴이 눈에 띄는데, ‘클로이 모레츠’는 ‘플로렌스 퓨(Florence Pugh)’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연히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클로이 모레츠’를 훨씬 먼저 알았으니까, 몇 년 전 ‘플로렌스 퓨’ 배우를 처음 봤을 때 ‘우와! ‘클로이 모레츠’가 벌써 저렇게 성장했나? 연기 잘 하는데.’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두 배우에게 좀더 익숙해진 현재는 둘의 차이점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최근에 ‘돈 워리 달링(Don’t Worry Darling, 2022)’을 감상했는데 확실히 플로렌스 퓨의 연기력이 몰입을 이끌었다. 아무튼 두 여배우가 각자 나름대로의 매력과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충분히 어필하고 있으므로 좋은 작품들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상상이 들면서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2년 12월 15일 김곧글(Kim Godgul)